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억 매출, 비결은 정직과 기다림”

계육가공업체 에이스푸드 윤준현 대표 인터뷰 “직원의 9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1년 5개월 정도 아이템을 연구했어요. 먹거리가 미래 산업으로 주목 받던 때라 마늘, 양파, 돼지, 닭 등 웬만한 사업장은 다 다녀봤죠. 상품의 무게, 지속가능성, 시장수요 유통구조 등 다이어그램을 그려놓고 하나씩 지워나갔습니다. 마지막에 남는 게 닭이더라고요. 팔에 힘이 약한 장애인이 다루기에 크기나 무게도 적당하고, 사시사철 먹는 음식에다 보존 기간이 짧아 수요도 유지되고…. 그래서 만든 게 이 회사(에이스푸드)입니다.”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에이스푸드는 2006년 설립된 닭고기 가공업체다. 2009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회사를 세운 윤준현(53) 대표는 설립 당시 장애인 고용률 90%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창업 10년이 지난 현재, 52명의 직원 가운데 35명이 장애인으로 채워졌다.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70%에 달하는 비율이다. 지난해 매출은 163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평균 매출액인 12억300만원(사회적기업진흥원, 2014)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설립 이래로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거래 업체 수는 많이 늘어나지 않고 기존 업체의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났어요. 거래처에 신뢰를 주니 우리 쪽으로 거래를 늘려 준거죠. 그러니 거래처를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아도 매출 상승이 가능했어요. 신뢰가 없었으면 진작 망했겠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일반 기업보다 배는 힘든 일이었다. 사업 초기에는 장애인이 만든 식품은 위생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거래가 중단된 적도 있다.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윤 대표는 위생에 더욱 신경을 썼다. 영업 초기에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 HACCP 인증을 취득해 거래처에 제품의

“발달장애 자녀를 둔 모든 부모의 마음으로”…사회적기업 지드림 김희경 대표

지통제조업체 ‘지드림(G-DREAM)’ 김희경 대표 인터뷰 “혹시 제가 죽더라도 우리 아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장애가 있는 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의 마음이죠.” 2011년 남양주에 세워진 사회적기업 지드림(G-DREAM). 창업자인 김희경(59) 대표는 10년 넘게 운영하던 보청기 판매업체를 정리하고, 난생처음 지통(紙筒∙원통 모양의 종이상자)공장을 인수해 사회적기업을 세웠다. 10명의 직원 중 2명은 중증 발달장애인, 6명은 55세 이상의 고령자로 구성됐다. 주요상품은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담는 종이상자로 근로자의 80%이상이 취약계층이지만 사업을 시작한지 4년 만에 1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대표가 50을 훌쩍 넘긴 나이에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큰아들 정우(가명∙36)씨 때문이다. 1급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정우씨는 일어나서 잠이 들 때까지 엄마의 손길을 요구했다. 정우씨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가정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정우씨가 학교에 있었을 시간까지 포함해, 김 대표는 하루 24시간을 꼼짝없이 큰아들에게 쏟아야만 했다. 사회성을 기를만한 창구가 완전히 막혀버린 정우씨의 상태는 점점 심각해져갔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괴로워했다.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다.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됐는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정우가 하루종일 집에 있게 되면서 제 모든 생활에 브레이크가 걸렸죠. 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는 것은 엄청난 체력과 인내가 필요해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아들이 ‘버겁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부모인 저도 돌볼 수 없는 아이를, 둘째에게 맡길 수는 없잖아요. 제가 책임지지 못하면 결국 거주시설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그건

시니어의 인생 2막, 예술로 꽃 피우다

연극, 음악, 패션으로 제2의 삶 산다 문화예술이란 키워드로 인생 2막을 연 이들이 있다. 중견배우들의 일인극 ‘한평극장, 옆집에 배우가 산다’, 노년밴드 ‘바야흐로’, 시니어 패션쇼 ‘뉴시니어라이프’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연극, 음악, 패션 등 예술을 키워드로 스스로 변화하며 사회의 변화까지 이끌고 있다. 시니어가 그리는 인생 2막, 새로운 도전의 현장을 찾아갔다. ◇중견배우들의 새로운 도전···’한평극장, 옆집에 배우가 산다’ 쇼파 하나와 방석 다섯 그리고 의자 둘. 한평극장 ‘미친 엄마, 진혼’의 객석 모습이다. 7월 4일 저녁, 은평구에 위치한 배우 윤예인의 자택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거실은 무대이자 객석으로, 배우와 관객들이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준비된 자리에 앉아 배우들을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불과 1미터 앞에서 펼쳐지는 열연. 1인 모노드라마로 펼쳐지는 윤예인씨의 몸짓과 대사에 공기가 달라졌다. “엄마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엄마의 밑바닥에 숨어있는 여자로서의 욕망 같은 거요. 엄마라서 희생하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요. 중견배우이자 여배우로서‘옆집에 배우가 산다’란 새로운 콘셉트의 한평극장을 연다는 것에 기대감과 사명감이 함께 있었습니다.” ‘옆집에 배우가 산다’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서2015년에 새롭게 시작한 사업이다. 배우가 극장이 아닌 본인의 집을 개조한 ‘한 평 극장’에서 1인 모노드라마 또는 낭독 공연을 하는 형태다. 연기는 물론 대본, 세트, 음향, 의상까지 공연의 모든 것을 혼자서 책임진다. 만만치 않은 작업인 만큼 관록 있는 배우들의 도전의 무대이기도 하다. 윤씨 역시 1970년대부터 꾸준히 연극무대에 선 베테랑 배우다. 2013년 한국여성연극협회 ‘올빛상’ 수상자이고, 드라마 ‘내 딸 서영이’, ‘로맨스가 필요해’

이런 연예기획사 보셨나요?

시각장애인 아티스트 기획사 ‘좋은이웃엔터테인먼트’ 지난 6월 29일 저녁 6시 반,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앞을 지나던 사람들의 발길이 멈췄다. 금세 모여든 사람들은 무대를 에워쌌다. 외국인 관광객도, 쇼핑백을 든 시민들도 눈길은 한 곳을 향했다. 즉흥환상곡을 재즈로 편곡해 화려하게 연주하는 한 남자. 그는 시각장애인 정명수(31)씨였다. 한 곡이 끝나자, 무대 위로 두 명의 아티스트가 올라왔다. 시각장애인 아티스트 그룹 ‘더블라인드(The Blind)’의 멤버 김국환(32), 이현학(31)씨였다. 선글라스를 쓴 이들은 해리포터 주문으로 유명한 곡 ‘타란탈레그라(주문에 걸리면 춤을 추게 된다는 내용)’에 맞춰 신나는 안무와 노래를 선보였다. 관객들이 하나 둘 머리 위로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준비된 공연이 끝나자 보컬 이현학씨가 무대 앞으로 나왔다. “여러분 즐거우셨나요? 위 아 더 블라인드(We are the Blind)! 저희는 모두 시각장애인입니다.”   ◇재능 많은 6인이 뭉쳤다···시각장애인의 ‘좋은 이웃’으로    소속 아티스트들이 전부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기획사가 있다. 바로 ‘좋은이웃엔터테인먼트’다. 이곳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은 총 6명. 그룹 ‘더블라인드’의 멤버 3명과 자매 듀오 ‘좋은이웃’, 최초의 시각장애인 앵커(KBS) 이창훈씨 등이다. 인원은 적지만 경력은 화려하다. ‘좋은이웃’의 자매 듀오는 KBS ‘인간극장’과 SBS ‘스타킹’에 출연해 유명인이 됐고, 이현학씨는 JTBC ‘히든싱어’의 왕중왕전까지 진출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 현재 KBS 제3라디오(장애전문 채널)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더블라인드의 재즈 피아니스트 정명수씨 역시 ‘스타킹’과 Mnet ‘슈퍼스타K’ 시즌3 등에 출연해 뛰어난 연주 실력으로 매스컴의 이목을 끌었고, 김국환 대표 또한 2009년 ‘슈퍼스타K’ 시즌1에서 ‘이효리를 울린 목소리’로 보도되는 등 언론의 관심을

대한민국 3대 문제, 청년이 상담합니다

주거, 노동, 경제 해법 찾는 청년들 비정규직, 갈수록 높아지는 월세, 학자금 대출로 인한 부채. 대한민국 3대 문제는 청년 문제로 이름을 바꿔 달아도 무리가 없다. 정부 차원의 정책 변화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없이는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 그러나 청년이 가진 해법은 다르다. 눈 앞에 닥친 ‘급한 불’을 꺼주기 위해 노동, 주거, 경제적 해법을 찾아 상담사를 자처하고 있는 것. ‘배워서 남주기’에 나선 색다른 청년들을 찾아갔다.  ◇ 청년 사이사이, ‘내 옆의 상담사’를 꿈꾸다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게 사장님이 연락도 안되고 오히려 협박을 한답니다. ‘네가 잘한 게 있느냐’는 식입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14일 저녁, 유니온팩토리의 모임 현장. 친구의 고민 사례를 털어놓은 한 청년의 물음에, 많은 이들이 머리를 맞댔다. 노동법 공부 자료를 들고 자연스레 토론이 이어졌다. “임금 독촉했던 문자 있으면 캡쳐해두세요. 임금 체불 확인서도 있고요. 400만원 이하는 국선변호사 도움도 받을 수 있어요.” 구체적인 상황에 맞는 다양한 대응 방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청년유니온의 산하 모임인 유니온팩토리는 지난 6월부터 격주로 만나 노동법 공부를 시작했다. 스터디 모임에 참석하는 인원은 총 17명.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동 문제를 겪었던 청년도 있고, 과거 노무사로 일했던 청년, 노동법 공부에 관심이 많은 청년 등 구성원도 다양하다.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임금과 퇴직금’ 등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한다. 전진희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상담을 하게 되면 당장의 해결이 어렵다”면서 “일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알고 미리 배워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청년 경제 상식, 이것만은 알고 가자!

청년 주거 및 노동 상식, 이것만은 알고 가자!  [주거]  Q: 등기부등본, 어떤 걸 봐야 하나요? A: 첫째, 발급일자를 꼭 확인하세요. 잔금을 치르는 마지막 날까지의 발급일자를 확인하세요.둘째, 갑구, 을구 모두 확인하세요. ‘사고 판’ 기록뿐만 아니라 ‘빌린’기록도 봐야 합니다.셋째, 갑구의 마지막 소유자(현 소유자)와 계약서 작성자의 신분증을 꼭 확인하세요! 대리인인 경우, 위임장을 확인하셔야 합니다.넷째, 말소사항을 모두 포함해서 발급하세요. 그래야 ‘임차권등기명령‘이 있었는지 등, 예전의 이력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Q: 집 계약하면 끝 아닌가요?  A: 계약 후엔 반드시 ①전입신고를 하고 ②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보증금 등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분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① 전입신고 : 주민센터에 가서도 가능하고, 공인인증서만 있다면 가능합니다. ② 확정일자 : 계약한 계약서를 들고, 가까운 등기소나 주민센터로 가면 ‘확정일자‘라는 것을 계약서에 찍어줍니다. 이 날부터 당신이 집을 빌린 권리를 인정해준다는 의미입니다. 확정일자는 집주인의 동의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Q: 룸메이트(동거인)가 들어오면 월세를 추가로 내야하나요? A: 추가 월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됩니다. 주택 전체를 전대하는 경우가 아닌 일부를 전대하는 경우에는 집주인 동의 없이 룸메이트를 들일 수 있고, 원래의 계약조건만 지키면 됩니다. 다만, 전대로 받는 월세가 원래 월세와 비교했을 때 막대하게 큰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전세권을 설정한 경우에는 주택 전체를 집주인 동의 없이 룸메이트를 들일 수 있습니다. Q: 집이 노후해서 고장난 경우, 제가 수리해야 하나요? A: 고의나 과실로 파손시킨 것이 아니라면 집주인이 수리해야 합니다. 임대인(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집을 인도하고 난

“누구나 안전한 사랑을 할 권리가 있다”

사회적기업 인스팅터스 인터뷰 “저희의 슬로건은 ‘누구나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가 있다’는 거예요. 청소년도 ‘누구나’에 포함될 수 있는 거죠.” 청소년이 콘돔을 사도될까? 이에 대한 사회적기업 인스팅터스의 대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이들은 콘돔이 필요한 청소년을 위해 친환경 콘돔을 반값으로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는 위기청소년의 성교육에 활용한다. 한 달에 두 개씩 청소년에게 콘돔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프렌치레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28일 수유동 사무실에서 인스팅터스를 설립한 박진아 CMO와 성민현 CEO를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사랑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공동설립자인 김석중 COO는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했다) ◇ 성에 관심 많던 고교 동창생, 콘돔과 사회적 기업을 연결하다 고등학교 동창인 이들은 사람은 어렸을 적부터 성에 관심이 많았다. 성은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인데, 이를 터부시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분위기 탓에 미혼모, 낙태, 영아유기 등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폐쇄적인 성 문화 중에서도 특히 ‘약자’인 청소년이 눈에 띄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성적 자기결정권이 인정되는 나이는 만 13세부터다. 법이 정한 나이 기준을 넘어서, 청소년은 어린이가 성인이 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이 제대로 된 성지식을 습득하기 전에 ‘방생’된다. 박 CMO는 “실제로 콘돔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피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면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건강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성적 권리를 보호해주는 게 곧 성문화 전체가 건강해지는 방향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나는 크고 아름답다”…66100 김지양 편집장 인터뷰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프랑스의 정신의학자 라캉(J.Lacan, 1901~1981)의 말이다. 오늘날 청춘들은 살이 찔까봐 맛있는 음식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취업에 방해될까봐 캠퍼스의 낭만을 유예한다. 타인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진짜 자신은 소외된다. 여기, 자신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당신도 괜찮다’고 말하는 잡지가 있다. 여성복 사이즈 66과 남성복 사이즈 100에서 이름을 딴 플러스사이즈 패션 독립잡지 ‘66100’이다. 잡지의 발행인은 2010년, 풀 피겨 패션위크 LA를 통해 데뷔한 대한민국 최초의 플러스사이즈 모델 김지양(30)씨다. 그는 어쩌다 독립잡지를 발행하게 됐을까. 지난 7월8일, 방배동에 위치한 66100 사무실에서 김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패션모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대학에서 외식조리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 관련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는데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죠. 시름에 잠겨있는데, 텔레비전에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Onstyle 채널에서 방영하는 서바이벌 슈퍼모델 오디션 프로그램)’ 지원자 모집 공고가 나오더라고요. ‘당신이 다음 주인공입니다’ 라는 문구를 보는데, ‘나는 언제 (내 삶의) 주인공이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길로 원서를 제출했죠. 서류는 통과했는데 2차에서 떨어졌어요.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미국 LA에서 플러스사이즈 모델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LA로 날아갔어요. 그렇게 모델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독립잡지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미국에서 플러스사이즈 모델로 데뷔하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일이 들어오지 않았어요. ‘내가 모델로서 쓸모가 없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죠. 누군가 불러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로서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나온 게 66100 창간호(2014년 여름호)예요. 뉴욕에 가려고 모아둔 경비를 발행비로

[공감펀딩]거인병으로 쓰러진 나를 일으킨 건 ‘나눔’

前 국가대표 농구선수 김영희 인터뷰  “너무 커서 무섭죠?” 커다란 손이 불쑥 눈앞에 나타났다. 키 205㎝. 국내 최장신 여자 농구 선수이자 전 국가대표인 김영희(52·사진)씨가 악수를 청하며 건넨 첫 인사였다. “우리 동네에선 ‘거인 아줌마’로 불려요(웃음). 처음엔 아이들이 매일같이 저희 집 앞에 몰려와서 ‘거인, 나와라~’ 하고 놀려댔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집으로 아이들을 불러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죠. ‘아줌마 착한 사람이야. 농구선수 아줌마야. 아줌마 놀릴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앞으로 아줌마 안 놀리면 나갈 때마다 맛있는 것 줄게’ 하고요. 그때부터 주머니 가득 사탕, 과자를 넣고 다녀요. 이젠 절 모르는 사람들이 ‘거인이다~ 남자야? 여자야?’ 하고 수군대면, 아이들이 먼저 나서서 ‘아니야, 마음씨 착한 거인 아줌마야. 농구선수 아줌마야’라고 말해줘요.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지 몰라요.” 김씨는 80년대 명실상부한 농구계 스타였다. 그녀가 세운 한 경기 최다 득점(52점) 기록은 깨지지 않는 전설로 남았고, 1984년 농구대잔치에선 득점왕·리바운드왕·자유투상·인기상·최우수상 등 5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코트 위를 주름잡았다. 구기 종목 최초로 우리나라가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1984년 LA 올림픽에도 출전해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코끼리 센터’라 불리며 사랑받던 그녀의 삶은 그로부터 3년 뒤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거인병(말단비대증)’으로 쓰러져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던 것. 그 후로 생사를 넘나드는 투병생활이 이어졌다. 거인병은 성장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손·발·턱·코·귀·혀 등 인체의 말단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신체의 장기가 커지는 병이다. 한동안 ‘거인병을 앓는 농구선수’로 알려지면서 주변의 도움이 이어졌지만, 그 후로 10년 넘게 그녀의 이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기부 그 후] 절반의 삶을 사는 투석환자들의 소망

1999년 겨울, 갑자기 몸이 붓고 피곤이 몰려왔습니다. 처음엔 그저 이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동네 의원에서는 큰 종합병원을 추천했습니다. 진단 결과는 ‘신부전증’. 그 날 이후 15년 동안 유지운(가명)씨은 이틀에 한 번씩 혈액을 인공 투석기로 거르는 투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신부전증은 유지운씨의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온몸의 피를 빼서 거른 후 다시 몸으로 넣는 과정을 견디고 나면, 지독한 어지러움에 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투석 치료를 받은 날이면 아무도 없는 방에 쓰러져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모든 생활을 병원 투석치료 예약 일정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은 날에도 몸은 늘 병원 근처에 묶여있어야 합니다. 친구를 사귀고 여행을 다니는 소소한 즐거움은 지운씨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일상을 벗어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싶어요 지운씨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지난해 11월 5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네이버 해피빈에 만성 신부전 환자들의 여행을 위한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목표 모금액은 총 830만원. 장기간 이어진 혈액투석으로 삶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환자들의 사연을 들은 네티즌 2056명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자신의 급여에서 흔쾌히 1만원씩을 기부했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보탭니다’‘힘내시고 하루 빨리 건강해지세요’ ‘얼마나 힘들지 잘 알아요. 힘내세요’ 댓글을 통해 전해진 응원의 메시지는 기부만큼이나 큰 힘이 됐습니다. 제주도에서 보내는 재충전의 시간, 그리고 기적 모금이 성공한 후, 지운씨를 비롯한 4명의 투석 환자들은 올해 3월 7일부터 3월 19일까지 총 12박 13일의 제주도 힐링캠프를 떠났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만성

[기부 그 후] 세상 모든 아이가 희망입니다

에티오피아 난민 엄마 A씨의 이야기 A씨의 고향은 아프리카 에디오피아입니다. A씨는 에디오피아에서 야당 당원이었습니다. 단지 정권에반대했다는 이유로 잡혀가 고문과 박해를 받았습니다. A씨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루 빨리 고향을 떠나 자유가 있는 곳으로 떠나는 일이었습니다.  정착과 생존을 위해 헤매던 A씨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한국. A씨는 한국에서같은 난민 출신의 남편을 만나 아이까지 낳았습니다. 두 사람이 한국에서 획득한 비자는 ‘G-1비자’.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정식으로 인정 받기 전까지 거주를 포함한 일부 활동만을 한정적으로 허용하는 비자입니다.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이 낯선 비자만 가지고, 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가까스로 일자리를 구했지만, 임금조차 받지 못한 채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이제 A씨에게 남은 바람은 하나. 아이를 부족함 없이 먹이는 것 뿐입니다.  카메룬 난민 엄마 B씨의 이야기 B씨가 살던 카메룬에는 ‘할례’라는 관습이 있습니다. 여자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 성기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인데요. B씨는 할례를 받은 친구들이 심한 고통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할례도중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목숨을 잃은 친구도 있었습니다. B씨는 두려웠습니다. 자신의 차례가 다가왔을 때, B씨는 죽을 힘을 다해 마을을 도망쳤습니다. 강제로 할례를 시키려 하는 사람들이 없는 곳, 죽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헤메던 B씨가 마침내 도착한 땅은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 한국이었습니다. B씨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가정을 이뤘다는 행복도 잠시, 남편은아이를 책임질 수 없다며 떠나갔습니다. 쓰러질 것 같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B씨가 선택한 일은

가족사랑 사생대회 개최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는 ‘국민행복캠페인’의 일환으로 ‘가족사랑 사생대회’가 개최됩니다.  오는 9월 3일 서울숲 공원 가족마당에서 개최되는 본 사생대회는 ‘우리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유아 및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가정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전 참가 신청은 9월2일까지 홈페이지(http://edu.chosun.com/art)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우수 작품에 대해서는 11월 12일 열리는 ‘국민행복캠페인’ 갈라쇼에서 시상식을 진행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문의: 02) 724-7831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