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말 뿐인가”…4.13총선 아동학대 예방·대응체계 공약 비교

정당별 아동학대 정책 살펴보니  20대 국회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까. 지난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정당별 10대 정책’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마지막 10번에 ‘아동 학대 대응 체계 강화’를 삽입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10대 정책에는 아동을 직접 대상으로 한 공약이 누락됐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아동복지진흥원(아동 학대 대응 상설 컨트롤타워)을 필두로 학대 트라우마 네트워크, 경찰 내 학대 전담 조직 등 기존에 없던 기관과 조직을 추가 운영하는 공약이 주를 이뤘다. 아동 학대 예방 사업 예산을 일반회계로 전환하는 공약도 포함됐다. 이상균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행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한편 “지난해에만 아동 학대 예산이 27%나 삭감됐는데, 20대 국회서 1000억원으로 예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해 아동이 3일 이상 이유 없이 결석할 경우 해당 내용을 경찰서에 통보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아동 보호 전문 기관 100개소 확충과, 학대 피해 아동 쉼터 확충 등도 포함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의 원칙을 천명한 수준”이라면서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사후 관리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움 말씀 주신 분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상균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아동) ▲손승영 동덕여대 여성학 교수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여성) ▲이종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청년)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기부) ▲김종걸 한양대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양동수 사회적경제법센터 더함 대표 ▲이병학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집행위원장(사회적경제)

[Cover Story] ‘사회적기업가’ 김태원

악기 만드는 사회적기업 ‘폴제페토’ 운영… 기타리스트 김태원“노래 만들면 마음도 순수해져… 재능 기부는 나 자신 위한 것” 사회적기업 취지 듣자마자 결정수익금은 강원도 아이들 위한 공연·악기 지원 등에 사용… 음원·자서전 수익 기부도 활발아직 대중에겐 생소… 연예인 사회적기업가 많아지길 내 또다른 꿈은… 아들처럼 발달장애 겪는 사람들 평생 기댈 수 있는 학교 짓는 것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 중 한 사람,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등 수많은 명곡을 낳은 록밴드 ‘부활’의 리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웃음을 선사하는 ‘국민 할매’. 대중이 기억하는 김태원(51)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10여곡의 노래를 선물한 재능 기부자이자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평생학교를 세우고 싶은 자선가, 동양인에게 꼭 맞게 제작된 악기를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사회적기업 ‘폴제페토’의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태원을 만나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에게 기회 주고파… 사회적기업 ‘폴제페토’ 설립 “‘꿈의 기타’를 만들고 싶었어요. 작은 공방을 세워서 2년쯤 운영했는데, 주변에서 ‘차라리 사회적기업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라기에 나는 수익의 1%도 필요 없으니까 좋다고 했죠.”   2011년 김태원은 ‘폴제페토’라는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다. 자신의 세례명인 ‘폴’과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인 ‘제페토’를 합친 이름이다. 제페토의 마음으로 동양인 체형에 맞는 기타를 제작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 고령으로 현업에서 은퇴한 현악기 장인 2명과 관악기 수리를 담당하는 장애인 근로자 1명을 포함해 총 5명이 근무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올해

후원금 자동이체 발목잡는 출금동의증빙자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후원금 자동이체’ 기부자가 직접 서명한 서류나 이체 동의 육성 자료 제출해야비용·인력 2~3배 늘어나 비영리단체 ‘기부자 모집’ 비상     “이전에는 이름·생년월일·계좌정보·출금액만 내면 자동이체(CMS) 기부를 신청할 수 있었다. 후원금 자동이체에 동의했다는 기록은 내부적으로 보관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기부자가 직접 사인한 서류나 이체에 동의한다는 육성을 받아서 금융결제원(이하 금결원)에 제출해야 한다. 서류는 일일이 스캐닝해서 파일로 만들고, 녹음본은 길이 편집까지 해야 한다. 그 비용과 인력을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기만 하다.”(A단체 회원관리팀 과장) 비영리단체 기부자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금결원이 지난 1월 29일부터 자동이체 통합관리서비스를 위한 출금 동의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자동이체 통합관리서비스는 ‘자동이체 정보 사이트(www.payinfo.or.kr) ‘에서 자동이체 정보를 조회·해지·변경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지난해 처음 실시됐다. 문제는 고객이 자동이체에 동의했음을 증명하는 ‘출금 동의 증빙 자료’를 반드시 금결원에 제출하라는 것이다. 서면·녹취·음성응답시스템(이하 ARS)·전자문서(공인인증서 또는 일반전자서명) 중 하나를 활용해야 한다. 인건비나 운영비를 쓰는 것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한국적 기부 상황에서, 이 같은 증빙 자료 제출에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들다 보니 비영리단체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A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금결원의 공문을 받고 부랴부랴 대책을 찾다가 ARS 시스템 구축에만 500만원 이상을 투자했다”면서 “그나마도 증빙 자료 첨부용량에 제한(300Kbyte)이 있어 수작업으로 편집까지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B단체 역시 최근 20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홈페이지 내에 공인인증서 인증 시스템을 구비했다. 특히 소규모 비영리단체의 경우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기부자 100인 이하의 C단체

국내 최초 공유가치호텔, 호텔카푸치노를 가다

‘엔젤 엘리베이터’ 객실로 이동시 카드키 댈 때마다 500원씩 적립Water.org에 기부되는 ‘엔젤 메뉴’ 등 먹고 마시는 중에도 ‘공유가치’ 이어져  손님을 받기 시작한 지 채 100일도 되지 않았는데 ‘기분 좋은 불편함’을 준다는 입소문이 자자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호텔 카푸치노. 호텔을 방문해서 투숙 후 떠날 때까지, 최소 두 개 이상 공유가치를 마주하도록 철저히 설계된, 국내 최초의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CSV) 호텔이라고 한다. 무엇이 다른지 직접 방문해봤다. 편집자   여느 호텔과 달리 로비에 그 흔한 샹들리에 하나 없다. ‘프리사이클(Pre-cycle·버려지는 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 등을 하지 않는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차원에서다. 대신, 호텔 프런트 벽면에 위치한 라이프 스타일 숍에는 다양한 공유가치 제품이 전시돼있다. 친환경 브랜드 ‘허그플러스’의 뱀부얀 타올(뱀부얀은 대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원사로, 생산할 때 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생분해성 섬유다),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레코드(RE;CODE)’에서 제작한 애견용품까지 모두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공간은 향후 판매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객실용 엘리베이터 2기 중 왼편에 있는 엘리베이터 앞에는 천사 날개가 그려져 있다. 객실로 이동하기 위해 카드키를 댈 때마다 500원이 적립되는 ‘엔젤 엘리베이터’다. 체크아웃을 할 때 카드키에 적립된 최종 금액을 알려주는데, 이 금액 중 원하는 만큼 추가 지불하면 환경단체인 ‘Water.org’에 기부할 수 있다. (지불을 원하지 않으면 숙박 비용만 내면 된다) 먹고 마시는 중에도 공유가치 경험은 계속된다. 수익금의 10~25%가 ‘Water.org’에 기부되는 ‘엔젤 메뉴’가 준비돼있기

유니클로 난민지원 10년…’1000만벌의 도움’ 캠페인

유니클로의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안 입는 옷, 매장에 가져가면 필요한 곳에 전달 “헌옷 수거함에 넣으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크기가 안 맞거나 유행이 지나서 그렇지 아직 입을 만한 옷이 더 많은데 아깝잖아요. 매장에 가져오면 직접 난민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실감 나서 유니클로 옷은 꼭 ‘리사이클’해요(웃음).”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버려지는 옷은 약 7만2000t. 1000억원어치 이상이 폐기되는 셈이다. 현행법상 의류는 생활폐기물로 처리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헌옷 수거함 대부분은 불법이다. 이렇게 수거함을 통해 모인 의류는 1㎏당 약 600원에 판매된다. 서울 장충동에 사는 김서영(가명·35)씨는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 3년째 유니클로 매장에 옷을 가져다주고 있다. 유니클로의 ‘전 상품 리사이클(All-Product Recycling Initiative)’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 상품 리사이클은 더 이상 입지 않는 유니클로 제품을 매장에 가져다주면, 유니클로가 옷을 직접 분류해 파트너 NGO들과 함께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게다가 서영씨가 올해 기부한 옷은 더욱 특별한 곳에 쓰일 예정이다. 유니클로의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1000만벌의 도움(10Million Ways to HELP)’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1000만벌의 도움은 유니클로 전 세계 17개 진출국의 소비자에게서 기부받은 의류 1000만벌을 난민에게 지원하는 캠페인으로 올해 2월까지 총 5개월간 진행된다. 앞서 스타 프로 골퍼 애덤 스콧(Adam Scott)과 휠체어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구니에다 신고 선수도 1000만벌의 도움 캠페인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유니클로의 난민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런던 대표 슬럼가였던 ‘해크니’… 10년간 가장 낮은 범죄율 유지한 비결은?

영국 ‘해크니개발협동조합’ 도미니크 엘리슨 대표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런던의 대표적 슬럼가로 손꼽혔던 해크니(Hackney) 지역. 마약과 강도 등 범죄의 온상이었던 이곳은 지난 10년간 역사상 가장 낮은 범죄율(1만1800여 건)을 유지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과학, 기술, 전문 지식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산업이 급성장해 현재 해크니 지역 산업의 4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료 산업과 소매 기업도 41%나 성장했다. 그 비결은 바로 사회 혁신가와 지역 소상공인에게 빈 사무실과 매장을 빌려주고, 버려졌던 주자창을 지역 최고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해크니개발협동조합(Hackney Co-operative Developments·이하 HCD)’의 도미닉 엘리슨(Dominic Ellison·사진) 대표가 그 노하우를 알리기 위해 내한했다. 안산시와 경기테크노파크가 공동 주최한 ‘사회적 경제를 통한 도시 재생’에 강연자로 나선 엘리슨 대표를 지난 13일 만났다. ―원래 주거협동조합이었다가 지역 주민들에게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 계기는 무엇인가. “구청에서 우리에게 버려진 건물을 활용해달라고 부탁했다. 전쟁 때 폭격을 맞은 후 방치된 3층 건물이었는데 예산이 없어 보수도 철거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우리는 구청에 100년짜리 ‘후추알 임대(중세 시대 영주가 농민들에게 후추 한 알을 받고 논밭을 빌려주었던 것에서 비롯된 용어)’를 해달라고 했다. 임대를 받은 후에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의 사업 기획서를 작성해 ‘트리오도스은행(Triodos bank)’ 을 찾아갔다. 융자금을 얻어 1층에는 상가, 2~3층에는 사무 공간을 꾸미고 지역 소상공인, 사회혁신가,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빌려주기 시작했다. 이 건물을 시작으로 전체 80여 사업자가 입주해있는 ‘달스턴 워크스페이스(Dalston Workspace)’을 만들었다.” ―공간을 임대할 때

풀뿌리 펀딩 이끌고 ‘자립의 꿈’도 키운다

2016년 달라지는 공익 관련 법·제도·정책 올 한 해, 고액 기부를 이끌 세제 개편이 이뤄지고,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확대되며, 사회 혁신가들의 발판은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2016년 우리 이웃들에게는 어떤 희망이 찾아올까. 신년을 맞아 달라지는 공익 관련 법·제도·정책들을 정리했다. 1 세제 개편으로 고액 기부 이끈다 ―기부금 2000만원 초과하면 30% 세액공제 고액 기부의 문턱을 높여왔던 기부금 세금 제도가 한 차례 완화된다. 지난달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라 고액 기부금 기준은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됐다. 고액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5%포인트 상승해, 2000만원을 초과한 기부금에 대해서는 30%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앞서 기부자들은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3000만원 이하 기부금에 대해서는 15%, 3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5%의 세금공제율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개인의 고액 기부를 이끌어낼 유인책으로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에서는 소득의 50% 한도에서 기부금 전액을 소득공제하며,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프랑스에서는 최대 75%까지 세제 혜택을 준다. 2 열매 맺는 ‘발달장애인지원법’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 17곳 신규 설치 올해부터는 발달장애인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결과로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 17곳이 각 시·도에 신규 설치되기 때문. 센터 신규 설치 및 운영과 관련해 40억원의 예산이 추가 편성됐다. 한편 발달장애인 가족을 위한 휴식 지원 서비스는 지난해 두 배인 1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취약 계층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공후견서비스(15억원)도 확대된다. 3 중증장애인 자립 강화 ―활동보조인 활동지원급여 확대 활동보조인의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깝죠, 나누는 기쁨

2015 아너 소사이어티 5人 인터뷰 지난 한 해 1억원 이상 기부한 아너소사이어티(이하 아너) 회원은 총 299명이다. 더나은미래와 공동모금회가 이 회원들을 분석한 결과 ▲서민층 ▲고인(故人) 기념 ▲지인 추천 ▲3040 ▲여성 기부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가입한 아너 회원은 지난해에만 9명으로, 전체 고인 기부(19명)의 절반에 가까웠다. 2015 아너를 대표하는 5명을 만나 고액 기부 스토리를 들어봤다. 이들은 하나같이 “내가 느낀 나눔의 기쁨을 더 많은 이에게 나누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 주 잘 쓸줄 알아야 진짜 부자 아니겠어요? 20년 모은 1억원 기부 허위덕씨 “아들 가족과 함께 거실에 모여 앉아 텔레비전을 보다 처음 ‘기부’ 이야기를 꺼냈어요. 혹시 반대하면 어쩌나 싶어서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그런데 며느리가 제 손을 꽉 쥐고 말하더군요. ‘어머니, 어떻게 그런 훌륭한 결심을 하셨어요’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지난 14일, 경기도 군포시 자택에서 만난 허위덕(78) 아너는 “밤에 자려고 누우면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라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허씨는 지난달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77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20년간 모은 돈을 쾌척한 그의 이야기는 동네에서도 단연 최고의 이슈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친척, 중학교 동창회 친구, 스포츠센터 아주머니들까지 연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며 축하의 말을 입에 올린다. 그러나 허씨는 자신을 그저 ‘평범한 할머니’ 라고 말한다. 그가 기부한 1억원도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며 틈틈이 저축한 쌈짓돈이다. “큰아들의 결혼

그들에게 필요한 건… ‘한 고비’ 넘기는 힘

정신질환자 사회 복귀 지원… 구로구공동희망학교 송경옥 시설장 텃밭 가꾸기·역사·작문 등 일상 생활 관련 프로그램 활용… 2년 전부터 직업 체험도 운영 전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수학자 존 내시, 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 시인 최승자. 각자의 분야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이들 네 사람은 모두 정신질환자라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링컨 대통령은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고, 수학자 존 내시와 시인 최승자는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고통 받았다. 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는 조울증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국내 18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의 정신질환 유병률은 27.6%(보건복지부·2011년). 성인 4명 중 1명 이상이 평생에 한 번쯤은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4년까지 정신장애인에 등록된 이들은 불과 9만7000명. 장애 등록조차 하지 못한 채 변방에 남아 있는 정신질환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수치다. 지난 10여년의 세월을 정신장애인 사회 복귀 활동 최전선에서 달려온 사람이 있다. 송경옥(51) ‘구로구공동희망학교'(이하 ‘희망학교’) 시설장이 그 주인공이다. 희망학교는 정신의료기관에서 정기진료를 받고 있는 만 19세 이상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사회 적응 훈련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신장애인 사회 복귀 시설이다. ◇그들의 눈에서 희망을 보다 “지금도 정우(가명)를 잊지 못해요. 술도 끊고 ‘새 삶을 살아보겠다’며 다짐했던 친구였는데, 너무나 갑작스레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정우 어머니와 장례를 치르면서 이 사람들을 제대로 도우려면, 알코올중독 치료나 상담보다 더 복합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1년간 수련을 거치면 정신보건 전문요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기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인천에서

“내가 그린 그림 ‘해피앤딩’처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길”

월드비전 ‘해피앤딩’ 캠페인에 재능 기부한 배우 유준상 “지난 2015년은 제 인생에서 참 특별한 해였어요. 데뷔 20주년을 맞기도 했고, 처음으로 우간다 긴급구호 현장도 방문했죠. 매일 아침 탈골된 팔로 사금(砂金)을 캐던 필립이 생각납니다.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대신해 너무 일찍 어른이 돼버린 필립과 함께 열흘간 울고 웃으면서, 작은 관심과 사랑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이번에 기부한 그림들은 그때 기억을 되살려 그린 것이에요.” 배우 유준상이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월드비전 ‘해피앤딩(Happy Anding)’ 캠페인에 직접 그린 그림을 재능 기부한 것. ‘꿈’ ‘나의 천사’ ‘마음과 마음’ ‘해피앤딩<그림>’ 등 그가 그린 그림 4점은 나눔 카드로 제작됐다. 카드의 판매 수익금은 긴급 구호 현장에 방한용품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유씨는 “그림 4점 중에서도 ‘해피앤딩’에 가장 애착이 간다”면서 “온 세상 어린이가 그림처럼 건강한 마을에서 자랄 수 있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말했다. 해피앤딩은 남을 위해 나누고 남은 케이크 조각의 단면을, 나눔이 만들어낸 ‘기회의 문’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이번 ‘해피앤딩’ 캠페인의 메인 이미지로도 활용됐다. “어렸을 때 옆집에 누가 이사를 오면 꼭 떡을 돌리곤 했던 기억이 나요. 또 어머니가 김장을 담그시면 한두 포기는 꼭 동네에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가져다 드리고 그랬거든요.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웃 간의 오가는 정이 있었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일부에서 시작하는 게 진정한 나눔이 아닐까요?” 해피앤딩 카드 1세트(그림 카드 4장, 봉투 4장,

눈을 떼지 마세요, 아이들이 희망입니다

요르단 난민 캠프 찾은 강도욱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 배수시설 없어 위생 문제 심각 女兒 학대는 신고조차 안 돼 단순 생계 지원을 넘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돕고 싶어 “흔히 중동 국가라고 하면 사시사철 따뜻할 거라는 오해가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한겨울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이 오기도 합니다. 시리아 난민들은 지금, 이 추운 겨울을 기본적인 방한복조차 없이 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요르단의 자타리(Zaatari)·아즈락(Azraq) 난민 캠프를 방문하고 온 강도욱<작은 사진>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의 말이다. 2011년 3월 발발한 시리아 내전으로 439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6년째 계속되는 전쟁으로 약 23만명 이상의 시리아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 중 6%(1만2000명)는 삶을 채 꽃피워보지도 못한 아이들이다. 고향을 잃고 맞게 된 또 한 번의 새해, 시리아 난민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 강도욱 팀장에게 난민들의 고된 겨울나기를 들었다. -캠프의 난민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나. “한 달 생활비 20JD(약 3만원)와 매일 똑같은 빵 네 덩이 정도를 지원받아 살고 있다. 오죽하면 다시 시리아로 돌아가 버리는 경우도 있다. 가장 심각한 인프라 문제 중 하나는 위생이다. 자타리 캠프는 배수시설이 없어 비가 내리거나 눈이 녹으면 그 물이 길바닥에 고여 썩는다. 딛고 선 바닥이 해충과 수인성 질병의 원인인 셈이다. 식수도 수십, 수백 가구가 하나의 고무 탱크를 공유하는 형식으로 조달하고 있었다. 월드비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년간 꾸준히 식수 위생 사업을 진행해왔다. 아즈락 난민 캠프 내에 정화조 674개,

“어렵게 얻은 새해 첫 아기… 그 누구보다 건강하게 키울게요”

차병원, 난임 부부 치료 지원 2016년 1월 1일 새벽 0시, 조진영(40)·정기철(41)씨 부부는 무엇보다 값진 새해 선물을 받았다. 4.26㎏의 건강한 남자 아이 ‘딴딴이'(태명)가 태어난 것이다. 무려 결혼 11년 만에 얻은 귀한 자식이다. 강남 차병원을 우렁찬 울음소리로 압도한 딴딴이에게는 ‘새해 첫 아기’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이 주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임신을 한 후에도, 아기가 배 속에서 커 나가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늘 마음 졸이곤 했어요. 이렇게 건강하게 태어나 준 딴딴이를 팔에 안으니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지 몰라요.”(조진영 산모) 2005년 결혼한 부부는 30대 후반에 들어선 2013년부터 임신을 계획했지만 좀처럼 아이가 생기지 않아 2014년 차병원을 찾았다. 3전 4기 끝에 시험관아기 임신에 성공했지만 고비는 계속 이어졌다. 고령인 조씨에게서 임신성당뇨가 발견된 것이다. 태아 기형아 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와 조마조마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이후 양수검사에서 딴딴이가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고 난 후에야 부부는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아빠 정씨는 “난임에서 건강한 출산까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강남 차병원 의료진 및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어렵게 얻은 아기인 만큼 그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똑똑하게 키우겠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현황과 성과(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난임 진단자 수는 최소 19만명 이상. 2005~2011년 동안 연평균 7.7%(여성 6.2%, 남성 15.6%)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차병원 그룹은 조씨 부부와 같은 난임 가정을 위한 치료, 연구 활동을 지속해 왔다. 강남 차병원은 2008년부터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