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연지초등학교의 운동장 안으로 노란 버스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와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 몇 명이 왁자지껄 수다를 떨며 차례차례 버스에 올라탔다. 내부를 개조해서 작은 공부방 같은 버스 안은 아이들이 조금만 떠들어도 웅웅거렸다. “1층에는 무당벌레, 2층에는 딱따구리, 3층에는 부엉이…. 어, 두더지 그리고 싶은데 어떻게 그리지?” 새나 벌레 등 학교 운동장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위한 집을 생각해보라는 말에, 여덟살 우섭이는 ‘동물 아파트’를 그리고 있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조각가 김재환(37)씨가 우섭이의 그림을 보고 “멋있네, 정말 잘했다”라고 칭찬하자 아이는 몸을 배배 꼬며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올라탄 노란 버스의 정체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서 문화 창작 수업을 하는 일명 ‘아트버스(art bus)’다. 이 버스 안에서는 10주 동안 젊은 예술가와 아이들이 함께 공동의 창작물을 만드는 ‘아트버스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실력 있는 미술 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해외 교류와 전시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캔 파운데이션(Contemporary Art Network Foundation, 국제시각예술교류협회)이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2009년 6월에 시작돼 벌써 2년째를 맞았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김씨의 수업은 자신의 주변에 사는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주제다. 버스에 올라탄 아이들은 컴퓨터와 TV를 통해 여러 벌레와 새들의 사진을 보고, 운동장으로 나와서 화단과 연못 등을 둘러봤다. 김씨를 비롯해 다른 지도교사의 말을 잘 듣던 저학년 아이들과 달리 고학년 아이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저런 낙엽 밑에는 뭐가 있을까?”라는 김씨의 물음에 몇몇 남자아이들은 관심 없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