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⑤ 35년간 아동 후원해온 ‘지구 동쪽 끝 한국 할아버지’ 김형기 성성산업기계 대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5) “81년에 미국으로 출장을 가는데, 기내에 해외로 입양 가는 어린애 몇이 쉴 새 없이 울더라고.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착잡하더이다. 남 일 같지 않았거든. 처음 결연한 아이는 미국으로, 다음 애는 네덜란드로 입양 보낸 때였으니까. 세 번째 연을 맺은 가영이만큼은 절대 보내지 말자 싶었지.” 지난달 18일, 경남 양산 자택에서 만난 김형기(66·사진) 성성산업기계대표는 30년도 더 된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1985년부터 김 대표는 가영(가명·31)씨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태어난 지 3일 만에 부산의 한 영아원에 맡겨진 그녀를 ‘막내딸’로 입양까지 했다. “아버지를 만난 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죠. 앞으로도 제가 받은 사랑 이상으로 나누고 갈 겁니다.” 가영씨 또한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한다. 해외 입양을 막기 위해 시작했던 김 대표의 아동 후원은, 이제 해외 빈곤국의 아동들을 돕는 곳으로도 향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그는 ‘지구 동쪽 끝 한국의 할아버지’로 통한다. ◇35년 ‘반평생’ 바친 ‘아동 후원’ 외길 김 대표는 아동 후원에 반평생을 보냈다.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1981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정기 후원을 시작한 이래, 35년 동안 단 한 번도 후원금을 거른 적이 없다. 별도로 일대일 후원을 맺어 생활비며 학원비를 챙기는 아이 수는 2000년 들어서만 22명. 명절이나 자신의 환갑 등 특별한 날엔 재단에 추가로 기부금을 보낸다. 올해는 막내딸인 가영씨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더나은미래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하는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에 참여키로 했다. 1983년 중소기업 이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④ “구두와 봉사, 내가 평생하고픈 두 가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4) 한국 최초 웨딩슈즈 디자이너 김리온씨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후원자 자처해… 자신의 갤러리를 나눔의 장으로 활용 창작 활동 제한 없도록 공간·비용 지원 “2000개의 구두를 샀죠. 구두 수백만 켤레에 발을 넣고 빼면서 ‘구두가 이렇구나’를 몸으로 배웠죠. 나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가장 ‘핫(HOT)’한 구두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김리온(39·사진) ‘신(SYNN)’ 대표의 말이다. 지난 2005년 구두 디자인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 김씨의 신발 가게는 김남주·김연아 등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단골집’으로 자리매김했다. 모든 신부들이 결혼식 때 두꺼운 흰색 통굽 구두를 신던 시절 그녀는 감각적인 디자인 수제화로 ‘웨딩슈즈’ 개념을 도입했고 ‘한국 최초의 웨딩슈즈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라왕 패션쇼의 구두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쳤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구두 매출은 10배 이상. 그녀의 구두 디자이너로서의 성공 스토리는 드라마(MBC ‘아이두 아이두’)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기부·봉사에 푹 빠졌다. 장애시설·영아원·요양원·미혼모의 집 등 곳곳을 찾아 다니며 봉사한 시간만 벌써 30년.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작품 전시회를 기획·후원하고, 선천성 뇌병변을 앓는 장애 아동의 평생 후원자가 되는 등 나눔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장애인 아티스트들을 무대 위로 올리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쯤 지났을때 정규 미대를 나오고 실력이 뛰어난데도 장애인 아티스트들에겐 전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단 이야길 접했어요. 우리 회사 구두와 장애인 아티스트의 그림을 컬래버레이션(협업)한 전시회를 열었죠.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장애인 아티스트 지원 사업에

“버려지는 물건이지만 그들에게는 절실합니다”

현물기부로 제3국 돕는 북스포아프리카·안아주세요·옮김 안 보는 책 4만권 남은 비누 3만5000개 크레파스 1200세트 버려지는 안경 등 지원 현물 기부는 왜 필요할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3기)들이 현물 기부로 제3국을 돕는 청년단체를 한자리에서 만났다. 박지원(23) ‘안아주세요’ 대표, 지예정(23) ‘옮김’ 사무국장, 이희준(27) 북스포아프리카 대표(이상 ‘가나다’순)가 그 주인공이다. 사회=어떤 방법으로 제3국을 돕고 있나. 이희준 대표(이하 이)=’북스포아프리카’는 법인단체가 아닌 프로젝트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4만권의 책을 기부받아 이 중 4000권을 말라위 등 8개국에 전달했다. 박지원 대표(이하 박)=’안아주세요’는 2008년 동두천외국어고 동아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20여명의 운영진과 안경광학자문위원회로 자리 잡았다. 기부된 안경테에 안경사의 재능기부로 만든 렌즈를 합쳐 에티오피아, 가나, 케냐 등 9개국에 안경을 전달했다. 지예정 사무국장(이하 지)=’옮김’은 2010년 ‘클린더월드’ 한국지부로 시작했다. 비누·크레파스·이면지 등 쓰고 남은 자원을 필요한 곳에 옮기는 일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비누 3만5000개, 크레파스 1200세트, 이면지 노트 500여권을 기부했다. 사회=개발도상국 지원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기부하는 시스템도 등장했다. 그럼에도 왜 현물 기부가 필요한가. 이=악순환을 끊는 힘은 교육이고 책은 그 시작이다. 혹자는 아프리카 사람들도 다 휴대폰을 갖고 있는데 차라리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어떻겠느냐고 한다. 실제로 미국의 한 단체에서 ‘킨들(e북 리더기)’ 후원 제의도 해왔지만 거절했다. 우리가 종이 동화책을 고집하는 이유는 기기의 악용을 막고 아이들을 유해 콘텐츠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다. 지=돈을 지원하면 의식주 위주로 지출할 수밖에 없다. 비누 같은 물건은 관광 도시에서 소비하기 때문에 시골까지 잘 퍼지지 않는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③ “기부는 마약 같아… 기쁨 알면 멈출 수 없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3) 친구 제안으로 시작한 나눔, 25년째 이어와 회사 매출 1% 나눔… ‘기부의 달인’으로 불려 “너무 찾고 싶은 친군데, 찾을 길이 없네요.” 지난 2일, 서울 중구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에서 만난 유종국(60·사진) 솔로몬산업㈜ 대표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눔이고 기부고 전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아등바등 살기도 힘들었죠. 그때 제게 나눔을 알게 해준 친구였어요. 내 인생 이야기를 듣더니 함께 어린이를 돕자고 했죠.” 1991년의 일이다. 유 대표의 인생이 바뀐 시점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진짜 고마운 친구”라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은인을 찾을 순 없지만, 보답할 길은 있다.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 맛’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제가 후원자로 끌어들인 사람들도 훗날 저한테 큰 은혜를 느낄 거예요(웃음). 제가 지금 그 친구에게 그런 것처럼요.” 유대표가 기부 중독자에 더해 나눔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이유다. ◇25년간 기부 손길 이어온 ‘기부의 달인’ 유종국 대표의 삶에서 ‘기부’라는 두 글자의 비중은 크다. 1991년에 처음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는 어린이재단 정기 후원은 월 10만원까지 금액이 늘었고, 2005년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매출액(현재 약 50억)의 1%를 기부하고 있다. 모교인 강원도의 속초중학교와 재단법인 금강장학회를 통해서도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며 고향 후배들을 챙긴다. 발달장애인인 딸이 다녔던 밀알학교(밀알복지재단)에서 후원과 봉사를 한 지도 5년이 넘었다. 올여름엔 자신의 후원 인생 25주년을 맞아 결식아동 25명에게는 방학 기간 급식비를, 가정 형편이 어려운 25가정에는

놀이터를 빼앗긴 아이들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 그 후… 검사 기준 미달된 2064개 놀이터 임시 폐쇄 2008년 법 제정 후 7년 동안 보수 대책 없어 “저기선 못 놀아요. 친구들이랑 PC방 가거나 집에서 노는 거죠.” 지난 2일 인천의 A아파트 근처에서 만난 김우영(가명·10)군은 놀이터를 에둘러 주차 공간 쪽으로 걸었다. 놀이터 입구는 형광색 사슬로 묶여 있고, 녹슨 그네는 아예 안장이 위에 걸려 있었다. 놀이터 구석에는 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났다. 김군이 사는 A아파트 놀이터 4곳은 지난 1월 한꺼번에 임시 폐쇄됐다. 벌써 여섯 달째 이대로 방치돼 있다. A아파트 놀이터가 폐쇄된 이유는 지난 1월 시행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때문이다. 설치 검사를 받지 않거나 검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전국 놀이터 2064곳이 일시에 폐쇄됐다. 불합격된 놀이터는 개보수한 후 재검사를 통해 합격 판정을 받을 때까지 기약 없이 문을 닫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2008년 법 제정 이후 7년의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정부·지자체·아파트 관리사무소 모두 손 놓고 있다가 놀이터 폐쇄에 대한 후속 대책 없이 어린이들의 놀이 공간을 하루아침에 빼앗아버렸다”고 주장한다. ◇임시 폐쇄 그 후… 좁아지고, 방치되고, 사라진 놀이터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898개의 놀이터가 이용 금지 상태다. 놀이터 개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공공 시설은 지자체가, 민간 시설은 놀이터 관리 주체가 부담한다. 문제는 예산이 없는 지자체나 영세·소형 공공주택의 민간 놀이터는 비용 부담 때문에 개보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A아파트의 경우 폐쇄된 놀이터 4곳의 개보수를 위해 1억원의 공사 비용이

100원으로 시작된 행복… 앞으로도 쭉 나눠야죠

서촌에 문화공간 운영하는 서혁준 ‘브라더코’ 대표 “100원이 선물한 행복이죠.” 지난달 26일 만난 서혁준(35·사진) 브라더코(Brotherco) 대표는 35평 남짓한 공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힙합 바지를 만들던 스무 살 청년이 연매출 3억원, 13년차 의류 사업가로 성장하던 날. 그는 서울 종로구의 서촌 골목에 작은 문화 공간 ‘브라더코’를 오픈했다. 인디밴드의 공연, 신진 작가의 작품 전시,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등 공익 단체 행사 등을 후원하는 공간 나눔을 시작한 것. 출입구부터 눈을 가리는 ‘시각 장애인 일일 체험 카페’, 국제 구호 단체 월드투게더의 창립 기념행사, 시각 장애인 사진전, 유니세프의 자선 기부 일일카페 등 이곳을 거쳐 간 ‘착한 프로젝트’는 그만큼 다양하다. 공간 한쪽엔 오락기를 설치해 사용료를 기부하고, 헌책을 가져오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프로젝트에 필요한 의류 및 에코백도 제작한다.   “처음엔 전기세 부담으로 집에서 냉난방을 못하는 분들에게 공간을 오픈하는 ‘에누리 운동’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희 공간 전기세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절약 방법을 고민하다가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에너지 절약 프로젝트 최우수 사례로 뽑히는 행운도 얻었죠(웃음).” 서 대표는 2008년부터 판매된 옷 한 벌당 100원씩 기부하는 ‘100원의 행복 프로젝트’를 지속해왔다. 단체복 제작을 하면서 사업 규모가 커졌고, 후원 규모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공간 나눔의 시발점이 됐다. 브라더코의 대관료는 3시간(최대 10명) 기준 5만~15만원. 공익 목적 행사나 공연의 경우 대관료는 단체가 원하는 만큼만 내도록 한다. 공간 대여 수익금의 10%는 컴패션, 세이브더칠드런 등을 통해 개도국 아동에게 기부된다. 서 대표가 회사 이름으로 후원하고

역사와 문화의 거리 西村, 공익으로 물들다

비영리단체들의 메카로 변신한 서촌에 가다 환경운동연합-아띠인력거 ‘미세먼지 캠페인’ 품애-네트워크 고리, 지역주민 위한 사업 등 주변에 NGO 많아 단체 홍보·협업 쉬워 관광객 늘어나며 모금·기부 증가… 임대료 상승에 원주민 이탈 우려도 인왕산 자락 아래로 옹기종기 모인 한옥집, 지붕 사이로 뒤엉킨 전깃줄, 좁은 골목길의 아기자기한 카페와 공방들…. 통인동·옥인동·필운동 등 경복궁의 서쪽에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마을, 서촌(西村) 풍경이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이 마을에 언젠가부터 비영리단체 사옥이 하나 둘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유니세프·아름다운재단·푸르메재단 등 유명 단체부터 이제 막 문을 연 국제구호·예술단체까지, 어느덧 수십 개의 공익단체가 골목마다 눈에 띌 정도다. 비영리 조직의 메카로 떠오른 서촌. 이유가 뭘까. “느린 호흡으로 보면, 이곳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3일 만난 백시영 아띠인력거(지도 14) 공동대표는 건물 모퉁이를 돌 때마다 서촌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쉴 새 없이 풀어냈다. 시인 서정주가 머물면서 문학 동인지 ‘시인부락’을 탄생시킨 보안여관, 국내 최초 청각장애인 특수교육기관인 국립서울농학교,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소재가 된 형제이발관 등 골목마다 역사의 숨결이 묻어있었다. 오르막길을 따라 인력거를 끌던 백 공동대표는 “우리 동네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싶었다”면서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았다. 아띠인력거는 삼륜자전거로 서촌과 북촌 투어 및 해설을 진행(1시간에 2만5000원)하는 사회적기업으로, 2012년 설립됐다. 그는 “우리처럼 관광 및 교육적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해 이곳에 자리 잡은 단체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아름지기재단(지도 12)은 2013년 북촌에서 서촌으로 사옥을 옮겼다. 전통문화의 보존 및 현대화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단체 성격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② 한 명의 수술로 두 명을 살리는 기부의 힘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해피플’ 2호 이동열 원장 10년간 형편 어려운 학생에게 무료 수술… 수술비의 1% 기부, 직원도 급여 나눔 실천 “7년 전인데 아직도 벅차요. 무려 15장의 손 편지를 보내온 여대생이 있었어요. ‘원장님이 해주신 것처럼 저도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나 같은 (어려운) 사람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원장님을 찾아뵙겠다’고 하더군요. 내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만드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죠.” 부산 서면에 있는 하이뷰안과 이동열(46) 원장은 올해 개업 10주년을 맞았다. 그와 함께 ‘사랑의 1%’을 한 지도 정확히 10년째다. 그가 아이디어를 낸 이 나눔 사업은 크고 작은 모든 수술비의 1%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이다. 2006년 개원 후 첫 수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개원을 하면서 기부도 무조건 함께 시작했죠. 주위를 보니 ‘여유가 생기면 기부해야지’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더라고요. 당시 수술 기계 대출값이 만만치 않았지만 처음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개원할 때 하지 않았으면 아마 이것저것 재다 저 역시 아직 시작도 못 했을 겁니다.” 기부금 실천만이 아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안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무료 수술을 시작한 지도 10년이 다 됐다. 처음에는 모교인 동아대 후배 6명에게 해주던 것이 한 해 두 해 요청이 늘면서 현재는 부산·경남 지역 6개 대학교 50여명의 학생을 무료로 수술해준다. “왜 자꾸 무료 수술을 늘리느냐”고 반대하던 직원 40명은 올해 개원 10년차를 맞아 이제 한

정책, 권리, 제도, “미래를 만들 우리가 목소리 내야 합니다”

靑年, 정책의 중심에 서다 서울시, 청년 의원 150명 위촉 예정… 근로 청년 자립 돕는 정책 제안해 ‘희망두배청년통장’ 등 시행 중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양측의 창끝이 더 날카로워졌어요. 최저임금의 직접적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위원회 구성원으로 들어왔고, 그건 그만큼 절박해졌다는 뜻이거든요.”김민수(25)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 개설 30년 만에 처음으로 발탁된 청년 대표다. 김 위원장이 이끄는 청년유니온은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으로, 카페 아르바이트 주휴수당 지급과 피자 배달 30분 시간제한 폐지 등을 이끌어낸 곳이다. 김 위원장을 포함한 제10대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된 후 약 한 달 반. 짧은 시간이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는 소득 하위 50%인 노동자의 임금(중위임금)을 지표로 삼았는데, 6월 초 회의를 통해 이제는 전체 임금 평균도 (소득분배율) 지표로 활용할 수 있게 됐어요. 더 다양한 통계를 기반으로 최저임금을 도출할 수 있게 된 거죠.”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변화의 이유를 당사자 대표성 강화에서 찾았다. “올해는 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당사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됐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최초로 이번 위원회에 참여하게 됐어요.” 김 위원장은 “열정페이·무급인턴 등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것이 청년의,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나서서 이야기하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자금, 병원비 등 생계형 청년부채 지원 청년이 정책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전까지 청년 정책은 청년을 대상으로 ‘이미 만들어놓은’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각 지자체에 청년위원회가 설치되는 등

[Cover Story] 나무로 뚝딱뚝딱… 문화를 DIY

[Cover story] 木工, 문화가 되다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 名品이 된 폐목재 나무라는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나만의 물건 만든다는 특별함 기업·학교 등에서 관심 증가 친환경가구 제작, 공원 조성 등 폐목재 이용한 사업·활동도 활발 ‘목공(木工)’ 열풍이 심상치 않다. 특별한 취미를 찾는 직장인, 제2의 인생을 바라는 시니어, 사회 혁신을 꿈꾸는 활동가, 노작교육(勞作敎育·신체활동을 통한 교육)의 가치를 깨달은 청소년까지 나무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로 인해 일과 삶의 균형이 깨지고, 점점 빨라지는 트렌드에 지친 사람들은 요리나 목공 등 직접 시간을 들이고 땀 흘려 만들어야 하는 ‘슬로 워크’에 몰려가고 있다. 버려진 나무에 주목하는 기업, 목공을 통해 소통하는 공동체도 점점 는다. 유행을 넘어 문화가 되고 있는 목공 열풍 현장을 따라가봤다. 편집자 주 해발 128m 높이 나지막한 산.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 자리 잡은 ‘개화산’에는 특별한 길이 하나 있다. 정상에 이르는 길 700m를 1.8m 폭으로 만든 ‘무장애 숲길’로, 지난해 7월 말 완공됐다. 반들반들하고 평평한 나뭇길은 고령자는 물론, 장애인 휠체어에도 자유로움을 허락한다. 서울의 자치구 중에서 장애인 인구가 둘째로 많고, 65세 이상 어르신이 넷째로 많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보행 약자 친화형 산길이다. 목재 바닥 곳곳에 설치된 핸드레일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판에도 약자를 위한 배려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13일, 이곳에서 만난 정방선(60·강서구 방화동)씨는 전동 휠체어 위에 앉아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정씨는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된 1급 지체장애인. 5년 전 앓았던 척수염의 여파다. 휠체어에 앉기

[희망 허브] 그들의 눈과 발이 되어 꿈 이루게 돕습니다

[장애인 스포츠 조력자 ‘가이드러너’] 수영부터 축구까지 다양한 스포츠… 장애인의 경기 참여 돕는 사람들 국내대학 최초 창립 ‘스키 가이드단’… 선수 대신 앞서서 진로 확보해줘 중증장애인 위한 보치아 종목… 공 무게·장비 조절 등 보조 필수적 ‘나이스, 나이스 샷!’ 녹색 잔디 위로 청명한 외침이 울려 퍼진다. “제대로 갔어요? 잘 안 맞은 것 같은데.” 스윙을 끝낸 유정일(47·시각장애1급·경기도 시흥)씨가 조문자(41·서울 관악구) 코치를 돌아보며 물었다. 조 코치는 “조금 급했는데, 공은 잘 갔어요”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베어크리크 골프클럽’에서 특별한 대회가 열렸다. 한국시각장애인골프협회(KBGA)가 주최하는 ‘(베어크리크배) 한국시각장애인골프대회’로, 벌써 9회째를 맞은 시각장애 골프 애호가들의 축제다. 전맹(全盲·B1) 선수와 약시(B2) 선수로 구분해 진행됐는데, 총 26명이 출전해 필드 위에서 자웅을 겨뤘다. 선수만 겨루는 게 아니다. 시각장애 선수들의 눈이 되어 주는 일명 ‘코치’가 일대일로 붙어 승부를 함께한다. 땡볕 아래서 일일이 선수의 공을 놔주고, 골프채의 방향을 알려주면서 세심하게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심리적인 안정을 돕기 위해 경기 내내 ‘잘했다’ ‘멋지다’는 격려가 끊이질 않는다. 양서연 한국시각장애인골프협회 총무는 “공을 치는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 코치들은 정말 고생만 한다”면서 “모두 무보수 자원봉사자로, 직장에 휴가를 내고 대회에 참석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는 분도 많다”고 했다. ◇장애인 스포츠의 숨은 조력자 ‘가이드러너’ 지난해 열린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은 2위를 차지하며 장애인 스포츠의 역량을 과시했다. 이는 장애인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 더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그들의 손과 발이 됐던 조력자들이

매장으로 돌아간 옷가지… 3만명 난민에게 귀한 생필품으로

유니클로, 엔젤 리사이클 캠페인 기부한 의류, 16가지 종류로 선별 남수단 등 25개국 난민캠프에 전달 “소비자가 재활용 의미 되새겼으면” “6월이 ‘환경의 달’이라는 거 아셨어요?” 서은지(24·서울 양천구)씨에게 옷을 기부하게 된 경위를 묻자, 그녀는 대뜸 ‘환경’ 이야기부터 꺼냈다.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면서 가방 속에서 꺼낸 것은 바짓단을 재활용해 만든 컵홀더. 종이 컵홀더를 반납하고 천으로 만든 컵홀더를 사용하는 모습이 익숙했다. 서씨가 처음 환경의 달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유니클로의 ‘엔젤 리사이클 캠페인’에 참가하면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지 않는 옷들을 정리하는데, 그냥 처분하기에는 여전히 깨끗하고 질 좋은 옷이 많았어요. 헌옷 수거함에 넣어버리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우연히 포스터를 보고 엔젤 리사이클 캠페인을 알게 됐죠. 입지 않는 유니클로 의류를 매장에 가져가니 청바지 밑단으로 만든 컵홀더와 커피 쿠폰을 주더라고요. 옷도 기부하고, 환경도 지키고! 올해는 친구들에게 적극 추천할 생각이에요.” ◇입지 않는 옷, 누군가의 날개가 되다 2006년, 보온성이 높은 후리스 제품을 중심으로 일본 유니클로 본사에서 처음 시작된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은 유니클로의 제품을 매장으로 가져오면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하는 연중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회수한 옷은 계절·성별 등 16가지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 옷을 전달하는 대상의 특성과 환경에 맞게 선별 배송한다. 한국유니클로 역시 2011년 3월부터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을 시작해 매년 의류 3만여 장을 남수단·케냐·모로코·라이베리아 등 25개 지역 난민 캠프로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로 지원 대상을 넓혀 서울노숙인시설협회 등에 약 1만4000벌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