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에너지 빈곤 해결… 태양광에서 답을 얻다

하리쉬 한데 ‘셀코 솔라’ 공동 대표 태양광은 저렴하고 깨끗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셀코 솔라’ 설립·운영 인도 전역에 32개 센터 유지·관리 A/S 철저히 돈없는 주민들 부담 더는 맞춤형 대출 시스템 구축 많은 국가에 보급 위해 기업 노하우도 적극 공개 “인도의 빈곤층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값싸고 안전한 불빛’입니다. 등유에서 나오는 오염된 공기를 마시는 이들에겐 ‘깨끗한 에너지’도 필요합니다. 값싸고,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태양광발전’이 제가 얻은 해답입니다.” 지난 11월 13일,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포럼에서 만난 하리쉬 한데(Mohan B.Hedge)씨가 태양광발전 사회적 기업 ‘셀코 솔라’를 창립한 배경을 설명했다. 인도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정전이 일어날 정도로 에너지가 부족한 나라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만성적인 전력난은 인도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1.2%씩 떨어뜨리고 있다. 안전한 불빛이 없으니, 저소득층은 ‘에너지 빈곤’에 시달린다. 인도 상인들은 등유를 사기 위해 하루 평균 15루피(360원)를 소비한다. 불빛이 없으면 해가 져도 물건을 팔 수 없기 때문에, 오늘 번 돈으로 내일 장사할 등유를 구입한다. 하루 평균 수입(53루피)의 30%를 등유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니, 하루하루 생계유지도 버겁다. 인도 인구의 60% 이상이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다. 하리쉬 한데씨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에너지공학 석·박사 학위를 마친 직후인 1994년, 모국인 인도로 돌아가 ‘셀코 솔라’를 설립했다. 지난 8년간 ‘셀코 솔라’는 인도 빈민층 15만5000가구에 태양광을 통한 전기를 공급했고, 2011년에는 소외계층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Magsaysay Award)’을 수상했다. “태양광은 보급뿐

생활비보다는 일자리 제공… 장애인 경제적 자립 돕는다

KGC인삼공사의 사회공헌 재봉틀을 돌리는 15명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20평 남짓한 공간에는 ‘홍이장군’ 마크가 새겨진 노란색 수면조끼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크리스마스 때까지 주문받은 조끼를 충분히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정진 번동코이노니아 장애인보호작업시설 원장이 미소를 지었다. 1991년 설립된 번동코이노니아는 장애인 자활과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2010년부터는 KGC인삼공사의 사은품인 앞치마 1만8000개, 수면조끼 4000개를 맞춤 제작하고 있다. 번동코이노니아의 1년 매출액 3억원 중 약 2억원이 KGC인삼공사의 사은품 제작으로 이뤄진다. 김 원장은 “대부분의 기업이 행사 한 달 전에 갑자기 주문한 뒤 번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삼공사는 연간 계약을 맺었다”면서 “사은품 수량과 배송 시기를 연초에 미리 확정해 주문하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제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가 번동코이노니아에 사은품 제작을 의뢰한 것은,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서다. 후원금만 전달하는 것보다는 이들에게 일할 기회와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김경옥KGC인삼공사 CA부 사회 공헌팀 과장은 “직원들이 당장 생활비보다 일자리 걱정이 없어졌다는 점을 더 기뻐하시더라”면서 “원단 구입 비용이 부족하지 않도록, 후원금 일부를 연초에 선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번동코이노니아가 제작한 홍이장군 앞치마와 수면조끼는 전국에 있는 정관장 가맹점으로 전달된다. KGC인삼공사가 아이들의 면역력 증진을 위해 제작한 ‘정관장 홍이장군’을 구매하면, 해당 사은품이 선착순으로 무료로 지급된다. KGC인삼공사는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급여의 일정 부분을 떼어 모은 ‘정관장 사내기금’으로 장애인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는 이 기금으로 번동코이노니아에서 일하는 50대 여직원의 어깨 수술 비용을 후원하기도 했다.

나눔 후엔… 상한 김치와 연탄재만 남아

‘보여주기식’ 겨울철 사회공헌 실태 나눔의 폐해 건강상태나 환경 무시한 김장 담그기·연탄 나르기 사진만 찍고 가는 행사 진행과 다름없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 기업 인근은 김치 ‘초과’, 다른 지역은 ‘미달’ 초래 수혜자 배려한 해법은 기업과 복지기관 연계해 정확한 수요 파악하고 사전에 활동 조율해야 “어차피 못 먹는 김치 말고, 자주 들러서 말동무해 줄 사람이나 보내줘.” 김명순(77·가명)씨가 냉장고 문을 열고, 하얀 통을 가리켰다. 지난해 겨울, 복지기관 두 곳에서 받은 김치 20㎏이었다. 1년 동안 손도 안 댔다. “간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너무 짜서 입에도 못 댔어. 의사가 당뇨가 심하니까 짠 음식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차라리 쌀이나 이불 좀 보내주지.” 김씨는 매년 겨울 김치를 배달하는 봉사자들에게 ‘쌀이나 간병인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변함없이 못 먹는 김치만 냉장고에 쌓여간다. ◇보여주기식 겨울철 기업 사회 공헌 최근 서울의 한 장애인복지관은 유명 중소기업으로부터 “300만원 후원금을 보낼 테니 김장 담그기 행사를 진행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회장님이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꼭 사진에 담아야 한다”는 요청도 덧붙여졌다. 전화를 받은 사회복지사는 “300만원으로는 김치를 줄 수 있는 가정이 50곳밖에 안 되는데, 대상자 선정도 어렵고, 괜히 어르신들끼리 싸움만 난다”고 거절한 이유를 밝히며 “결국 돈 줄 테니 사진 찍고 홍보 되는 행사 열어달라는 소리”라고 하소연했다. 매년 겨울이 되면, 기업 사회공헌의 단골 행사로 ‘김장 담그기’와 ‘연탄 나르기’가 진행된다. 그러나 정작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수혜자 고려 않는 보여주기식 사회공헌이 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노인복지관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돈 쓰기, 우리가 알려드립니다

비영리 펀드레이저 세계 ‘펀드레이저’란? 후원자와 수혜자 연결, 원활한 기부 돕는 전문가 모금 기술보다 신뢰 구축…기업에 ‘잘하고 있다’ 칭찬과 격려로 나눔 독려 지난 2007년, 미국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향후 의사(연평균 소득 1위)를 앞지르는 유망 직종으로 ‘펀드레이저(Fund raiser·모금 전문가)’를 꼽았다. ‘펀드레이저’란 기금의 목적과 자금 규모를 분석해 개인, 단체의 기부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기획·실행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미국의 주식 부자 워런 버핏이 재산의 85%를 기부하기까지 ‘펀드레이저’들이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 국내에도 기부·나눔 문화가 확산되면서 ‘펀드레이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황신애 건국대 발전기금본부 모금기획부장… “펀드레이저의 역량은 기부 전(前)단계에서 결정된다” “많은 분이 ‘대학은 등록금도 받고 건물도 많은데, 왜 모금을 따로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당장 굶어 죽는 아프리카 아이들과 비교해볼 때, 대학 모금은 긴급하지도 않고, 기부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도 않기 때문이죠.” 황신애 건국대 발전기금본부 모금기획부장은 대학모금의 전문가다. 모교인 한국외대에서 10년간 모금전담 직원으로 활동했고 지난 2007년 서울대에 스카우트돼 개인기부금 200억원을 유치하는 등 3년간 발전기금 3500억원을 모금했다. 이후 건국대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만에 1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았다. 황 부장은 “모금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기부가 이뤄지기 전까지의 사전 준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행사에 자주 참석하거나, 우편물에 호응이 있는 분들에게 먼저 다가갑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거나 성공한 분들의 기사와 책을 읽고 찾아가기도 합니다. 모금 실적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해요. 사람과의 ‘관계’보다 모금 ‘기술’에만 집중하는 마음도 경계해야 해요. 신뢰가 쌓이면, 기부자의 마음은 저절로 열립니다. 많게는 스무

철저한 교육·엄격한 자격기준과 합당한 대우… ‘진짜 전문가’ 만드는 비결

미국 예술치료사 자격 분야별 협회 하나씩 존재… 모든분야 자격 학사 이상 실습 감독 900시간 이상… 5년마다 자격 검증까지 한 명당 2시간 이상 치료… 경력 따라 억대연봉 대우 미국에서는 아동 치료와 관련된 민간자격증이 철저히 관리·감독되고 있다. 민간자격증을 발급하는 협회가 최대 100곳에 달하는 우리와 달리, 미국은 치료사 협회가 음악·미술·언어 등 분야별로 하나씩만 존재한다. 자격증을 발급하는 협회가 하나로 통일돼있기 때문에 치료사의 최소 자격 요건도 동일하다. ◇치료학과 전공 학사 이상 자격 요구 미국의 미술치료사 자격은 AATA (American Art Therapy Association·미국미술치료협회)에서 관리한다. AATA가 정한 자격 요건과 교육 커리큘럼을 따르는 대학(또는 대학원)에만 AATA 인증 마크가 부여된다. AATA의 인증을 받은 대학의 치료학과에서 60시간 이상 이론 및 현장 교육을 받고, 최소 900시간 이상 전문 미술치료사(Supervision)로부터 임상실습 감독을 받은 학생들에게만 미술치료사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음악·언어치료사 역시 치료학과가 개설된 대학(또는 대학원)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 최소 학사 이상의 자격이 요구된다. 자격시험에 합격한 이후에도 5년마다 치료사의 자격을 검증받아야 한다. 음악치료사들은 5년 동안 AMTA(American Music Therapy Association ·미국음악치료협회)가 주관하는 보수교육을 최소 40시간 이수해야 하며,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또는 학술 저서 등 활동 내용에 따라 자격증 갱신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뉴욕 예술치료협회’에서는 지난해부터 대학원에서 미술·음악 등 예술치료를 전공한 치료사들에게만 따로 ‘LCAT(New York State Creative Arts Therapist Licensure)’란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충분한 치료·상담 시간 보장 미국의 음악치료사들은 하루 8시간 근무하고, 최대 4명의 내담자를

예산 받으려 치료시간 줄이고 거짓 서명… 구멍난 아동 치료 바우처

아동 예술 치료 실태 복지부 바우처예산 늘자 자격증 4년새 40배 증가 온라인 8시간 이론 강의, 실습 없이 자격증 발급 정서장애 아동 12만명, 질 낮은 치료에 부작용 부실한 교육·예산 증가로 ‘일자리 창출 목적’ 비난 바우처 사업 통합하고 치료사 재교육 지원 필요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늘고 있다. 정서장애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약 12만명에 달한다. 최근 5년 새 62%나 증가한 수치다. 정서장애 중에서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이하 ADHD)가 55%로 가장 많았고, 주변 사람을 공격하거나 갑자기 우는 등 일상적 정서·행동장애(14%), 자신도 모르게 눈이나 어깨를 빠르게 움직이는 틱장애(11.5%)의 비율도 높았다(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문제 해결을 위해 복지부는 지난 2007년부터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이하 아동치료 바우처 사업)’을 시작했다. 전국가구평균소득 100% 이하(4인 가구 기준 월 438.5만원) 가구가 복지관이나 민간기관에서 언어·청력·미술·음악·행동·놀이심리운동 등 6개 치료서비스를 받을 때, 일정액을 보조해주는(바우처) 사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치료사 자격 기준을 엄격하게 두지 않아, 검증되지 않은 민간자격증과 관련 기관들이 난립하고 있다”면서 “치료의 질이 떨어진 부작용이 고스란히 아동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8시간 온라인 강의만으로 치료사 자격 얻는 나라 ‘음악심리상담사, 음악심리상담지도사, 음악심리지도사, 음악심리분석사, 임상음악전문가, 음악지도사, 음악중재전문가….’ 국내에서 발급되는 음악치료 관련 민간자격증 종류다. 총 45개의 자격증이 서로 다른 기관과 협회에서 발급되고 있다. 명칭은 비슷하지만 자격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H 연구원이 배출하는 ‘음악심리분석사’는 별도의 음악치료 교육을 받지 않아도, 해당 기관의 시험에서 60점 이상만 받으면 자격증을 받는다. H 교육원에서 발급하는 ‘음악심리상담사’ 자격증은 5주 동안 총 15.45시간의

밀가루·설탕… 주머니에 넣어 나눔 동참한 시민

STOP HUNGER 캠페인 전 세계 영양부족을 겪는 사람 수는 9억 2500만명. 그 중 약 60%가 개발도상국에 집중돼 있다. 세계 인구 7명 중 1명이 굶주림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기아대책은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 중 첫 번째 목표인 ‘절대빈곤과 기아퇴치’를 위해 2010년부터 스톱헝거(STOP HUNGER) 연중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10월 20일 토요일,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G마켓이 함께 서울 여의도 너른 들판과 물빛무대에서 ‘G마켓 나눔 페스티벌 with 스톱헝거’ 행사를 개최했다.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기획된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직접 가루죽, 밀가루, 소금, 설탕, 비타민 등의 식품과 티셔츠를 주머니에 넣는 ‘식량키트 제작’이 이뤄졌다. 시민들이 지구촌 빈곤 문제에 공감하고, 직접 나눔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오후 3시부터는 김주하 MBC 앵커와 ‘꿈꾸는 다락방’ 이지성 작가가 연사로 나선 강연회가 열렸고, 7시부터는 제국의 아이들, 울랄라세션 등이 출연한 나눔 콘서트도 진행됐다. 속초·전주·부산·울산 등 전국에서 제작된 식량키트와 나눔 페스티벌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해외 27개국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되며, 국내 저소득 가정과 북한 주민을 위한 급식 및 의약품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식물 키우기·생활복 재활용… 작은 실천으로 세계를 바꿀 수 있어요

[지구촌 문제 고민하는 4명의 청소년 리더] 지구촌 빈곤 문제 해결에 학생으로서의 역할 고민 온실가스 줄이기 위해 모든 교실에 화분 기르고 단체 티셔츠는 재활용 빈곤퇴치 주제로 캠페인송·공모전도 제안 지난 9월, 서대전여자고등학교의 모든 교실 창가에 초록색 화분이 하나씩 놓였다. 지구, 자연, 지구사랑…. 학생들이 직접 꽂은 화분 이름표다. 전교생이 함께 식물을 키우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촌 문제를 생각하자는 취지의 작은 캠페인이다. 이는 한 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한 사람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나무 978그루를 심어야 한다고 해요.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온실가스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화분을 떠올렸어요. 기후변화와 관련된 이름으로 정하자고 제안했죠. 비록 28개의 작은 화분이지만, 학생들의 이런 실천이 모이면 가뭄과 물 부족으로 고생하는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장현은(17·서대전여고)양이 ‘식물 키우기’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7월 31일부터 2박 3일 동안 진행된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 리더십 캠프’에 참여했던 장양은 “캠프에서 배운 기후변화와 지구촌 빈곤 문제를 학교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 10월 17일,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맞아 ‘청소년 글로벌 리더십 캠프’에 참가했던 4명의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였다. ‘청소년 글로벌 리더십 캠프’는 지구촌 빈곤 퇴치에 기여할 글로벌 리더 육성을 위해 굿네이버스와 연세대학교가 주최하는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학생회장·부회장 약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기후변화로 파생되는 지구촌 문제와 빈곤 퇴치를 위해, 청소년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이들은 학교에서 직접 시도해본 캠페인 경험을 나누며, 다양한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① “단순지원 넘어 자립기반 마련… 지속 가능한 개발의 시작”

[굿네이버스 해외 지부장 6인 대담] 빌린 양 3마리 팔아 가게 차린 아프리카 주민… 그들이 바란 건 일할 기회 NGO역할 주민이 정하고 정보공유해 실수 줄여야 가난한 사람 돕는 최선은 기회 제공해 자립 돕는 것 가난한 사람을 돕는 최선의 방법은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가능성을 인정하고 기회를 제공하면, 이들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해나간다. 한국 개발협력 NGO들이 해외 원조를 시작한 지 20년. 국제개발협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목마른 아이에게 물통을 건네기보다 학교 안에 우물을 짓는다. 온종일 마실 물을 찾아 헤매던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고, 물을 얻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단순히 모기장을 지원하기보다 모기가 번식하는 웅덩이를 메우는 등 환경을 개선한다. 당장의 성과보다 개도국의 자립과 행복을 생각하는 해외 원조. 최근 대두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모습이다. ‘더나은미래’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지속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을 가다’ 캠페인을 전개한다. 그 첫 번째 기획으로 굿네이버스 개발협력 전문가 6인 대담을 실시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네 가지 어젠다(agenda)를 제시했다. ◇배우는 자세로 현장의 니즈(needs)를 파악하라 “아프리카에 처음 갔을 때, 옥수수 농장을 지어서 주민들에게 수천 가마의 식량을 보급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옥수수 말고 학교를 지어달라’고 하더군요. 결정을 보류하고 다시 마을에 가보니, 이들이 3개월 만에 밀짚으로 교실을 만들었더라고요. 마을의 234명 아이가 전부 모여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저를 본 주민들이 ‘모래와 벽돌을 교실 옆에 모아두고, 물도 저장해뒀다’면서

전공·경험 살려… 나눔으로 새로운 인생 찾은 사람들

[나눔 실천하는 실버세대] 실버넷 뉴스- 55세 이상 노년층 주축… 실버세대 인터넷 언론사 ‘아름다운 가게’ 우명옥씨- 10년간 6000시간 봉사… 이웃 돕고자 자격증 취득 바라봄 사진관- 촬영 전 충분히 대화하고 장애인·소외 이웃 할인도 “보기 드문 색감인데요. 이 작품 디자인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노란색 코트를 곱게 차려입은 최진자(65)씨가 디자이너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질문을 던졌다. 김금순(70)씨는 디자이너 가까이 카메라 삼각대를 세우고, 촬영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고, 녹화된 영상을 확인하던 김씨가 “오케이” 사인을 내며 활짝 웃었다. 이들은 몸집만 한 카메라 장비를 번쩍 안아 들고 이들은 전시회 곳곳을 렌즈에 담아갔다. 지난 10월 16일,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에서 열린 전시, ‘인생사용법’을 취재하는 실버넷 뉴스 영상촬영팀의 모습이다. 실버넷뉴스는 만 55세 이상 노년층이 주축이 되어 2002년부터 10년 넘게 유지돼온 인터넷 언론사다. 현재 200명이 넘는 실버기자들이 실버들에게 노인복지 정책, 지역 이슈, 문화 행사 등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취재한 영상뉴스는 최소 2만건에서 최대 4만건까지 조회 수가 올라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기자로서 당당하게 제2의 인생 찾은 실버넷뉴스팀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하는 영상뉴스를 위해 이들은 일주일 내내 쉴 틈이 없다. 지역 신문, 지자체 자유게시판, 페이스북은 하루에도 몇번씩 체크한다. 실버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눈과 귀를 열어둔다. 실버넷뉴스 4년차 기자 정정자(70)씨는 “촬영, 편집, 자막, 내레이션, 스튜디오 녹음까지 실버기자들이 직접 하고 있다”면서 “장비도 실버들이 직접 구입하고, 무료봉사지만, 기사 작성은

[12가지 핵심과제] ⑪ ODA<국제개발원조>

도움 주는 나라 20년… 해외 지원하는 한국의 현주소 국내 단체 해외 원조 규모 빠른 속도로 성장 중 시민 참여도 늘면서 정부보다 개인 후원 많아 사업비 규모 늘어났지만 전담 인력 여전히 부족 지난 20년간 우리나라가 ‘도움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탈바꿈하는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CSO·Civil Society Organizaion)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한국 국제개발협력 NGO들의 협의체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는 최근 전 세계 91개국에서 지구촌 이웃을 돕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이하 CSO)의 현황을 담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CSO 편람’을 발간했다. 이번 편람은 지난 3월 22일부터 한 달 동안 조사대상 168개 기관 중 설문에 응한 87개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외사업 규모 5년 새 4배 증가 지난해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들의 총 사업실적은 약 1조1649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이 국내사업에 쓰이고, 28% 정도가 해외사업(현금+물자)에 쓰였다. 해외사업 규모는 2006년 703억원에서 2009년 1425억원, 2011년에는 2835억원으로, 5년 사이 무려 4배가량 늘었다. 이는 2011년 정부의 무상원조액(약 4518억원)의 60%에 해당하는 액수로, 정부 못지않게 시민사회단체들의 국제개발협력 활동 규모가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해외사업비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단체는 4곳이었다. 반면 3억~5억원 규모의 단체는 20곳(25%)으로 가장 많았고, 1억~3억원 규모도 16곳(20%)으로 다수였다. 1억원 미만의 사업비로 운영되는 소규모 단체도 9곳이나 됐다. 규모가 커진 만큼 사업의 영역도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다. 사업비가 가장 많이 투자된 분야는 보건·의료사업으로, 전체 규모의 26%(약 240억원)였다. 교육(21.3%)과 지역사회개발(15.4%)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애드보커시 사업은 2009년 4건이었는데 반해 지난해엔 25건으로 대폭

건강 빈부 격차 없애려면 의학 지식 격차 줄여야

서정욱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선진국과 저개발국가의 건강 지식 격차를 메울 방법을 오래도록 고민해온 의사가 있다. 2000년부터 의료계의 정보화 흐름을 주도해온, 서정욱(58·사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다. 서 교수는 2000년부터 서울대학교병원의 정보화 혁신 사업을 담당해왔다. 환자들의 건강 기록을 의사들이 손쉽게 공유하고 진단할 수 있도록, 서울대병원에 전자의무기록을 도입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있는 12만건의 전자정보를 구조화해 전자도서관 사업을 추진한 것도 바로 그다. 현재 그는 (사)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 이사로 재직하면서 글로벌한 ‘오픈 액세스’ 운동을 시작했다. 저개발국가에서 생산되는 의학 정보를 전 세계에 전파시키는 지식 공유 프로젝트다. “저개발국에 전기와 컴퓨터를 보급해서, 선진국의 의학 정보를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기후, 풍토 등 지역 환경에 따라 질병도 다르고,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약의 종류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지 상황에 맞는 의학 정보를 직접 생산하도록 돕는 게 최우선 과제지요.” 기후나 환경이 비슷한 지역끼리 의학 정보를 공유하면 더 효율적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서 교수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각 지역의 의학 논문을 실시간으로 검색·공유하는 ‘지역별 펍메드(pub med·의학논문 검색 사이트)’를 구상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먼저 한국이 포함된 서태평양 지역의 펍메드를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였다. “베트남, 네팔,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도 훌륭한 의학 학술지들이 있었지만, 국제 저널(SCI)에 게재되는 논문 수는 손을 꼽습니다. 저개발국에서 쓴 논문은 거짓 정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들의 의학 지식도 가치 있다는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2005년 필리핀 정부기관을 방문한 서 교수는 한국과 의학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