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파운데이션 ‘아트버스’ 프로젝트_예술창작이 필요한 곳에 ‘노란 버스’가 달려갑니다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연지초등학교의 운동장 안으로 노란 버스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와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 몇 명이 왁자지껄 수다를 떨며 차례차례 버스에 올라탔다. 내부를 개조해서 작은 공부방 같은 버스 안은 아이들이 조금만 떠들어도 웅웅거렸다. “1층에는 무당벌레, 2층에는 딱따구리, 3층에는 부엉이…. 어, 두더지 그리고 싶은데 어떻게 그리지?” 새나 벌레 등 학교 운동장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위한 집을 생각해보라는 말에, 여덟살 우섭이는 ‘동물 아파트’를 그리고 있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조각가 김재환(37)씨가 우섭이의 그림을 보고 “멋있네, 정말 잘했다”라고 칭찬하자 아이는 몸을 배배 꼬며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올라탄 노란 버스의 정체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서 문화 창작 수업을 하는 일명 ‘아트버스(art bus)’다. 이 버스 안에서는 10주 동안 젊은 예술가와 아이들이 함께 공동의 창작물을 만드는 ‘아트버스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실력 있는 미술 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해외 교류와 전시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캔 파운데이션(Contemporary Art Network Foundation, 국제시각예술교류협회)이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2009년 6월에 시작돼 벌써 2년째를 맞았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김씨의 수업은 자신의 주변에 사는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주제다. 버스에 올라탄 아이들은 컴퓨터와 TV를 통해 여러 벌레와 새들의 사진을 보고, 운동장으로 나와서 화단과 연못 등을 둘러봤다. 김씨를 비롯해 다른 지도교사의 말을 잘 듣던 저학년 아이들과 달리 고학년 아이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저런 낙엽 밑에는 뭐가 있을까?”라는 김씨의 물음에 몇몇 남자아이들은 관심 없다는 듯

[한국의 혼을 찾아서③] 인터뷰_ 신국악단 ‘소리아’ 류문 프로듀서

“국악, 전통을 바탕으로 하되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어야” “우리가 만든 新국악이 온 세상에 울려 퍼질 때까지 내인생 모두 바칠 것” 미국 공영방송 PBS가 만들고 있는 한국 특집 다큐멘터리 ‘김치연대기(Kimchi Chronicles)’를 보면 해금, 대금, 가야금 등 한국 전통 악기를 사용한 음악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들어왔던 국악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훨씬 빠르고 젊은 분위기다. 이런 스타일의 음악은 지난 2009년 미국 NBC 방송에 나갔던 독도 홍보영상에도 사용돼 많은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번 PBS의 다큐멘터리와 NBC의 독도 홍보영상에 사용된 음악은 둘 다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신국악단 ‘소리아’의 음악이다. 소리아(SOREA)는 한국의 소리(Sound of Korea), 한국의 영혼(Soul of Korea)이라는 뜻으로 2005년에 결성됐다. 데뷔 직후인 2006년 국악 분야를 넘어 대중음악 분야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창작곡 ‘뷰티풀 코리아(Beautiful Korea)’가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2006년 독일 펜페스트(Fan Fest) 공식 초청 독일 5개 도시 순회공연, 2009년 영국 템스페스티벌 공식 초청 특별공연, 2010년 프랑스 샹리브르페스티벌 공식 초청 특별공연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고 외치지만 막상 국민들은 외면해 왔던 국악으로 소리아가 국내외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소리아의 류문 프로듀서는 “음악은 특히 공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처음부터 전 세계 청중과의 소통을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보사노바, 탱고 등의 음악도 원래는 한 지역의 음악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유럽 등의 유명 아티스트들과 교류하고

“과자 한봉지 안 먹고 친구 한 명 살릴 거예요”

굿네이버스 세계시민교육 가양초교 전 학급 ‘세계시민교육’… 각 반마다 해외 아동 한 명씩 후원 불쌍한 빈곤국 아이 돕는 것 아닌 소중한 외국인 친구 한 명 얻은 것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인 학교는 조용했다. 간간이 교실에서 새어나오는 교사의 목소리와 아이들의 우렁찬 대답만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밝은 색깔로 꾸며진 복도와 영어수업을 위한 특별공간인 ‘English Zone’까지, 지난달 22일에 찾은 서울 가양초등학교는 여느 초등학교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니 특이한 점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각 교실 문 옆에 붙어 있는 여러 나라 아이들의 사진이었다. 가양초등학교는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가 ‘지구촌 이웃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세계시민’을 양성하기 위해서 만든 학생 교육 프로그램 ‘세계시민교육’을 전 학급에서 실시한다. 이 학교는 올해부터 교내에서 세계시민교육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반마다 아동 한 명씩을 후원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교실 문 옆에 걸려 있는 해외 아동의 사진은 그 반 아이들이 결연 후원하고 있는 ‘친구’다. 아프리카 중부 내륙국 ‘차드’에 사는 오데뜨 샤흘바 폴(Odette Sahoulba Paul)의 사진이 걸려 있는 3학년 1반은 마침 ‘세계시민교육’이 한창이었다. 교실에 들어서자 22명의 아이들이 다 같이 손을 번쩍 들고 숫자를 세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까지 숫자를 세고 손을 내리자 세계시민교육을 위해 나온 굿네이버스 전문강사 황화영(26)씨가 “우리가 이렇게 다섯을 세는 동안 여러분의 친구 한 명이 죽었어요”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미래 위해서 경쟁 아닌 나눔 가르쳐야”

인터뷰_ 김중곤 굿네이버스 본부장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가 지난 1993년부터 진행해 온 세계시민교육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지구촌 이웃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세계시민’으로 커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나 가정에서 굿네이버스가 제작한 영상과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을 받는 ‘간접교육’과 전문강사가 학교로 파견돼 수업을 하는 ‘직접교육’이 있다. 지금까지 약 1500만명의 학생들이 이 교육을 통해 ‘나눔’을 배웠으며, 올해에도 226만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굿네이버스 사업운영본부의 김중곤 본부장은 “세계시민교육의 3가지 핵심 키워드는 이해와 존중, 협력”이라고 말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은 ‘이해’, 즉 상대 문화와 사람에 대한 ‘공감’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돈도 많고 경험도 많은 선진국의 NGO가 실패하는 이유는 ‘우리가 가르쳐줄게’ 혹은 ‘내가 많이 가지고 있으니깐 불쌍한 너희들을 도와줄게’라는 생각으로 국제협력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받는 사람의 입장에선 당연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세계시민교육의 수업을 들어보면 강사는 유독 ‘학교에 가는 것은 모든 아이의 권리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는 김 본부장이 말한 세계시민교육의 핵심과도 일치한다. 아이들은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존과 교육은 모든 아이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임을 인식하게 된다. 또한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런 당연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우리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그렇다면 세계시민의 자질인 ‘이해’와 ‘존중’, ‘협력’ 등을 배우는 나눔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본부장은 “아동기에 형성된 행동 양식이 성인기에 패턴으로 굳어지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의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이뤄지는 교육은 나눔보다는 경쟁을

5월 맞이 이벤트 더해… “착한 가족들이 많이 이용하시면 좋겠어요”

‘착한 카드’ 특별한 이벤트 쥴리앙·권&한 에스테틱 착한카드 캠페인의 이벤트가 한층 더 풍성해졌다. 기존에 착한카드를 가지고 있는 ‘착한가족’이 누릴 수 있었던 경품 행사와 영화시사회 초대에 이어,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들이 추가됐다. 착한가게 6호점인 귀금속점 쥴리앙은 유동인구가 많고 귀금속점이 몰려있는 종로2가의 ‘종각귀금속백화점’ 안에 있다. 젊은 사장님 김기령(31)씨는 원래도 신문이나 TV 등 언론매체에서 연예인의 기부나 나눔 활동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관심 있게 챙겨봤다. 하지만 ‘이런 일은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까지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 이 마음을 실천으로 옮긴 것은 바로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나서다. 그녀는 “세계의 절반 이상이 먹을 것이 없어서 비참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자세하게 알게 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라며 어려운 이웃,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 김씨는 착한카드를 신청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귀금속점 ‘쥴리앙’을 ‘착한가게’로 등록하고 가정의 달인 5월은 특별 이벤트를 추가했다. 쥴리앙은 5월 한 달 동안 착한카드로 30만원 이상 결제하는 착한가족에게 보석함을 선물하고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등 5월에 있는 특별한 날 전후로는 각각 미아방지 목걸이, 14K 지르코니아 침 귀고리, 보석함 등을 추가로 증정한다. 김씨는 ‘사람은 이미지를 부여받으면 거기에 부응하려는 심리가 있다’면서 “착한가게 타이틀을 갖고 있으면 정말 착한가게가 되지 않겠느냐”면서 미소를 지었다. 착한가게 10호점인 ‘권&한 에스테틱’은 사무실 밀집 지역인 서울 중구 다동에서 서비스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

망우본동 맛솜씨길에 ‘착한거리’가 떴습니다

‘굿 스트리트’ 떴다 ‘먹자골목’처럼 거리의 ‘정체성’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단어는 없다. 골목 어디에서라도 ‘먹자’라고 외치면 어떤 종류의 식당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처럼 골목 전체가 식당과 주점으로 들어찬 ‘먹자골목’이 유난히 많다. 서울시 중랑구 망우본동의 ‘맛솜씨길’ 역시 먹자골목 중 하나다. 하지만 맛솜씨길은 여느 먹자골목과 다르게 또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바로 ‘착한거리(Good Street)’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하나SK카드, 월드비전, 국제기아대책, 굿네이버스, 한국컴패션, (재)바보의나눔 등 국내의 대표적인 비영리단체 5곳이 함께하는 착한카드 캠페인이 시작된 지 4개월이 넘었다. 이 캠페인은 신용카드인 ‘착한카드’를 만들면 연회비 5000원이 기부되고,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포인트가 자동으로 기부돼 전 세계 100만 아동을 도울 수 있는 ‘생활 속 나눔 캠페인’이다. 착한카드 소지자에게 할인이나 선물을 제공하는 ‘착한가게’가 되겠다는 개인 사업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착한가게가 모여 있는 ‘착한거리’ 1호가 탄생했다.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의 맛솜씨길로 이곳에 있는 음식점 24곳과 전자센터, 도배점, 가구점 등 총 27곳으로 구성됐다. ‘착한거리’를 찾은 지난 7일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다. 착한가게 1호인 ‘강릉촌두부’의 대표이자 이번 착한거리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조염형(53)씨는 “날씨가 좋았다면 착한거리 초입에서 다들 만나 거리를 함께 둘러보기로 했는데…”라고 아쉬워하며 상가 번영회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무실에는 벌써 10여명의 상인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있었다. 착한거리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 조씨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남을 돕는 건데 이왕이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조씨는 착한가게 1호로 착한카드 캠페인에 참여한 이후 주변 상인들에게

[Cover story] “한국 친구들의 도움으로 건강과 꿈을 찾았어요”

한국 도움으로 건강 되찾은 우즈베키스탄의 ‘니고라’ 햇살 따뜻한 지난 주말. 병원 복도에 들어서자, 시간이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링거 바늘을 손에 꽂은 채 천천히 복도를 지나갔다. 휠체어를 탄 중년의 남자는 서다 가다를 반복했다. 공기는 무거웠고, 낮은 목소리들이 웅웅거렸다. ‘이곳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았구나’ 생각하는 찰나,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8살 소녀 ‘니고라’가 활짝 핀 봄꽃처럼 웃고 있었다. 아이와 눈을 맞춘 후 시선은 바로 몸에 두른 기구로 옮겨갔다. 소녀의 여린 몸에 갑옷 같은 회색 보조기구와 머리를 고정하는 흰색 장치가 달려 있었다. 측은한 표정을 짓자 아이는 고개를 젓는다. 이 기구들은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무사히 끝냈다는 ‘영광의 장치’들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돌이 지난 후부터 뼈가 휘기 시작했다. 커갈수록 통증은 더 심해졌다. 뼈가 장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가난한 부부는 아이에게 “수술하자”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아빠 톨릅씨와 아내는 “아이가 큰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생후 8개월 때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진 기억만 떠올리며, 부부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밤마다 아이를 껴안고 우는 것이, 부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그러던 2007년, ‘희망’이라는 단어가 니고라에게 찾아왔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이 우즈베키스탄 베카밧에 장애아동을 위해 만든 유치원에 들어갔고, 니고라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한국에서 후원자들이 생겨났다. 서울 은평구 서문교회의 중고등부 학생 20여명은 니고라를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저금통을 깨서 2년 동안 200여만원을 모았다. 강남세브란스 병원도 돕겠다고 나섰다.

“피자 먹고 5000원 기부… 생활 속에서 나눔 실천해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 ‘비아 디 나폴리’ 등 음식점에서’기부카드’로 피자 무료로 먹고 전 세계 아이들 위해 기부도 하고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1일 점심시간. 광화문 거리에는 직장인이 한가득 쏟아져 나왔다. 며칠 새 포근해진 날씨 덕분에 다들 옷차림은 가벼워지고 발걸음은 느긋해져 있었다. 몇몇 직장인을 따라 LG광화문빌딩 지하에 자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비아 디 나폴리(Via di Napoli)’에 들어갔다. 이 날은 비아 디 나폴리가 4월 한 달 동안 펼치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의 첫 날이었다. 이벤트 기간에 ‘기부카드’를 들고 비아 디 나폴리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나폴리탄 마르게리타 피자’를 원래 가격의 4분의 1인 5000원에 먹을 수 있다. 고객이 낸 5000원은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 컴패션에 기부되어 전 세계 가난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세계 식량기금으로 쓰인다. 기부카드는 ‘토니로마스’, ‘비아 디 나폴리’, ‘매드 포 갈릭’ 등이 속한 외식전문기업 ‘썬앳푸드’의 삼성동과 광화문에 있는 전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홀 한쪽에는 일곱 명의 여성들이 즐겁게 웃으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근처 회사의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직장동료인 이들은 비아 디 나폴리를 지나가다 이벤트 소식을 보고 들어왔다. 도심에서는 5000원으로 국밥 한 그릇 먹기도 힘든데, 이 돈으로 피자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모든 사람들이 흔쾌히 이곳을 점심식사 장소로 정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예전부터 기부와 나눔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김민희(26)씨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과 같이

“웨딩드레스, 식이 끝나면 평상복으로 수선해드려요”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친환경 결혼식 ‘에코웨딩’ 화분 꽃장식, 하객에게 선물로… 유기농 음식, 남는 건 싸가도록… “아직 장소 제약 많아 아쉬워”…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생애 그 어느 순간보다 빛나고 싶은 사람이 바로 결혼식 날 ‘신부(新婦)’다. 그 욕망을 공식적으로 풀어놔도 되는 결혼식은 그래서 종종 과한 느낌을 준다. 특히 식장, 음식, 웨딩드레스 등 결혼관련 상품이 죄다 ‘패키지화’된 한국의 결혼식은 비싸면서도 천편일률적이다. 결혼식 날 단 하루를 위해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물품들이 환경을 심하게 오염시킨다는 것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의미의 결혼이 무엇인지 묻고, 상업화된 한국의 결혼문화에 대안을 제시하는 이가 있다. 사회적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이경재(31) 대표다. 이씨는 원래 의류회사와 방송국 의상실에서 일하는 평범한 패션디자이너였다. 그런 이씨가 ‘옥수수 전분’을 이용해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그린(green) 디자이너가 된 것은 한 방송을 통해 국민대 윤호섭 교수의 인터뷰를 보고서다. 이씨는 “‘환경이 이렇게 되기까지 디자이너의 잘못은 없나?’라는 윤 교수의 물음에 내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 길로 이씨는 국민대학교 환경디자인 대학원에 진학했고, 자신의 전공인 ‘패션’을 통해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쐐기풀, 한지, 옥수수 전분 등을 소재로 친환경 드레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일년에 170만 벌씩 버려지는 썩지도 않는 드레스는 새롭게 출발하는 한 가정의 시작과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6년 연 첫 개인전에는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웨딩드레스 열여섯 벌을 전시했다. 이 개인전을 보러 온 한 여성 관람객이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친환경제품은 안 예쁘다? 그 편견 뒤집었죠”

재생용지·재생용품 가게 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재생용지는 대부분 산업용품을 포장하는 ‘박스’나 신문을 만드는 신문용지 등으로 재활용된다. 하지만 펄프와 섞여 화장지로 다시 태어나거나 A4용지, 수첩, 스케줄러 등 문구용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여러 용도로 재탄생한 재생용지 중에서 가장 운이 좋은 것은 다이어리 등 각종 문구용품. 한낱 재생용지가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만나 ‘작품’으로 승화하기 때문이다. 재생용지를 이용해 문구류 소품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을 만나 재생용지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장단점에 대해서 들어봤다. 재생용지 문구 제조업체인 ‘공장’의 박현정(31) 대표는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문구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박 대표는 문구류 디자인을 하면서부터 ‘디자인과 환경’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없이 버려지는 종이가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환경디자인 대학원에 들어간 것도 그래서였다. 박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디자이너의 생각과 의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의식 있는 디자이너가 만든 다이어리나 수첩 등을 소비자가 쓰며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환경 관련 메시지를 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재생용지를 쓰거나 친환경 제품 만들기를 주저한다.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친환경 제품 전문업체 ‘에코브릿지’의 이보영(32) 총괄팀장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다. 이 팀장은 “‘친환경 제품은 비싸고 안 예쁘다’라는 소비자의 편견만 불식시키면 사업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디자인이 중요합니다. 물건이 예뻐서 샀는데 알고 보니 친환경 상품이더라는 입소문이 나야 하거든요. 예쁜 친환경 제품이라는 소문이 퍼지면, 조금 가격이 비싸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사줍니다.” 재생용지를 이용해

“종이 분리수거할 때 좀 더 신경 썼으면…” 버려진 종이, 재생지 되기까지

고물상 폐지→수집업체서 압축→제지공장서 재생지로 탄생 한국제지공업연합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소비된 종이의 양은 915만t이다. 새 종이 1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려 30년생 원목 17그루가 필요하다. 식목일을 맞아 고물상·중간수집업체·제지공장 등의 현장에서 헌 종이를 새 종이로 탈바꿈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재생용지의 탄생 과정을 시작부터 끝까지 따라가봤다. 지난말 29일,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에 있는 한 고물상. 이곳에서 일한 지 3년 됐다는 김정수(가명·63)씨는 바쁘게 종이를 골라내고 있었다. 김씨는 여기저기서 모여든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흰 종이, 신문지, 박스 등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그가 일하는 동네 고물상은 버려진 종이가 몰려드는 첫 번째 장소다. 버려진 종이들은 이곳에서 돈으로 바뀐다. 김씨는 눈과 손을 종이에 고정시킨 채 “종이를 버릴 때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좋을 텐데”라며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 ‘폐지’로 버려지는 종이 가운데는 코팅된 상태이거나, 스프링 등 이물질이 그대로 달린 채 들어오는 종이가 많아서 몇 번씩 재분류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도 요즘 들어 폐지를 버리지 않고 팔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했다. “예전에는 노인들이나 수레에 폐지를 가득 싣고 왔었는데, 요즘엔 근처 아파트 단지 주부들이 차에 폐지를 싣고 오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아파트 단지 내의 분리수거함에 종이를 버리는 것보다 한 푼이라도 벌 수 있는 고물상으로 가져오는 거겠죠?” 폐지의 양은 일주일이면 15톤에 이른다. 김씨는 폐지들이 너무 많이 쌓이기 전에 정기적으로 ‘중간수집업체’에 보낸다. 중간수집업체는 고물상이나 아파트, 빌딩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니 시장이 살아났어요

못골시장 상인회 대형 할인마트의 공세에 밀려 재래시장이 죽어가고 있다는 건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다. 수원에 있는 못골시장을 찾아가면서도 ‘다른 재래시장들에 비해 잘 된다고 하지만 그래 봤자’라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시장 전체에서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고 곳곳에 설치된 TV 화면에서는 라디오 DJ의 모습이 보였다. 주중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였고 상인과 손님 사이에는 이야기가 넘쳤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시장’이었다. 못골시장 상인회 이충환(39) 회장은 “수원 못골시장은 하루 방문객 1만명이 넘는 인기 재래시장”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전혀 달랐다. 2005년의 하루 방문객은 지금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못골시장이 10년도 안 된 사이에 ‘환골탈태’ 할 수 있었던 것은 적절한 관(官)의 지원과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상인들의 노력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8년 시행한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선정된 못골시장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차와 2차에 걸쳐 총 14억을 지원받았다. 이 돈으로 먼저 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을 했다. 가게마다 서로 다른 간판을 하나로 통일하고 비 오는 날도 손님들이 시장에 오는 데 문제없도록 아케이드 공사를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못골시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이 같은 환경개선사업보다는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상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상인회 사무실 옆에 있는 회의실을 수원에 있는 여러 단체들에 개방했다. 한 달에 5~6번씩 외부 단체들이 시장 상인회 회의실을 무료로 이용하면서 자연스레 시장 홍보도 됐다. 다른 시장들이 재래시장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