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NGO, 고액 기부자 향한 ‘모금전쟁’ 중

비영리·대학병원 기부 활성화 대책 비영리단체 후원자 기근 액수보다 신뢰 먼저 얻고 기부 방법 개발해야 대학병원은 기부금 부족 서울대병원 기부후원금 전체 예산 1%밖에 안돼 현재 기부접수는 되지만 모집은 할 수 없게 제한 이젠 법률 바꿔야 할 때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 “국민에게 공익성 알리고 기부로 받는 혜택 강조” 질문: ‘한국해비타트’는 어려운 이웃의 집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다 보니, 자원봉사만 생각하지 돈을 기부하는 후원자 모집이 어렵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 답변: 해비타트는 ‘결연 후원’이 아니라, 정기 후원자들에게 눈에 보이는 성과물을 만들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집을 짓는 데 필요한 ‘부분 부품’을 분할해 정기후원 상품을 개발하면 된다. 소액 후원자들이 너무 많으면, 관리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른 단체에서 아동 결연 모금이 잘된다고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은 자신의 단체에 대한 본질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9일, 비영리단체 팀장급 이상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NPO공동회의의 ‘고액 기부 개발전략’ 일일 워크숍 현장이다. 박준서 엔시스콤 공동대표는 “NGO들이 모금 액수에만 집중하는데, ‘조직의 미션’을 상품화하고, 후원자의 마음을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돕게 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바로 ‘상품화’다. 박준서 대표는 고액 기부 개발을 위해 ‘우리가 누구인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을 일순위로 꼽았다. “‘우리 단체는 대북 지원 사업을 합니다’가 아니라, ‘1만명의 아동에게 1년 동안 반건조 국수를 제공하는데, 이 국수는 3일이 지나면 썩는다. 국수 공장 유지비로 10만불이 든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NGO와 15년째 공동캠페인 열고, 10개 이상의 단체와 협력하기도

기업·NPO 사회공헌 파트너십… 업종별 대표기업 41곳 설문조사 성숙도·진정성·전문성 등 189개 프로그램 평가 기업 성향에 따라 협력 파트너 수는 다양해 얼마나 많은 NPO와 파트너 맺느냐보다 끈끈한 관계 유지가 중요 ‘더나은미래’는 창간 3주년을 맞아 업종별 국내 대표 기업들의 ‘기업·NPO 사회공헌 파트너십’을 조사했다. IT·전자, 금융·보험, 에너지, 유통, 자동차, 제조·건설, 해운·항공, 화학 등 41곳의 사회공헌 프로그램(189개) 현황을 통해, 사회공헌의 질적 성숙도, 진정성, 전문성 및 임팩트(Impact)에 대한 간접적인 평가를 해볼 수 있었다. ◇NPO 등 외부 파트너십 많은 기업 비영리단체(NPO)나 준정부기관 등 10개 이상 파트너 단체와 협력 사업을 하는 기업은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다음, 교보생명, 포스코, 신한카드 등이었다. 현대자동차는 11개 대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14개 파트너 단체와 일하고 있었다. 서민 창업에 필요한 생계형 차량을 지원하는 ‘기프트카 캠페인'(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서울 어린이대공원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시설 ‘키즈오토파크'(한국생활안전연합), 중국 내몽골 사막화 방지 사업(에코피스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자동차 기술학교를 건립하는 ‘현대코이카드림센터'(플랜코리아·코이카),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는 사업(씨즈) 등이었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파트너 기관의 전문성과 열정 덕분에 큰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네티즌 모금 서비스 ‘희망해’와 비영리단체 실무자를 위한 IT 활용 실기 교육 ‘IT Probono @Daum’ 등을 진행하는 IT 기업 ‘다음(DAUM)’ 또한 직접적인 파트너 기관이 30곳이 넘었다. 희망해 모금에 노출된 비영리단체까지 포함하면 900곳이 넘는다. 다음 관계자는 “9년 동안 진행한 ‘지구촌 희망학교’는 파트너 기관을 매년 선정함으로써 다양한 기관의 강점을 배울 수 있고 그 노하우를 다른 기관에 다시 전파해 함께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사람의 값’ 안 매기는 연습이 더 중요

차별 없는 사회는 없습니다. 경중(輕重)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선진국에도 차별은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 때, 한국의 어린이집에 해당하는 ‘프리스쿨(preschool)’ 월 보육료가 3개월째 100불씩 추가 청구된 적이 있었습니다. 첫 달에 분명 수정을 요구했는데, “알았다” 하고선 반복됐습니다. 프리스쿨 행정실에 찾아가 항의하니, 처음 듣는다는 태도로 “지역 교육청에 가서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교육청 담당자는 “프리스쿨에서 잘못된 정보를 준 것이니, 그쪽에서 해결하라”고 싸늘하게 말했습니다. 양측의 핑퐁을 거친 끝에 다시 프리스쿨. 도로시라는 행정담당자는 경멸하는 듯한 투로 “알았어. 해주면 되잖아”라고 했습니다. 내 잘못도 아닌 일로 하루 종일 여기저기서 무시당하고 집에 오니, ‘한국의 결혼이주 여성 심정이 이렇겠지’ 하면서 억울하고 서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최근 포스코에너지·프라임 베이커리·남양유업 사건, 뒤이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지켜보면서 저는 ‘사람값’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모든 것에 값이 매겨지는 자본주의 사회에 익숙하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사람한테도 값을 매기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포스코에너지 임원, 프라임 베이커리 사장,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맘속에는 ‘나는 쟤들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었을 겁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 또한 스물한 살 여성인턴에 대해 ‘좀 함부로 해도 괜찮겠지’ 하는 무의식이 있었을 겁니다. 기념식 행사 내빈소개를 할 때, 사망자 위로금이나 이혼 위자료를 산정할 때 등등 서열과 사람값이 매겨지는 건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갑을 관계의 ‘을’만이 아니라, 아동·청소년·장애인·여성·다문화 가정·노인 등 소위 ‘돈 안 되는’ 대상에 대한 차별은 뿌리 깊습니다. 헌법 제2장에는 ‘모든 국민은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 ④ 나눔 실천하는 교장 좌담회

빈곤국 친구 위한 나눔, 배려심과 인성교육도 절로 류제천… 교장 비샬 동영상 본 아이들 …용돈 모아 저금통 채워 민경숙… 교장 거친 행동하던 아이들…미술 치료로 긍정적 변화 이명숙… 교장 감사편지로 행복 느끼며 받은 만큼 은혜 베풀어 박상길… 교장 교실에서 직접 수업하며 해외봉사 경험담 전해 서석영… 교장 젊은 교사들 대상으로 나눔에 대한 교직관 넓혀 지난 16일, 서울 청파동의 한 커피숍에 ‘나눔교육’ 전도사 5명이 모였다. 다름 아닌 국제구호개발NGO 굿네이버스의 교육위원으로 활동 중인 현직 교장 선생님들이다. 직접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 자원봉사까지 다녀온 이들은 ‘나눔교육’ 경험담을 생생하게 털어 놓았다. 좌담회에는 부천상동초 박상길(57) 교장, 서울금화초 서석영(53) 교장, 서울백석초 이명숙(62) 교장, 서울서이초 민경숙(61) 교장, 서울신상계초 류제천(59) 교장 선생님이 참석했다. 사회= 올해 5회째인 굿네이버스의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는 아이들에게 나눔교육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가. 류제천 교장(이하 류제천)=우리 학교는 복지지원대상 아이가 전체의 3분의 1이나 된다. 처음 이곳에 부임했을 때 희망편지쓰기대회에 동참하지 않고 있었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서’가 그 이유였다. 선생님들과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나눔은 습관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얼마 전 한 아이한테 ‘편지 잘 썼느냐’고 물었다. 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어머니는 집을 나간 상태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였다. 동영상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네팔에서 돌을 깨는 비샬을 보고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 너도 참 어려운가 보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도 울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겠다’고 썼다고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CEO가 관심 없으면, CSR 꿈도 꾸지 마라”

지난주 두산의 한 임원을 만났는데, 명함을 새로 주면서 “바뀐 걸 한번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사회공헌팀에서 CSR팀으로 이름이 바뀌었기에, 축하와 격려를 했습니다.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은 ‘그게 그거 아냐?’라는 반응이 많다”고 웃었습니다. 두산은 지난해 박용만 회장이 10년 가까이 공들여 완성한 ‘두산웨이(Way)’를 전파하는 데 한창이었습니다. 임원의 휴대폰에 저장된 두산웨이를 한번 읽어봤습니다.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두산’을 만들기 위한 아홉 가지 핵심가치를 보고 약간 놀랐습니다. 인재, 정직과 투명성, 고객, 사회적 책임, 안전과 환경…. CSR의 세계표준인 ISO 26000 일곱 가지 핵심 가치와 거의 다를 바 없었습니다. 박용만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 나서서 CSR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각 계열사 CEO들에게 CSR을 독려한다고 합니다. 지난 10일 열린 ‘더나은미래’의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CEO가 관심 없으면, 아예 CSR을 할 생각도 하지 말라”는 충고를 했습니다. CSR을 제대로 하기란 참 쉽지 않다는 걸 드러내는 대목이었습니다. 한 대기업 CSR 팀장은 “사회공헌은 그나마 부드럽지만, CSR에서 다루는 지배구조·노동 관행·공정거래·환경 등은 한결같이 예민하고 민감하지 않으냐”며 “일개 부서장이 어떻게 조직 내에서 이런 문제를 쉽게 거론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새 정부 출범 초기마다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 사법기관 등이 나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압박을 세게 합니다. ‘정권 말기가 되면 기업이 말을 듣지 않으니, 힘이 있을 때 밀어붙인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지난 17일, 재계 2위인 현대차가 “물류와 광고 물량의 절반을 중소기업 등 외부 업체에 개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를

유럽, 말고기 파동 이후 협력업체 생산성·기술 전문성 위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늘려

더 나은 미래 콘퍼런스3인 대담 리처드 웰포드 기업상황·입지 이해하고… ‘기부 타이틀’ 탈피해야 토비 웹 최소 1~3년 걸리더라도… CSR을 일상 업무로 적용 한스 크뢰더 정부도 지속한 조달 위해… 업체들과 상생관계 유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회 더나은미래 콘퍼런스-ISO 26000 기준 CSR 평가 모델 설명회 및 해외 진출 기업의 글로벌 CSR 전략’엔 200명이 넘는 참석자가 내부를 가득 채웠다. 일부는 좌석이 부족해, 뒷자리에 서서 강의를 지켜보기도 했다. 특히 리처드 웰포드 CSR아시아 회장, 토비 웹 에시컬 코퍼레이션 회장, ISO 26000 제작에 참여한 한스 크뢰더 네덜란드 표준정비협회 핵심위원 3인의 대담은 참석자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다. 3인의 대담 중 일부를 발췌·정리했다. 사회= 기업의 수익 중 몇 퍼센트를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투자하는 게 적절한가, CSR 주요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리처드 웰포드= 질문 자체의 정의가 틀렸다. CSR은 수익의 몇 퍼센트를 투자하는 자선 활동이나 기부가 아니다. 기부는 CSR의 아주 작은 부분이다. CSR은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의 사업적 상황과 입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브랜드, 회사 평판, 신뢰와 연관돼있고, 회사의 자본 비용이나 인적 자원 채용 등과도 연관돼있다. CSR을 하려면 이해관계자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이들의 참여가 있어야 기업 상황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사회= 기업의 CSR을 이야기할 때 사회공헌으로만 흐르는 경향이 있다. 노조 설립을 반대하는 등 직원-협력업체에 대한 도덕기준을 지키지 않는 한국 기업도 많다. 토비 웹= ‘대기업이 어떻게 협력업체를 대우하는가’라는 것은

“1억 기부하면 3000만원 넘게 세금 내야 하는데… 누가 기부하겠습니까”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대표 발의 지난 1월 1일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제133조2항으로 인한 NPO(비영리단체)들의 반발이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의 조항은 소득공제 종합 한도 대상을 교육비, 신용카드 사용액, 보험료 등에 지정 기부금까지 포함해 2500만원까지만 소득공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 조항대로라면 지난해 1억1800만원을 월드비전 등에 기부한 목천김정식문화재단 김정식(78) 이사장은 올해 3887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지난 3일 NPO단체 협의체인 한국NPO공동회의와 월드비전·유니세프한국위원회·굿네이버스·기아대책·한국컴패션·세이브더칠드런·구세군 등 205개 시민사회단체는 “지정 기부금을 소득공제 종합 한도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더나은미래’는 지난 2월 지정 기부금을 소득공제 종합 한도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원혜영<사진> 민주통합당 의원을 만났다. ―현재 발의된 개정안의 진척 상황은 어떤가. 올해 안에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나. “이번 4월 국회에서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법안심사 소위원회 논의→기재위 전체회의 가결→이후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새 정부 초기여서 중요한 안건들이 많아, 정상적인 흐름으로는 소위원회 회부까지도 어렵다. 이번 법안은 기부문화 활성화에 장애가 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법안 심사의 우선순위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여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부 NPO에서는 임원들조차 관련 내용을 잘 모를 정도로 이번 법안은 통과된 이후에야 문제점이 뒤늦게 드러났다. 기부문화 활성화라는 정책 취지에도 맞지 않은데, 어떻게 통과됐나. “작년 연말 복지 수요 확대로 정부 예산확보가 시급했다. 현 정부는 증세(增稅)는 없다는 기조다. 결국 세금을 면제해주는 비과세 감면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소득공제 2500만원 종합

“CSR에도 국제 표준 도입… 세계 1만개 단체가 ISO 26000 지침 적용”

CSR 전문가 한스 크뢰더 개별기업 CSR 평가는 좋은 정책·전략보다 “어떻게 실행하나”에 달려 亞, 국제표준 도입 저조, 유럽은 정부가 나서 독려 한스 크뢰더(Hans Kröder·사진)씨는 사회적 책임의 국제표준인 ISO 26000 제작 과정에 실제 참여했던 저명한 CSR 전문가다. 그는 ISO 26000 기초 작업을 맡은 국제 태스크포스 위원 26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오는 4월 10일 ‘더나은미래’가 주최하는 콘퍼런스에 참석, 국내 기업의 CSR 활동이 ISO 26000 원칙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평가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한을 앞둔 그와 이메일 인터뷰했다. ―ISO 26000을 만든 이유는 무엇이며 현재 각 기업의 ISO 26000 적용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 “CSR에 대한 국제표준을 만든 이유는 ‘한 가지 언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환경, 인권, 복지 등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했다. 준비 기간 4년(2001~2004)과 개발 기간 6년(2005~2010)을 거쳤다. 현재 세계적으로 1만개가 넘는 단체가 ISO 26000 지침을 사용한다.” ―나라마다 사정도 다르고 규모도 다른 개별 기업에서 이런 표준 적용이 가능한가. “ISO 26000은 CSR에 관한 중요한 유일한 국가 간 협정이자 국제표준이다. ISO 26000은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국제노동기구(ILO), OECD 가이드라인 등과 연결된다. 이 기구들은 글로벌 기업에 매우 중요하다. 소규모 기업에는 ISO 26000의 단순 버전이 필요하다. 나는 네덜란드에서 이런 핸드북을 만들었는데, 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 ―아시아와 한국 기업은 ISO 26000 채택률이 저조하다. 유럽 기업은 어떤가.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가 앞서 나가고 있다. ISO 26000으로 기업의 CSR 정책을 강화한 기업으로는 프랑스의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해외 진출 기업과 NGO를 위한 윈윈은?

#1. “한국의 한 유명 선박제조업체가 인근 지역에 조선소를 지으려고 하면서 지역 주민과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요?” 지난 19일 필리핀 출장길에서 만난 존 레이 티앙고 나보타스 시장과의 인터뷰 말미에, 통역을 도와준 하트하트재단 임문희 지부장님은 “개인적으로 여쭐 게 있다”며 시장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 그건 한국 기업이 아니라 중국 기업으로 아는데요.” 알고 보니, 지역 주민과 갈등을 겪는 것은 중국 기업인데 어찌 된 일인지 현지 주민들에겐 그게 한국의 H기업이라고 소문이 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2. 내친김에 임 지부장에게 “이곳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의 CSR 활동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최근 대형음료회사를 인수한 국내의 한 대기업 관계자와 가난한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CSR 활동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기업 관계자는 “가난한 필리핀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려고 예산을 뽑아본 결과, 너무 비싸서 포기했다”고 말했답니다. 필리핀에서 23년째 선교사로 지내고 있는 임 지부장이 이 예산 내역을 보니, 사립대학교 입학을 기준으로 뽑은 것이었습니다. 임 지부장은 “필리핀은 빈부 격차가 심해서, 사립대학 학비는 공립대학의 12~13배다”라며 “사립대학에 갈 정도의 경제적 수준이면 굳이 장학금을 줄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고 조언했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대기업 관계자는 “올해는 사업 계획이 잡혔으니 내년쯤 다시 의논해보자”고 했다고 합니다. 두 가지 사례를 접하며, 오는 4월 10일 ‘더나은미래’가 주최하는 ‘해외 진출 기업의 글로벌 CSR’ 콘퍼런스와도 맥락이 닿아있어서인지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필리핀 빈민촌임에도, 취재를 하러 간 기자에게 이름도 잘 모르는 한류

취임 1년도 안 된 사무총장의 사퇴… 뒤숭숭한 유니세프

제2대 류종수 前 사무총장 사퇴 배경에 관심 집중 류 전 사무총장 부임시 박동은 1대 사무총장이부회장으로 선임돼 유니세프측 “초반 적응 기간 갖도록 부회장이 상근해 도와…윤리규정 위반해 사퇴” 류 전 사무총장 “모금 업무·인사 등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규정 문제는 문화 차이” 지난해 4월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한국위원회의 제2대 사무총장을 맡은 류종수(51) 사무총장이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아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사퇴의 배경을 놓고, 일각에서는 ‘박동은 부회장과의 갈등설’이 제기되고 있다. 류종수 전 사무총장은 1994년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생긴 이래 18년 동안 박동은(77) 사무총장 체제로 운영되던 사무국에서 첫번째 맞은 외부 출신 사무총장이었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포담대에서 사회복지정책을 전공한 이후 20년 동안 미국에서 활약한 ‘의외의 인물’이었다. 류 전 사무총장이 부임하면서, 박동은 사무총장은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취임 이후 박동은 부회장과 류 전 사무총장과의 역할 관계를 둘러싸고 잡음이 있다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내부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류 전 사무총장 바로 옆방에서 상근하면서 기금모금 업무나 인사문제 등을 계속 챙겼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조직 및 업무를 진행하려고 했던 류 전 사무총장과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더나은미래’ 인터뷰에서도 류 전 사무총장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상태인데, 왜 저를 뽑았는지 모르겠다. 일하기 힘들다”는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측은 “지난해 3월 정기총회에서 ‘신임 사무총장이 유니세프 사업에 익숙하도록 3~6개월간의 훈련기간을 두고 박동은 부회장이 상근하면서

“복지에 100조원 드는 시대… 사회적기업·협동조합에 투자 필요해”

한국사회투자 이종수 대표 사회투자기금의 대상은… 조직이나 기업 프로젝트 금융을 복지에 결합시켜… 빈곤 만드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초점 맞춰 “마이크로크레딧이 주로 개인에 관한 것이라면, 사회투자기금(Social Finance)은 조직이나 기업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딧 정착에 공헌했던 이종수 전 사회연대은행 대표<사진>는 최근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 대표는 뉴욕 체이스맨해튼은행, 호주 웨스트팩은행을 비롯해 홍콩, 자카르타, 프놈펜 등지에서 은행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글로벌 금융인이었다. 외환 위기가 극심했던 1999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연세대 대학원에서 대안금융을 공부했고, 2003년 사회연대은행을 설립했다. 지난 12월 설립된 한국사회투자는 사회연대은행이 10억원을 출연해서 만든 곳으로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 1000억원을 위탁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사회투자의 설립 목적은. “사회연대은행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빈곤과 일자리였다. 빈곤을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빈곤을 만드는 문제들이 곪지 않게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는 복지 문제다. 복지를 위해 100조원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시대다. 재원 마련 문제도 중요하다. 단순히 주기만 하는 복지를 넘어, 돈이 투자·융자돼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방법도 필요하다고 봤다. ‘사회 투자’가 바로 그 방법이다. 3년 전부터 관련 연구를 해오다가 작년 12월에 설립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 기업, NGO프로젝트 등을 지원한다. 상환된다는 걸 전제로 투자하는 개념이다. 복지에 금융을 결합하는 활동이다. 채권을 발행해서 노숙자를 돕는 프로젝트,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집을 건설 노동자들로 구성된 사회적기업이 짓는 프로젝트 등이 해당한다. 세계적인 트렌드 역시 이런 ‘투자적 복지’로 가고 있다.” ―’투자적 복지’ 개념을

백내장 수술 지원·빵 급식으로 건강 선물

필리핀을 위한 맞춤 복지사업 필리핀은 세계적으로 백내장, 저시력 인구가 많은 국가 중 하나다. 특히 수도 마닐라의 4대 빈민 지역인 나보타스시는 안과의료기관이 하나도 없다.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인 나보타스시 최초의 종합병원 ‘나보타스 시립병원’ 내에 안과클리닉을 구축, 나보타스시와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안과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일 하트하트재단은 나보타스시와 ‘나보타스 시립병원 안과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를 공식 체결했다. 나보타스시는 의사 및 간호사들을 파견하고 운영비를 지원해주고, 하트하트재단은 백내장 수술과 안과진료를 위한 의료장비를 제공하고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기술전수, 지역주민들을 위한 실명예방교육 등을 실시하는 ‘협력모델’이다. 하트하트재단 문후정 팀장은 “대부분의 실명은 적절한 치료와 수술, 예방활동으로 줄일 수 있다”며 “방글라데시·캄보디아·탄자니아·부룬디 등에서 실명예방사업을 주력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필리핀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트하트재단은 지난 2012년 ‘다음(Daum)’과 함께 산로케 지역 지구촌 희망학교를 건립한 데 이어 이곳에서 초등학생 1만2580명을 대상으로 음악과 체육, 미술, 컴퓨터 등 주5회 방과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23년째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해온 임문희 하트하트재단 필리핀 지부장은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들과 학부모의 반응이 무척 좋다”며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아이들은 ‘중학교에도 방과후 프로그램을 개설해주면 안되느냐’는 부탁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트하트재단은 또 나보타스시 내에서도 가난한 지역인 땅오스, 뿔로지역아동 22만3500명에게 주5회 점심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재단은 급식사업을 위해 현지에 제빵용 장비를 갖춘 급식소를 설치했고, 현지 인력에 대한 제빵기술연수를 실시했다. 임 지부장은 “부슬부슬한 쌀밥에 간장과 코코넛 오일이 반찬이 전부인 아이들에게 빵과 우유 급식은 매우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