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기자 장애 선진국 미국을 가다 ②]<끝> ‘정부 지원’ 대신 ‘시민 사랑’으로 성장하는 NPO(비영리 민간 단체)

액세스리빙 – 장애 인식 높은 시민 덕 4년 만에 1600억 모은 장애인인권단체 클리어브룩 – 모금 전문가 고용해 이벤트로 개인기부 늘린 장애인 교육·구직 단체 “정부 지원금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NPO(비영리민간단체)가 국내에 몇이나 될까요?” ‘더나은미래’에서 1년 넘게 공익 분야를 취재하면서, 수많은 NPO 실무자를 만났다. 활동 분야도, 일하는 방식도 모두 달랐지만, 이들이 국내 NPO 환경에 대해 털어놓은 근심은 똑같았다. 개인 후원금을 늘리기 어렵다 보니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는 NPO가 많다는 것이었다. NPO는 시민의 편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를 견제·비판하는, 애드보커시(advocacy·권리옹호)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를 견제해야 할 NPO가 정부 지원금으로 단체를 운영하게 되면, 본래의 애드보커시 역할을 해내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많은 NPO 활동가가 “정부 정책을 잘못 비판했다가 내년도 지원금이 대폭 삭감될까 봐 눈치를 보게 된다”고 걱정했다. “현장에 나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만날 시간에, 정부 지원금을 증빙하는 서류 작업을 해야 할 때가 많다”며 한숨을 쉬는 이들도 많았다. 미국에서 장애인 애드보커시 활동으로 유명한 NPO를 찾아가보니, 이들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시카고의 장애인 인권 단체,’액세스리빙(Access Living)’은 모금액의 55%를 개인·기업 등에서 충당하고, 45%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신기한 것은 장애인 복지를 위해 30년 넘게 정부와 싸워왔다는 점이다. 지난해 발달장애인이 취업을 위해 ‘아이큐 테스트’에서 일정 점수를 넘어야 한다는 법 조항을 폐기한 것도 이 단체의 활동 덕분이었다. 발달장애인의 취업을 돕는 데 주(州) 예산이 많이 들다 보니, ‘아이큐 테스트’라는 불평등한 장벽을 둔 것에 대해 끊임없이

[Cover Story]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⑩… 한국 특수교육 일군 이근용 대구사이버대 총장 3代

‘장애인을 내 가족처럼…’ 3대째 실천하는 가족 맹아학교 기숙사에서 3대 모두 장애인과 먹고 자고 함께 생활 조부는 대학과 특수학교, 아버지는 특수교육학과, 이총장은 K-PACE 설립 학생들 하고픈 일 있다면 잘 하도록 돕는 게 목표 철저한 신원조회로 자식처럼 장애인 보살필 특수교사 채용 미국 한국도 이런 변화 필요 사회복지시설이 전무하던 시절, 시각장애·청각장애·지체부자유·정신지체·정서장애 등 5개 특수학교를 한곳에 세운 사람이 있다. 국내에서 장애인 인권 운동이 시작된 1988년보다 무려 32년 전에, 특수교육 지도자 양성을 시작한 인물이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이도 있고, 국내 최초로 발달 장애인을 위한 고등교육 전문 기관을 설립한 사람도 있다. 이름 석 자 뒤에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들. 한국의 특수교육을 이끈 네 사람, 아니 한국 특수교육의 역사를 써 내려간 한 가문의 이야기다. “대학 캠퍼스 안에 이렇게 주차장이 많으면 장애인이 보행하기 힘들어요. 미국 대학들은 캠퍼스 안에 주차 공간을 만들지 않습니다. 만약 무단 주차를 할 경우 벌금을 내야 하고, 이를 지불하지 않으면 졸업장을 받을 수 없어요. 아직 우리에겐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25일 만난 이근용 대구사이버대학교 총장의 머릿속엔 온통 장애인 생각뿐이었다. 특수교육 역사관, 장애인 지원센터 등 대구대 곳곳을 소개하는 와중에도 그는 “장애인 전용 캠퍼스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든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사이버 강의를 보완해야 한다”는 등 장애인 복지와 교육 방향을 제시하느라 바빴다. ◇장애인과 함께 자란 이근용 대구사이버대 총장 5개 특수학교가

[정유진 기자, 장애 선진국 미국을 가다 ①] 법·시스템 정비 후 바뀌어야 할 것… 바로 우리의 ‘편견’

발달장애 아이 부모들 미국 향하는 이유… 장애인 자립 도와주고 기업서 고용률 높아 TV 토크쇼 출연시켜 시민들 인식 개선도 5년 전,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들을 만난 적이 있다.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물으면, “훌륭하진 못해도, 행복하게 키우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이야기하는 분들이었다. 자녀들이 발달장애 관련 전문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기에, 어머니들은 직접 음악·미술·언어치료를 배워 서로의 자녀들에게 베풀었다. 그러나 해가 바뀔수록 이 모임에 참석하는 인원이 줄어들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자 학교 적응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따돌리는 것 같다”면서 하나 둘 미국으로 떠났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궁금했다. 발달장애 아이들을 키우는 많은 부모가 한국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안고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육 방식의 차이일까, 복지 시스템의 차이일까. 아니면 수십, 수백년간 쌓여온 역사나 문화의 차이 때문일까. 장애에 대한 인식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도시, 미국 시카고를 향하면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발달장애국 직원들의 인식부터 개선시키는 것이죠.” 미국 일리노이주 발달장애국(ICDD) 총 디렉터 마거릿(Magaret Harkness)씨가 미소를 보였다. “ICDD의 중요한 역할은 민간 기업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일입니다. 미국 기업엔 장애인을 몇 퍼센트 이상 고용해야 한다는 의무가 부과되지 않지만, 높은 고용률이 유지되고 있죠. 이는 똑같은 조건의 회사 두 곳이 정부에 차를 판매할 경우, 장애인을 더 많이 고용한 기업이 선택되는 암묵적인 시스템 때문입니다.” 미국이

병원없는 마을 찾아다니며 진료… 아이들의 건강 위해 달리는 버스

지멘스 건강검진버스 4월부터 버스 개조해 도서·산간지역 찾아가 매회 80개 지역 신청 2차 검진비용 지원해 “숨을 한번 크게 내쉬어볼까?” 초음파 진단기기가 배꼽 위에 닿자, 이수아(10)양이 몸을 잔뜩 움츠린다. “괜찮아. 우리 몸속이 얼마나 건강한지 가르쳐주는 친절한 기계야.” 의사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지자, 언제 긴장했느냐는 듯 수아양이 이내 눈을 반짝인다. “뱃속에 상처가 났는지도 가르쳐주나요?” “제 몸속은 어떻다고 하나요?” 검진이 이뤄지는 5분 내내 쉴 새 없이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수아는 건강해서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네.” 의사 선생님의 답변을 들은 수아양이 진찰대를 내려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신건우(12)군이 들어간 곳은 높이 1m40㎝에 달하는 하얀색 박스. 헤드셋을 낀 채 눈을 지그시 감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빨간색 버튼을 눌렀다. 고병관 한국 지멘스 보청기 사업부 직원은 “증폭을 측정해서 난청이 있는지, 실제 청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장비”라며 “아이들은 난청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이어폰을 끼고 자거나 큰소리를 지속적으로 접하면 귀에 나쁘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5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치동 본량농협 건물 앞. 토요일 오전이면 한산하던 이곳이 60명의 아이들로 시끌벅적했다. 이날은 서울에서 아주 특별한 ‘손님’이 왔다. 초음파 진단기기와 소변검사 기기, 청력검사 장비 등 최신 의료장비가 가득 찬 이동식 건강검진 버스가 도착한 것이다. “이곳엔 문구점도 병원도 없어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려면, 1시간에 한 번 오는 버스를 두 번씩 갈아타야만 했어요. 인근에 보건소가 있지만 독거노인을 위한 방문진료를 중점적으로 하고

[12가지 핵심과제] ⑩ 의료… ‘협력’으로 건강해지는 마을

하나로 뭉친 보건의료진… 지역사회 튼튼해진다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보건소와 1차 병원 손잡아 예방·교육·진료 통합… 3차병원 이용 줄어들어 각계 의료진 정기모임해 정보 네트워크 구성하고 음악회 등 지역축제 마련 의료기관·주민이 소통해 신뢰 관계 형성해야… 일본 미야기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 와쿠야쵸(通谷町)에는 주민 1만7000명이 모여 산다. 센다이시로부터 50㎞ 떨어진 시골이지만,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건강한 마을로 꼽힌다. 1년 동안 와쿠야쵸 주민 한 명이 사용하는 평균 의료비는 25만엔(357만원)으로 일본 지자체 35곳 중 셋째로 의료비 지출이 적다. 1인당 사용하는 국민보험료도 넷째로 낮다. 병원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와쿠야쵸 마을 중앙에는 일본 대도시 주민도 부러워할 만한 400병상 규모의 주민의료복지센터가 있다. 진료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영양 교육, 수술, 재활, 간병 등이 모두 한곳에서 이뤄진다. 방문간호·재활 서비스도 활발해, 인근 지자체 10곳이 도움을 받을 정도다. 충분한 진료 시간이 확보되고, ‘마을 주치의’로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이 부여되기 때문에 이곳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력·사회복지사들은 물론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1972년, 와쿠야쵸 마을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다스리지 못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노인들이 많았다. 젊은 층은 계속 마을을 빠져나갔다. 그 해 1월,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빙 둘러앉았다. 몇 주에 걸친 토론 끝에 “보건의료와 복지가 결합된 지역 공동체 모델을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1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센터 건립을 위해 자신의 땅을 선뜻 내놓았다. 이렇게 모인 땅이 3만평에 달했다. 건강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이들은 주민 1만명의 서명을 받아 와쿠야쵸 군수를 찾아갔고, 군수는

“학원 운영자·강사도 아동학대 신고해야”

장화정 관장 인터뷰 지난해 대검찰청에서 분석한 범죄 현황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지난 2002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07년을 기점으로 무려 1000건을 넘어섰다. 아동·청소년과 범죄자가 서로 ‘아는 사이’거나 ‘가족 및 친척’ 관계에 있는 경우도 46.9%를 차지한다(2011년 여성가족부).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국내에 기형적으로 자리 잡은 아동 성범죄 문제를 지적하며 “최근 개정된 아동복지법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정된 아동복지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군을 12개에서 22개로 확대한 점이다. 초중등학교 교원·의료인·아동복지시설의 장에 한정됐던 신고 의무자군이 학원 운영자·강사, 의료기사, 건강가정지원센터·다문화가족지원센터·정신보건센터 관계자 등으로 대폭 늘어났다. 의무 위반자에겐 1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한다. 아동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의 아동 보호 역할이 강화된 것이다.” ―개정된 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가. “아동 성범죄 가해자들의 교정·교화를 위한 치료와 교육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진 아동 성범죄자들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들이 치료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 이젠 5년 이상의 형벌을 받게 되기 때문에, 가해자들의 어린 시절 분석부터 일대일 치료, 집단치료 등 세밀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아동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지역사회 내에서 서로 관심을 갖고, 함께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 통영 사건이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아이는 자장면 아저씨한테 ‘배고프다’고 문자를 보내거나, 마을을 혼자 돌아다니는 등 동네 어른들에게 관심을 호소했었다. 경남 지역에서 엄마들이 4명씩 조를 짜서 가가호호 방문하는 ‘마을지킴이’처럼

초·중등 학교장도 아동 안전교육 의무

아동복지법 개정 지난 8월 5일 시행된 개정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의 안전 교육이 훨씬 강화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아동 복지 시설의 장과 어린이집 원장에 한해서 매년 1회 안전 교육 계획과 실시 결과를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 법률에 따르면, 유치원장과 초·중등학교장도 매년 3월까지 아동 안전 교육 계획과 실시 결과를 관할 교육감에게 보고해야 한다. 성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 교육의 경우 연간 8시간, 6개월에 1회 이상 시행해야 하며, 실종·유괴의 예방 교육과 약물의 오남용 예방 교육은 연간 10시간, 3개월에 1회 이상 시행해야 한다. 안전 교육 내용은 ▲성폭력 및 아동 학대 예방 교육 ▲실종·유괴의 예방과 방지 교육 ▲약물의 오남용 예방 교육 ▲재난대비 안전 교육 ▲교통안전 교육 등 5가지다. 처벌 규정도 강화했다. 앞으로 아동 안전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제75조 1항 1호). 이번 개정안에 함께 추가된 ‘아동 학대 신고 의무 위반자’에게 부과되는 과태료(100만원 이하) 기준보다 무려 3배나 높다. 전문가들은 “개정 법에서 신고 의무보다 예방 교육 의무 위반을 중하게 규정한 것은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이후 대처하는 것보다, 철저한 교육을 통해 사전에 위험을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전국 초등생 3만5000명에 “내 몸을 지키자” 인형극

초등학교성학대 예방 인형극 학교 돌며 성학대 예방극 No·Run·Tell 3단계 학습 “인형 활용하니 효과 높다” 현지 교장들도 적극 호응 지난 9월 1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화접초등학교 강당. 올망졸망한 1·2학년 학생 103명의 시선이 무대 위로 집중됐다. 검정 커튼이 열리고 막이 오르자, 분홍 원피스를 입은 새별이가 등장했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나의 몸은 내가 지킬래~.”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한다. 학교 주변을 막 벗어나자, 아는 어른 한 명이 다가온다. “새별이네 집 근처에 볼일이 있는데, 집에 데려다줄게.” 아빠 친구라는 낯선 어른과 함께, 새별이는 아무런 의심 없이 집으로 들어간다. “속옷에 흙이 묻어있네. 아저씨가 털어줄게.” 갑작스러운 요구에 새별이가 머뭇거리자 그는 “어허~ 어른 말을 안 들으면 나쁜 아이지!” 하며 호통을 친다. 겁에 질려 어쩔 줄 몰라 하는 새별이 모습을 보고, 화접초등학교 강당에 앉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소리치기 시작했다. “싫어요! 하지 마세요!” 아이들의 목소리에 용기를 얻은 새별이도 아저씨에게 “하지 마세요!”라고 소리지르며 도망을 갔다. 이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아이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굿네이버스가 진행한 성학대 예방 인형극 1막은 이렇게 끝났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인 만 7세 전후 대상 성범죄 급증 지난 7월 경남 통영에서 등굣길 아동을 납치 살해한 사건에 이어, 전남 나주에서 잠자던 아동을 납치해 성폭행한 사건 등 아동 대상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성학대 예방 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어린이집·유치원 등 10700곳의 유아 교육기관을 직접 방문해 아동 성학대 예방극을 진행해온 굿네이버스는,

같은 빌딩 5개 회사의 ‘우간다 아동 돕기’

아프리카 우간다 에이즈 아동들을 돕기 위해 같은 빌딩에 입주한 회사 5곳이 하나로 뭉쳤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극동스포츠센터 건물에서다. 시작은 1층에 위치한 패션브랜드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가 패션쇼와 콘서트가 결합된 ‘파콘쇼(Facon Show, Fashion&Concert)’를 기획하면서부터다. 막스앤스펜서 이승주 과장은 “작은 나눔이 모이면 더 많은 아프리카 아이의 꿈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시푸드 레스토랑 ‘드마리스’는 파콘쇼에 참석한 이들에게 케이터링(Catering)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빌딩 전체를 운영하는 ㈜극동 GNS는 파콘쇼 당일 건물로비에 진열된 주얼리 브랜드 ‘키에라 꾸띄르(KIERA·이하 키에라)’의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극동GNS는 영화 ‘도둑들’에 나온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직접 디자인한 보석 가공 업체다. 이뿐 아니다. 1층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TOMNTOMS)’는 매장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파콘쇼 및 아프리카 우간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홍보한다. 이 빌딩 B동에 입점한 신한은행 압구정역 금융센터는 LCD 대형 모니터 6대를 지원한다. 이 모니터는 파콘쇼 직후 일주일간 막스앤스펜서 압구정 매장에서 열리는 이한나 작가의 ‘우간다 에이즈 아동을 위한 사진전’에 활용될 예정이다. 파콘쇼 ‘슬픔도 자라면 꽃으로 피리’는 오는 9월 14일 오후 7시 서울 막스앤스펜서 압구정 매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파콘쇼와 사진전을 통해 모인 수익금은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 에이즈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함께하는 기업 사회공헌이 뜬다] 작은 사회공헌이 힘 합치면 더 큰 물줄기를 이룹니다

지역 아동센터 돕기에 성심병원은 건강검진 농협은 먹거리를 제공 고려개발·국토연구원은 페인팅·풍선아트 지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북서쪽으로 130㎞ 떨어진 작은 항구도시, 칼룬보르에는 ‘생태산업단지’가 있다. 이곳에는 덴마크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력발전소와 인슐린을 생산하는 제약회사 등이 있지만, 폐기물이나 오수는 외부로 배출되지 않는다. 제약공장, 정유공장, 석고보드공장, 석탄화력발전소 등 네 공장이 ‘친환경’이란 키워드로 ‘협력’했기 때문이다. 4개 공장에는 연결 파이프가 설치돼, 한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이 다른 공장의 원자재로 활용된다. 정유업체의 탈황가스는 화력발전소 연료가 되고, 화력발전소의 황산칼슘은 석고보드 공장 원료로 쓰인다. 제약공장의 슬러지(하수처리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는 인근 농장에서 비료로 사용하고, 화력발전소의 증기열은 제약공장에서 인슐린을 제조하는 에너지로 사용된다. 인근 양어장·농장·중소 공장도 함께 참여해 1980년대 완성된 칼룬보르 ‘생태산업단지’는 9000만달러 투자로 매년 7.5만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해, 총 2억달러 이상의 경제효과를 내고 있다. 2009년 7월, P&G는 밀레니엄·메리어트·래디슨·앰버시 스위트 등 신시내티에 위치한 지역 호텔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호텔로부터 제공받은 수건·침구류 등을 자사 세제로 세탁한 후 소외계층에게 제공하는 ‘미션 소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덴마크의 ‘생태산업단지’처럼, P&G의 프로젝트처럼, 공통 키워드를 가진 기업들이 협력하는 CSR 사례가 늘고 있다. ◇비즈니스는 경쟁해도 CSR은 협력한다 NHN과 Daum(다음), 해피빈재단과 다음세대재단이 함께 기획·진행한 ‘소셜이노베이션 캠프’는 동종 업계에서 일하는 경쟁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뭉친 대표 사례다. 2008년 영국에서 시작된 ‘소셜이노베이션캠프’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시민들로부터 공모받고, 웹 기획자와 개발자 그리고 디자이너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한시간 동안 웹서비스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하는 행사다. 지난 2010년 아시아 최초로

SNS로 알리고 파티 열고… 기부가 변한다

NGO의 모금활동 현지 사정 잘 알고 있는 직원 참여 거리캠페인전체 모금액의 70% 맞춤형 컨설팅으로 고액 기부자 마음 잡기도 전략 더한 모금활동으로 기부자의 마음 공략한다 “기부자의 마음을 여는 말 한마디가 아이 한 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8일, 구의역에서 만난 한정오(46)씨의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땀을 닦아내는 것도 잊은 듯했다. 한씨의 시선은 오로지 바쁜 걸음으로 지하철역을 나서는 시민들에게 고정돼 있었다. 그녀는 제3세계 빈곤아동들을 지원하는 NGO, 월드쉐어에서 3년째 거리캠페인을 전담하고 있다. “거리캠페인 중에 만난 70세 할머니가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매달 3만5000원씩, 벌써 2년째 아프리카 아이를 후원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힌 한씨는 “뙤약볕 더위에 주저앉고 싶다가도 뜻있는 후원자를 만날 때마다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얼굴과 얼굴 맞댄 거리캠페인, 기부자 마음 열어 월드쉐어의 전체 모금액 중 70% 이상은 거리캠페인을 통해 이뤄진다. 지하철역, 공원, 휴게소 등이 캠페인 무대다. 2008년 설립 이후, 전년 대비 신규회원 증가율이 2010년에 15.3%, 2011년에 32.7%에 달한다. 월드쉐어보다 규모가 큰 다른 NGO들이 거리캠페인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아갈 정도다. 류원규 월드쉐어 총괄팀장은 “거리캠페인을 일반 자원봉사자들에게 맡기지 않고 직원들이 직접 진행한다”며 입을 열었다. 거리캠페인 전담직원 외에도, 전 직원이 날짜를 정해 번갈아 현장에 나간다고 한다. 그는 “바삐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후원을 강요하거나 잘못된 태도를 보이면, 해당 NGO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이 기부 자체에 거부감을 갖게 된다”면서 “기부 현장의 최전선에 최고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입 직원들은 일반

[Cover Story] ‘자립의 날개’ 달아주는 학교… 세상을 향해 飛上

미국 발달장애 직업교육 체험한 ‘장애청년드림팀’ 발달장애 청년 8인 선진 문화 체험 시카고행 미국 PACE 학생 2년간 청소부터 월급관리까지 혼자 생활하는 법 배워 25년간 85% 높은 취업률 주변의 도움만 바랐는데 미국 친구와 함께해 보니 홀로 살아볼 용기 생겨요 “Lots of work! Lots of fun!(일은 많지만, 너무 재미있어요!)” 파란 눈에 금발머리를 한 29살 조쉬(Josh·학습장애)씨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8명의 한국 발달장애청년들이 그의 주위를 둥그렇게 에워싸며 질문을 쏟아냈다. 조쉬씨는 어깨에 두른 초록색 앞치마를 만지작거리며 또박또박 답변을 해나갔다. 그는 그렌브룩노스고등학교(Glenbrook North Highschool) 학생 식당에서 5년째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요리를 좋아하지만 언어 이해 능력이 떨어지는 자폐성 장애 때문에, 식당일은 꿈도 못 꾸던 조쉬였다. 그러나 지금은 일주일에 3일, 하루 6시간씩 일하면서 시간당 9달러(최저임금은 7.25달러)를 버는 어엿한 요리사다. 그를 고용한 알폰소(Alfonso·46)씨는 조쉬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내셔널루이스대학(NLU)의 페이스(이하 PACE) 프로그램을 통해 조쉬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인턴십을 하는 1년 동안 성실하게, 또 맛있게 요리를 만드는 걸 보고 채용했는데 매우 만족스러워요.” 조쉬씨를 따라 조리기구도 만져보고, 음료수와 샌드위치들을 보기 좋게 진열하던 이시훈(24·지적장애1급)씨는 “나도 좋아하는 직업을 찾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지난 8월 27일, 미국 일리노이주의 그렌브룩노스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일일직원’ 체험 현장. 한국 발달장애청년 8명의 꿈을 찾는 도전이 시카고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대구대학교가 지난해 3월 평생교육원 산하에 설치한 발달장애인 고등교육기관(3년 과정), ‘케이페이스(이하 K-PACE)’의 2학년생들이다. K-PACE는 미국 내셔널루이스대학(NLU)이 1986년,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해 개발한 PACE 프로그램을 국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