[하트하트재단과 함께 하는 장애인식 개선 캠페인 ‘해피스쿨’] ② 장애인이 불쌍하다고요? 알고 보면 이렇게 즐거운 친구랍니다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하는 장애인식 개선 캠페인 ‘해피스쿨'(2) 교육 방법부터 바꿨더니 ‘장애인도 할 수 있다’메시지 담아 제작한 애니메이션 상영하고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교실마다 찾아가서 연주 장애인식 이렇게 바뀌어 지난해 설문조사 해보니 부정적인 대답 줄고 ‘씩씩하다’ 등 긍정 늘어 “오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발달장애 아동 친구의 이름은 수아예요.” “어, 우리 반에도 수아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있어요~!” “와, 수아래 수아. 히히히.” 몇몇 아이들이 김현정(39) 해피스쿨 전문강사의 말에 웃음을 터뜨린다. 애니메이션이 재생되자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던 신우초등학교(서울 관악구) 5학년 3반 아이들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 수아의 행동이 느리다며 “빠져”라고 말하며 구박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교실 한쪽에서는 누군가가 친구의 대사를 따라 했다. “빠져”. “빠져”. 영상의 마지막.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맡은 수아가 연주를 시작했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연주를 보러 온 친구들은 수아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이제야 교실 아이들의 표정에 웃음이 돌아왔다. ◇발달장애 애니메이션 직접 제작해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이 지난해부터 실시해온 ‘해피스쿨(Happy School)’은 찾아가는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캠페인이다. 해피스쿨을 위해 하트하트재단은 제작기간 3개월을 들여 발달장애 인식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직접 만들었다. 손은경 나눔홍보부 팀장은 “‘오세암’, ‘우리사이 짱이야’ 등의 장애 인식 개선 애니메이션이 제작된 지 10년이 넘어서 영상의 내용이 오늘날의 사회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발달장애 아동이 가진 뛰어난 재능을 표현해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에는 발달장애를 ‘천천히 자라는 생각주머니’로 표현하고, 발달장애 아동에게 무심코 저지를 수 있는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⑤ 아동노동착취반대 서명운동

망치 든 비샬의 여린 두 손에 책을 쥐어주세요 네팔의 산골 소년 비샬(10)은 매일 이른 새벽, 집에서 2㎞ 떨어진 공사장에서 ‘돌 깨는 일’을 시작한다. 아픈 엄마와 두 동생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6시에 시작한 일은 저녁 6시가 되어서야 끝이 난다. 비샬은 책을 들고 학교에 가고 싶지만, 그의 손에 든 것은 망치일 뿐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4배가 되는 2억1500만명의 아이가 아직도 아동 노동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먼지·화염이 발생하는 일, 고층 빌딩에서의 일,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일 등 ‘위험한 일(hazardous work)’에 종사하는 아이는 1억1500만명에 이른다(2010년 국제노동기구 보고서 기준). 비샬은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에서 전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제5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의 주인공이다. 이 대회는 국내 학생들이 지구촌 빈곤 아동에게 희망을 담은 편지를 써서 보내는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30일, 비샬과 같은 아동 노동 착취 현장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희망모금 캠페인이 포털사이트 다음 희망해(http://hope.agora.media.daum.net)에서 시작되었다. 모금 사이트를 오픈한 지 이틀 만에 네티즌 600명의 서명을 받아, 심사를 거쳐 모금이 진행되었다. 지난 3일부터 시작한 모금의 참여자 수는 1850여명(5월 9일 기준). 해외 취약계층아동 50명을 지원하는 희망 모금액도 6일 만에 238만원이 모였다. 목표 모금액인 500만원의 47%가 모인 것이다. 다음 아이디 ‘beckie’씨는 “작은 시작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후원하겠다”며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망치 대신 책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댓글을 달았다. 아동 노동 착취에 반대하는 서명 캠페인은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 ④ 나눔 실천하는 교장 좌담회

빈곤국 친구 위한 나눔, 배려심과 인성교육도 절로 류제천… 교장 비샬 동영상 본 아이들 …용돈 모아 저금통 채워 민경숙… 교장 거친 행동하던 아이들…미술 치료로 긍정적 변화 이명숙… 교장 감사편지로 행복 느끼며 받은 만큼 은혜 베풀어 박상길… 교장 교실에서 직접 수업하며 해외봉사 경험담 전해 서석영… 교장 젊은 교사들 대상으로 나눔에 대한 교직관 넓혀 지난 16일, 서울 청파동의 한 커피숍에 ‘나눔교육’ 전도사 5명이 모였다. 다름 아닌 국제구호개발NGO 굿네이버스의 교육위원으로 활동 중인 현직 교장 선생님들이다. 직접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 자원봉사까지 다녀온 이들은 ‘나눔교육’ 경험담을 생생하게 털어 놓았다. 좌담회에는 부천상동초 박상길(57) 교장, 서울금화초 서석영(53) 교장, 서울백석초 이명숙(62) 교장, 서울서이초 민경숙(61) 교장, 서울신상계초 류제천(59) 교장 선생님이 참석했다. 사회= 올해 5회째인 굿네이버스의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는 아이들에게 나눔교육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가. 류제천 교장(이하 류제천)=우리 학교는 복지지원대상 아이가 전체의 3분의 1이나 된다. 처음 이곳에 부임했을 때 희망편지쓰기대회에 동참하지 않고 있었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서’가 그 이유였다. 선생님들과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나눔은 습관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얼마 전 한 아이한테 ‘편지 잘 썼느냐’고 물었다. 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어머니는 집을 나간 상태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였다. 동영상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네팔에서 돌을 깨는 비샬을 보고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 너도 참 어려운가 보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도 울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겠다’고 썼다고

[Cover Story]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하는 장애인식 개선 캠페인 ‘해피스쿨’] ① 발달장애 오빠 연주 듣고 나니 장애인 친구가 좋아졌어요

[Cover Story]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하는 장애인식 개선 캠페인 ‘해피스쿨’ 발달 장애인 차별 경험, 지체장애인보다 많아… 따돌림 등 학교폭력 우려 발달 장애 가졌지만 오케스트라 단원 거쳐 音大 졸업한 청년들 초등학교서 연주했더니 아이들 장애 인식 바뀌고 스스로 자존감도 높아져 왕따와 학교 폭력. 유형만 다를 뿐 본질은 똑같습니다. 또래 사회에서 약한 아이를 괴롭힌다는 점입니다. 해결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본질은 하나입니다. ‘약한 아이를 배려하는 것’입니다. 그 아이는 왜 다른지 이해하고, 세상에는 나보다 약한 아이가 많으며, 약한 아이를 도와줘야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다는 것. ‘더나은미래’는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올 한 해 장애인식개선 캠페인 ‘해피스쿨(Happy School)’을 시작합니다. 발달 장애를 지녔지만 오케스트라 단원을 거쳐 음악대학까지 졸업한 청년들이 직접 초등학교를 찾아갑니다. 이들이 불러올 마법같은 변화를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홍정한입니다. 24살입니다. 최선을 다합니다. ‘왕벌의 비행’ 좋습니다. 훌륭한 플루트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어눌한 말투의 홍씨는 2급 자폐성 장애인이다. 방금 전 봤던 ‘장애 인식 개선 애니메이션’의 주인공과 똑같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때처럼 키득거리지 않았다. “쟤, 왜 저래?”라던 소곤거림도 사라졌다. ‘꼴깍’ 침을 삼키며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플루트를 입에 댄 홍씨는 ‘왕벌의 비행'(림스키 코르사코프 작)을 연주했다. 빠르고 현란한 선율이 교실을 감쌌다. 플루트 소리가 멈추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을숙 강사는 “지금까지 보고 들은 것으로 퀴즈를 낼게요”라며 “‘장애인도 ○○할 수 있다’ 안에 빈칸을 채워보자”고 했다. ‘수영’, ‘노래’, ‘공부’ 등 갖가지 대답이 쏟아졌다. 한 아이가

책 쌓일수록 꿈도 쌓인다… 300번째 도서관 문 열다

신한카드 ‘아름인 도서관’ 캠페인 “책이 막 눕혀져 있었고요. 부러진 컴퓨터 책상도 옆에 있고…. 지금은 완전 깨끗해졌어요. 책도 더 많이 읽을 거예요.” 윤지(가명·10)양이 발그레한 볼을 씰룩거리며 말했다. 신난 표정이었다. 지난 2일,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지구촌 지역아동센터에서 300번째 ‘아름인(人) 도서관’ 개관식 행사가 열렸다. 커튼을 열자, 아이 8명이 도서관으로 조르르 뛰어들어갔다. “우와~.” 벽을 둘러싼 하얀 책장을 보며 아이들 눈이 반짝였다. 일주일 전만 해도 책장은 무너져 있고, 곰팡이만 잔뜩 있었던 5평 남짓한 도서실이었다. 아이들은 책을 한 권씩 들고 중간에 놓인 테이블로 옹기종기 모였다. ‘아름인 도서관’ 프로젝트는 신한카드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가 지역아동센터의 열악한 도서환경과 학습공간을 개선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0년 12월, 서울시 관악구의 참좋은지역아동센터를 시작으로 지난 2011년까지 전국 16개 시도 지역아동센터 231곳에 ‘아름인 도서관’을 만들었다. 지난해엔 강화도 월곶, 경남 남해군 등 도서산간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60여개 지역아동센터에 ‘아름인 도서관’을 마련했다. 센터 한 곳당 보급하는 책은 어린이·청소년 권장도서 1000여권 정도다. 300번째 개관의 주인공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해 최초로 만들어진 지구촌 지역아동센터. 이날 행사에는 신한카드 이재우 대표이사, 아이들과미래 송자 이사장이 참석했다. 이재우 대표이사는 “책이 한 권, 한 권 다 다른데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도 배우고 꿈을 키워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손하영 지구촌 지역아동센터장은 “아이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기대감에 잠을 못 이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서관만 지원하는 게 아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체계적으로 도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③ 돌 깨는 비샬, ‘희망 편지’로 가난을 깨주세요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3>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5번째 희망편지 동연군… 네팔에서 비샬 만난다면 연고랑 반창고 주고 싶어 학생회장 민지양… 청소·동생 돌보고 용돈, 제가 번 돈으로 기부해요 할머니도 동참, 이솔양… 비샬과 우린 이웃사촌 늘 베풀며 살아야죠 “만약 네팔에 가서 ‘비샬’을 만난다면 연고나 반창고를 주고 싶어요.” 동연(12·신용산초 6)군이 머리를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입을 열었다. “난 의사놀이 장난감을 가져갈래요.” 동연군의 동생인 민서(9·신용산초 3)양이 손을 번쩍 들며 말하자, 거실에서 웃음이 터졌다. 지난 3일 저녁 기자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가정을 방문했다. 동연군의 가족이 굿네이버스 ‘제5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에 참여하는 현장을 보기 위해서였다. 학교에서 나눠준 CD를 넣자 올해의 주인공 비샬(10)의 사연이 나왔다. 네팔의 산골 소년 비샬은 3년 전 아버지를 잃으면서 아픈 엄마와 두 동생을 대신해 매일 12시간씩 공사장에서 ‘돌깨는 일’을 하는 소년이다. 굳은살이 깊게 박인 비샬의 손이 클로즈업되자 동연군이 “하아” 소리를 냈다. 비샬이 돌을 깰 때마다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들렸다. “700원?” 비샬이 하루종일 일해 버는 돈이 700원이란 말에 민서가 놀라며 엄마를 쳐다봤다. “민서야, 700원으로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질문에 “좋아하는 과자 한 개도 살 수 없다”며 시무룩해졌다. 동연군은 제1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부터 참여했다. 영상 중간에 지난 대회 주인공들의 얼굴이 나오자 “아,락스미다… 자말!” 이라며 이름을 기억해냈다. 희망편지를 계기로 동연군의 가족은 2011년부터 4명이 각각 한 명씩 해외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지구촌 친구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민서가 신이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② 소년은 오늘도 돌깨러 갑니다

[더나은 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2) 해외 아동 노동 실태 방글라데시 7~14세 中… 학교 못간 아이 36.9% 돌 깨기·생선 손질 등 대부분 성인 수준 노동 가난이 해결되지 않으면 교육·노동도 개선 어려워 매일 이른 새벽, 네팔 산골 소년 비샬(10)은 집에서 2㎞ 떨어진 공사장으로 향한다. 망치를 쥔 오른손엔 굳은살이 깊게 박이고, 벽돌을 잡은 왼손은 지문이 흐릿해졌다. 아침 6시에 시작한 비샬의 ‘돌깨는 일’은 저녁 6시가 되어서야 끝이 난다. 돌을 깰 때마다 나오는 먼지로 얼굴은 뒤덮이고, 파편이 눈에 들어갈 때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렇게 일해 버는 돈은 고작 700원. 쌀과 소금을 조금 사고 나면, 나머지 돈으로는 빚을 갚아야 한다. 12시간의 고된 노동 후에는 집으로 돌아와 식사 준비를 돕는다. 비샬은 3년 전 아버지를 잃으면서 아픈 엄마와 두 동생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친구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비샬은 공사장에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비샬은 굿네이버스 제5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의 주인공이다. 비샬이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은 배고픈 점심도, 피곤한 새벽도 아니다. ‘흰 교복을 입은 친구들이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는 아침’이다.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요. 제가 열심히 돌을 깨고 돈을 벌면 언젠가는 학교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돌 깨는 소년의 꿈은 아픈 사람을 고치는 의사가 되는 것. 비샬은 아직도 학교에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전 세계 아동 15명 중 1명, 위험에 노출 전 세계

[Cover Story]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① “날 때린 가족, 원망도 했지만… 세상의 응원에 힘을 냈어요”

[캠페인|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1) 학대의 상처 벗고 웃음 되찾은 나현양 이모의 욕설·폭행에 가출… ‘나 같은 건 죽어야지…’ 문제아로 방황했던 아이 전문상담원 도움으로 정서·진로 치료 받고 미술 치료하던 교수가 재능 발견해 적극 지원 아티스트 컨설턴트 목표… 하루 20시간 그림 그려 예고 진학하고 미대 준비 이모와도 만나서 화해 아동 학대로 한 아이가 죽으면, 선진국에선 사회 전체가 들썩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아동복지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부모에게 맞아 아이가 숨져도, 사건은 금방 잊힙니다.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은 더합니다. 배고파서, 아파서,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전쟁이 나서…. 각종 이유로 아이들은 다치고 죽습니다. 아동 문제에 대한 인식, 그것은 문맹국과 비문맹국을 가르는 잣대입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보호받지 못하는 국내외 아이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지구촌 아이들의 행복을 지켜줄 방법을 찾아볼 것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달, 전라도의 한 그룹홈에서 만난 김나현(가명·17)양은 큼지막한 빨간색 가방을 메고 있었다. “미술 학원에 가는 길”이라고 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그림을 그린단다. 이날도 나현양은 하얀 캔버스 앞에 앉았다. 팔레트에서 초록색 물감을 찾아 슥슥 붓을 움직였다. 이파리가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배추가 완성됐다. 나현양은 지난해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미술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실기 점수는 항상 상위권이다. 나현양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문제아’였다. “그땐 정말 세상이 미웠어요. 제 자신을 망가뜨리고 싶었어요. 날 버리고, 때리고, 욕했던 가족들에게 복수하고 싶었어요.” 나현양은

[날아라 희망아] 출생신고 안 된 줄피아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아픈 사람 돕고 싶어요

출생 신고 하려면 거주 등록 필요하지만 가난으로 집 못 구해 가축 창고에서 생활… 학교도 못보내 한숨만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에서 한 시간 떨어진 샤이낙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황량한 거리 위로 싸늘한 모래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회색 담벼락을 지날 무렵, 어디선가 후다닥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온몸에 흙먼지를 가득 묻힌 여덟 살 줄피아이양이었습니다.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한겨울 날씨, 줄피아이는 하얀색 반팔 티셔츠만 걸치고 있었습니다. 줄피아이가 가진 유일한 옷입니다. “춥지 않으냐”고 묻자, 아이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수줍은 미소를 보입니다. 줄피아이는 2년 전, 샤이낙 마을로 이사 왔습니다. 예전 마을에서 몇 달치 방세를 내지 못해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당시 식용유 공장에서 일하던 줄피아이의 아빠는 한 달 월급으로 6만원을 벌었습니다. 네 식구가 하루 두 끼로 버텼지만, 매달 방세 4만원을 내는 건 무리였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적장애를 가진 줄피아이의 아빠가 공장에서 해고를 당했습니다. 네 식구는 머물 곳 없이 몇 달 동안 일거리를 찾아 헤맸습니다. 다행히 이들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지인의 소개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샤이낙 마을의 한 목장에서 소를 80마리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줄피아이의 아빠는 목장을 청소하고, 엄마는 소젖을 짭니다. 그렇게 매달 10만원을 받습니다. 엄마 자밀라씨는 두 아이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합니다. 옷 한 벌, 신발 한 켤레 사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특히 벌써 2년째 학교에 못 가고 있는 줄피아이에게 더 미안하다고 합니다. 줄피아이는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출생신고를 하려면 거주 등록을 해야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⑦·<끝> 타지키스탄]암흑 속 마을… 소수력 발전소로 빛 되찾아

정부 차별받은 카마로프 전기 공급 하루 2시간 뿐 발전소 공사비 지원에 주민들 직접 건설 나서 한 달 25㎾ 전기 생산 바구니 제작 교육으로 여성들도 자립 나서고 감자·꿀·과일 재배 등 지속적 수익 창출 기대 “주민들은 어둠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병찬 굿네이버스 타지키스탄 지부장이 카마로프 계곡에 세워진 회색 건물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고장 난 채 방치된 수력발전소들이 눈에 들어왔다. 1991년 시작된 타지키스탄의 내전이 6년 동안 계속되면서, 발전소들은 작동을 멈췄다. 그러나 정부는 발전소를 수리하거나, 전력을 생산할 비용을 지원하지 않았다. 카마로프 마을이 내전 당시 반군이 주둔하던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에 공급되는 전기량은 하루 2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로부터 철저히 소외된 채 차별을 받아온 카마로프 마을. 이들에게 겨울은 가장 잔인한 계절이다. ◇어둠 속에서 빛을 되찾은 주민들 “도심에 나갔다가 마을로 돌아올 때면, 무덤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암흑이 돼버린 우리 마을엔 빛이 필요했습니다.” 카마로프 지역 면장인 라지마프(남·45)씨는 3년 전을 떠올렸다. 마을에 전기를 공급할 방법을 궁리하던 때였다. 그는 마을 어귀에서 한국인을 만났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산속으로 들어온 이병찬 지부장이었다. 타지키스탄은 전 세계에서 여덟째로 수자원을 많이 보유한 나라다. 연간 3000억㎾ 전력 생산이 가능하지만, 현재 활용하는 전력량은 전체 수자원의 5%에 불과하다. 개발 비용과 전문 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한 환경이다. 게다가 카마로프 마을은 타지키스탄 내에서도 수자원이 가장 풍부한 곳. 이병찬 지부장은 2011년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소를 설계하고, 공사에 필요한 예산 3000만원을

[날아라 희망아] 가난한 소년 알하지… 공부가 하고 싶어 매일 학교 앞을 서성입니다

아픈 외할머니 도우며 학업의 꿈 키우는 아이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NGO 직원 되고 싶어” 알하지(9)군이 흙먼지가 뒤덮인 가방을 열어 보입니다. 젓가락 길이의 나뭇가지가 한가득입니다. “숫자 공부를 하기 위해 직접 자른 것”이라고 합니다. 조그만 공책도 한 권 들어 있습니다. “글씨연습을 했다”는 페이지에는 알파벳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알하지는 이 흙투성이 가방을 항상 메고 다닙니다. 마을에 있는 움막 학교에서 공부하지만 매일 갈 수는 없습니다. 정식 등록을 하려면 1만2000세파(약 2만4000원)를 내야 하는데, 아직 500세파밖에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방을 메고 마을을 서성이다가 가끔 움막이 한가할 때 들어가 앉습니다. 알하지의 등에서 가방이 떠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알하지는 아빠와 함께 차드 북쪽의 ‘니제르(Nizer)’ 국경지역에서 지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빠는 돈을 벌기 위해 엄마랑 떨어져 살았는데, 6남매 중 셋째인 알하지만 데리고 갔습니다. 2년 전 갑작스러운 폐병으로 아빠가 죽자, 알하지는 엄마에게 돌아와야 했습니다. 차드 은자메나시 왈리아 지역에서 농사일을 하던 엄마는 아이를 다시 알리가르가 지역에 사는 외할머니께로 보냈습니다. “키울 여력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외할머니 마리암(60)씨의 사정도 녹록지는 않습니다. 집 근처 밭에서 피망, 토마토, 양상추 등을 재배하며, 한 달에 1만세파(약 2만원) 정도를 벌었던 마리암씨는 최근 농사일에서 아예 손을 뗐습니다. 가슴 통증과 다리 저림이 심해 거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2주 동안 수입도 뚝 끊겼습니다. 마리암씨가 힘겹게 손을 들어 집 앞 텃밭을 가리켰습니다. 풀이 아무렇게나 쓰러지고, 땅은 메말라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잘 돌봐야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⑥] 아프리카 차드 희망학교 지원 사업

척박한 땅에 심은 교육의 씨앗… 지역경제 꽃피웠다 교육 무시했던 주민들 인식 개선·계몽으로 배움의 중요성 깨달아 “간호사·화가 되고 싶다” 꿈없던 아이들 목표 생겨 학교에 사람 모이자 마을 활기 되찾고 지역경제도 살아나 “열두 살 때까지 학교 구경도 못했어요. 학교 때문에 이사 가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어요. 밥 짓고, 빨래하고, 물 길어오고…. 하루를 그냥 흘려보냈어요.” 3년 전까지 “꿈을 가져본 적 없다”던 켄소(15·여)양은 현재 ‘간호사’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2010년, 아프리카 차드(Chad) 파샤 아테레 지역에 ‘요나스쿨’이라는 초등학교가 생기면서부터다. “늦은 나이라 어린 동생들과 같이 배우지만 상관없어요. 학교 와서 연필을 처음 잡으면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을 알았어요.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히센(18·남)군이 늦게라도 소질을 발견한 이유는 2012년 차드 은자메나시 도고레 지역에 ‘리앤차드스쿨’이 생겼기 때문이다. 두 학교는 모두 굿네이버스 차드가 지은 아프리카 ‘희망학교’다. 각각 탤런트 고(故) 박용하, 가수 이승철의 기부로 마련됐다. 초등학교는 6칸 교실, 유치원, 교무실, 보건소, 우물 등으로 구성됐다. 박근선 굿네이버스 차드 지부장은 “밭일을 하거나, 양을 치던 아이들이 희망학교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척박한 땅에 희망의 씨를 뿌리다. 중앙아프리카 중북부에 위치한 차드(Chad)는 척박한 땅이다. 사하라사막이 국토의 북쪽을 덮고 있고, 사헬가뭄이 수십 년간 지속됐다. 교육 환경도 나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6개국(중앙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말라위, 니제르, 탄자니아, 차드) 중 초등학교 중도탈락률(72%)이 가장 높다. 베라모토(60) 은자메나시 장학사는 “차드는 학교 수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한 인식이나 교사의 자질도 떨어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