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예술가에 빌려준 낡은 공장… 기업과 지역문화도 바꿨다

[Cover Story] 예술로 사회공헌하는 해외 기업들 노키아그룹 케이블 공장… 핀란드 예술가 보금자리로 문닫은 영국의 화력발전소… 세계 3대 현대 미술관인 테이트모던으로 재탄생… 獨 음악전문 출판사 ‘쇼트’… 문화예술 교육·도서 개발 새 정부가 국정 비전으로 ‘문화 융성’을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문화예술 교육을 활용한 사회공헌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 사회공헌 관련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소외 계층에 대한 정서 지원’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문화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문화예술 사회공헌 현장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건물 안은 미로 같았다. 열 걸음만 떼어도 벽에 칠해진 색깔과 디자인이 확 바뀌었다. 대중문화 잡지가 전시된 벽 맞은편에 서양화가 그려져 있고, 반대편 계단에는 만화 캐릭터를 형상화한 ‘그래피티아트(Grafity art·벽이나 그 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가 눈에 들어왔다. 각 공간에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들도 다양했다. 일렉트릭 기타 연주를 가르치는 평생교육반을 지나자 재생 용지를 손에 든 아이들이 건축 수업을 듣고 있었다. 1만5000평에 달하는 5층 건물은 핀란드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지난 10월 2일 핀란드 헬싱키의 복합문화센터 ‘카펠리(KAPELLI)’ 현장이다.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카펠리(KAPELLI)는 약 1만5000평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건물로, 현재 문화예술복합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신진 예술가들이 전시된 1층 갤러리 모습. ◇민관 협력으로 살린 폐공간…핀란드의 문화예술 소통 창구 되다 카펠리는 노키아(Nokia)그룹이 운영하던 핀란드 최대 규모의 케이블 공장이었다. 1987년 휴대폰 제조업에 집중하기 위해

업무 시간에 색소폰 불고, 쉬는 날은 그룹홈 봉사… 회사, 변했네

예술, 기업 문화를 바꾸다 악기·미술강좌 마련한 넥슨 – 직원 30%, 예술 교육 참여… 부서 간 벽 없애 협력 효과 아이들과 문화 체험하는 태광 – 미술 작품 만드는 시간 갖고 후기 공유로 정기후원 이어 1인1악기로 음악회 여는 제닉 – 매주 연습해 복지관서 공연… 직원 적응·소비자 신뢰 상승 지난 9월 2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15평 남짓한 ‘사운드고’ 녹음실 현장. ‘더놀자 밴드’ 단원들은 제10회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연주곡을 연습하고 있었다. 트럼펫, 색소폰, 트롬본 등이 어우러져 풍성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이들은 정식 뮤지션이 아니다. 넥슨 컴퍼니(NEXON COMPANY·이하 넥슨) 직원 15명으로 구성된 빅밴드다. 2011년 밴드가 결성될 당시, 생전 처음 관악기를 다뤄본 이들이었다. “회사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어요.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매일같이 색소폰, 카메라, 캔버스를 들고 다녀요. 상사 분들 책상 위에도 스케치북, 색연필이 놓여 있고요. 점심때나 퇴근 직후 지하 회의실에 가면 여기저기서 악기 연주 소리가 나고, 직원들이 모여앉아 미술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회사가 아니라 대학 동아리실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예요.” ‘더놀자 밴드’ 단장을 맡고 있는 이홍우 넥슨 커뮤니케이션센터 법무실 실장의 말이다. 그는 “내년 초 완공될 넥슨 신사옥에는 밴드 연습실, 미술 공동 작업실 등 포럼 공간이 따로 마련될 예정”이라고 했다. ◇임직원 문화예술 교육… 소통 늘고 조직 분위기 달라져 넥슨은 2011년부터 한국예술종합대학 산학협력단(아르꼼)을 통해 임직원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넥슨 포럼’을 시작했다. 소묘·스케치·아크릴·재즈 밴드·디제잉(DJing) 등 미술, 음악, 인문학, 체육 전반에 걸친 강좌를

중국 등 제3국서 태어난 탈북자 아이 탈북자 대우 못 받는 사각지대 놓여

비보호 청소년 문제 주거비 등 정착지원금과 軍 면제·대학 특례 편입학 비보호 청소년은 혜택 제외 중국·태국·몽골 등을 거쳐 국내에 입국하는 북한 이탈 주민이 늘어나면서, 제3국에서 출생한 자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비보호 청소년’이라 부른다. 2011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부모 중 한 명이 북한이탈주민이고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한 학생이 전체 학생의 36.2%라고 한다(전체 학생 수 1681명 중 비보호 청소년 608명). 초등학생은 비보호 청소년 숫자(57.4%)가 이미 탈북 청소년(42.6%)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탈북자이면서도 탈북자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북한에서 태어난 자녀는 군대 면제, 대학 특례 편·입학, 생계비·주거비 등 정착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비보호 청소년은 이러한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다만 다문화가족지원법이나 한부모가족지원법을 통해 방과 후 프로그램, 다문화가족자녀 어린이집 보육비 등의 지원을 받는다. 윤상석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부소장은 “북한 이탈 주민에게 다문화 자녀는 ‘외국인’이라는 인식이 강해 해당 지원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서 “제3국 출생 북한 이탈 주민 자녀를 새로운 범주로 받아들이고, 명확한 개념 규정과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처별로 제3국 북한 이탈 주민 자녀를 바라보는 입장도 다르다. 교육부는 제3국 출생 북한 이탈 주민 자녀를 탈북 학생으로 인정해 교육 지원을 하고 있지만, 통일부는 비보호 청소년으로 분류해 탈북자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반면, 여성가족부는 다문화 가정 자녀로 지원하고 있다. 마석훈 새터민청소년 생활공동체 ‘우리집’ 대표는 “우리 기관 인원의 절반이 제3국 출생 북한

영어·국어 배웠던 적응교육 사회 나와보니 헛공부였네요

구멍난 입국 초기교육 탈북 청소년이 12주간 받는 하나원의 사회 적응 교육 기본 교과목 위주로 구성돼 실질적인 적응엔 도움 못 줘 편의점 간판 못 읽어 아르바이트 면접 늦기도 실생활 관련된 내용 다루고 심리 정서 지원도 강화해야 “열둘 덜기 둘 같기는 열(12-2=10). 북한에선 이렇게 읽어요.” 은주희(가명·24)씨가 하얀 종이에 간단한 뺄셈 문제를 적으며 말했다. 은씨는 2009년 중국을 거쳐 홀로 한국 땅을 밟았다. 탈북 직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이하 하나원)에서 3개월간 교육을 받으면서, 은씨는 생소한 용어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이런 어려움은 지난 3월 대학에 입학한 뒤로도 계속됐다. ‘대중문화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 수업 때 프레젠테이션(PT) 발표를 하던 은씨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욘사마 열풍과 연관 지어서 설명해달라’는 질문 때문이었다. 은씨는 “욘사마란 단어를 몰라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원에선 영어 단어를 외웠던 기억이 대부분인데, 입국 초기에 읽고, 쓰고, 말하는 방법이나 독서·토론 방법을 배웠다면 남한 사회 적응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란 아쉬움도 전했다. ◇당장의 ‘점수 올리기’보다 소통·정서 교육 강화돼야 국내 입국한 탈북 청소년들은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은 뒤, 12주 동안 하나원에서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기본적인 교과목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돼 있다. 주말에는 난타, 종이접기 등 문화예술 수업이 진행된다. 전 과목이 고루 분포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하나원을 나온 이욱현(가명·18)군은 아르바이트 면접 날 1시간을 헤맸다. 편의점 간판을 읽지 못해 주위를 빙빙 돌았기 때문. 이군은 “하나원에서

[아산미래포럼 기획 시리즈] ② “학교 다녀서 뭐해요? 수업은 못 알아듣고 애들은 간첩이냐고 놀리는데”

아산미래포럼 기획 시리즈 ② 탈북 청소년탈북 청소년 약 6220명 최근 4년간 6%가 학교 포기일반 학생 중도탈락률 6배··· 고학년일수록 비율도 늘어탈북 과정서 겪은 불안함도 학교생활 적응하는데 방해입국 초기에 소통 가르치고 일대일 교육으로 안정 도와야 “학교에 계속 다녀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려웠어요.” 김성민(가명·19)군이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성민군은 지난해 10월,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수업 내용이 도무지 이해되질 않으니, 공부가 재미없었다. 학교에 가면 온종일 엎드려서 잠만 잤다. 수업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하는 교사와 싸운 적도 있다. 교내 ‘문제아’로 낙인찍힌 그가 자퇴하겠다고 말했을 때, 말리는 사람도 붙잡는 사람도 없었다. 중국, 몽골을 넘어 한국 땅에 들어온 지 벌써 10년째. 성민군은 북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 때 남한에 먼저 들어온 엄마를 따라 홀로 중국 국경 철조망을 넘었다. 어렵게 밟은 한국 땅. 그는 어눌한 말투 때문에 초등학교 내내 놀림을 당했다. 중학교 때는 “너 간첩 아니냐”며 시비를 거는 아이들을 흠씬 두들겨 팼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책상에 엎드려있는 시간은 늘기만 했다. “전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어요. 동급생들과 사용하는 언어도, 경험한 문화도 전혀 다르니 적응하기 어려웠어요. 저뿐만이 아니에요. 고1 때 같은 반에 북한에서 온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어딜 가도 손가락질당하는 것 같다’면서 힘들어했어요. 결국 괴롭힘만 당하다가 두 달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캐나다로 이민을 갔습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 이탈 주민 수가 약 2만5000명을 넘어섰다. 그중 탈북 청소년(9~24세 이하)은 약 6220명으로

[라이벌 기업 CSR 열전] ② 매출은 2배 차이… 기부금 증가율은 1000배 차이?

라이벌 기업 CSR 열전<2> 자라 vs. 유니클로 작년 유니클로 10억원 기부 사회공헌 전담팀 운영하고 국내 비영리단체와 교류도 자라는 4년째 기부금 0원 전담인력·사회공헌 없어 바야흐로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시대다. 갭(Gap),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에이치앤엠(H&M) 등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들은 1~2주마다 저렴한 가격의 신상품을 내놓으며, 패션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반응도 뜨겁다. 2008년 국내 SPA 브랜드의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3조원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도 무려 60% 증가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국 시장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사회공헌 현황은 어떨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국내 매출 1, 2위를 다투는 유니클로와 자라의 기부금 및 사회공헌 활동을 비교했다. ◇국내 기부금 내역… 유니클로 10억, 자라는 ‘0원’ 지난 4년간 유니클로와 자라의 국내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2009년 1226억원에서 2012년 5049억원으로 약 4배(411%)가량으로 성장했고, 자라는 799억원에서 2038억원으로 약 2.5배(255%)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에도 이 브랜드들의 기부금은 2009년 0원을 기록했다. 두 브랜드의 국내 기부 내역은 2010년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니클로는 2010년 기부금 100만원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엔 5452만원, 2012년에는 10억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금액을 크게 늘려왔다. 3년 새 1000배 이상 늘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CSR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기업 내부에 생겨나면서, 2011년부터 CSR 활동을 본격적으로 가속했고, 동시에 기부금과 사회공헌 활동이 대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반면 자라리테일코리아(이하 자라)는 같은 기간 2.5배의 매출 증가를 보였음에도 4년째 기부금이

못 먹어서 아픈 아이 30만명 이젠 배불리 먹일 수 있나요

승인받은 5개 단체 품목 분유·의약품으로 제한 MB 정부 때 지원 중단으로 전문성 갖춘 비영리단체 절반 문 닫고 20%만 활동 남북협력기금 대부분은 유니세프 등 외국단체 전달 “우리 세금으로 마련한 물품 외국인이 전달해 주는 셈”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한 민간단체 북한 지역개발은 北 주민과 가까워질 기회도 민간·정부·기업 협력해야 제대로 된 대북 지원 가능 정부의 민간단체 대북 지원 승인… 반응 엇갈리는 이유는 “우리는 한반도 한쪽에서 굶주림과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새 정부는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지난 15일, 광복 68주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원칙을 다시금 강조했다. 남북 정치 상황와 상관없이 영유아 등 열악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였다. 지난 7월 29일에는 ‘민족사랑나눔’, ‘섬김’, ‘어린이어깨동무’,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푸른나무’ 등 민간단체 5곳의 대북 지원을 승인했다. 이 중 단체 두 곳에 대해서는 지난 13일, 지원 물품 분배 모니터링을 위한 방북을 허용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14일엔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민간단체 대북 지원 실무자들은 “말라붙었던 북한 인도적 지원이 살아날 징조”라며 기대감을 가지면서도, “정부의 진정성을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MB정부의 인도적 지원 중단…비영리단체 문 닫고, 30만 아동 영양실조로 “고난의 행군 중입니다.” 지난 9일 만난 강영식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한숨을 푹 쉬었다. “지난 정부가 인도적 지원마저 중단하면서 전문성을 가진 비영리단체 50%가 문을

[Cover Story] 들어봤다는 사람은 참 많은데… 사회공헌 어떤 기업이 잘하나 일반인 50%는 모르겠답니다

일반인 1000명 대상 기업 사회공헌 인식조사국내 대기업 사회공헌 비용 최근 1년간 1조원 늘었지만 대중이 인식하는 활동 적어CEO나 회사 규모보다 사회공헌이 이미지 좌우77%는 기업 이미지 고려해 제품 구매한 경험 있어부정적인 사건 발생하면 61%가 해당기업 구매 중단 최근 1년 동안 국내 대기업들의 사회공헌 비용이 1조원 이상 늘었는데도, 일반인들은 각 기업의 사회공헌 내용을 여전히 잘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사회공헌 일반인 인식 조사’ 결과, 사회공헌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는 기업을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48.9%)’와 ‘없다(8.8%)’는 응답이 약 60%에 달했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느냐’는 항목에서는 ‘들어봤다’는 일반인이 65.3%로, 전년도 조사 때보다 10% 올랐다. 기업 사회공헌 전반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높아졌지만, 사회공헌 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답변이 높은 것을 볼 때, 각 기업의 구체적인 사회공헌 인지도는 아직 미흡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 대중은 모른다 일반 대중은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묻는 주관식 항목에 ‘모른다(무응답 포함)’는 응답이 57.7%에 달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인식된 것 또한 소외계층 지원(3.9%), 나무 심기·숲 가꾸기(2.6%), 장학 사업(2.3%), 자원봉사(1.8%), 집 짓기·주거 지원(1.3%) 등으로, 기업의 특정 프로그램 명칭이 아닌 일반적인 사회공헌 방식을 언급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명칭이 정확히 언급된 답변으로는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2.6%)’,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1.9%)’, ‘금호아시아나 메세나(1%)’ 등 3곳뿐이었다.

그녀의 50년 간호 노하우, 말라위 의료의 희망으로

대양누가간호대학장으로 나눔 전하는 김수지 박사 대양누가간호대학 세운 간호사 백영심씨 인연으로 2011년 학장으로 부임해 간호·지역사회 교육 나서 에이즈로 가족 잃은 청년들, 간호 공부에 관심 높아 영양부족 학생들에게 계란·고구마 먹이며 가르치고 시계가 없어 지각하자 한국에서 기부받아 선물도 “교과서 비싸 8명이 책 1권으로 공부… E러닝 계획” 한국 간호학계의 대모(代母)는 은퇴 직후 아프리카로 떠났다. 50년간 쌓아온 간호 지식과 노하우를 아프리카 청년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다. 국민의 평균 수명이 39세에 불과한 나라. 말라위(Malawi)에서는 하루에 160여명의 임산부가 산후 처치를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었다. ‘한국의 나이팅게일’로 불리는 김수지(71) 박사가 말라위의 ‘대양누가간호대학’ 학장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유다. “2010년 12월 이태석 신부님을 다룬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를 접했습니다. 펑펑 우느라 다음 영화가 시작될 때까지 좌석에서 일어나질 못했죠. 그때 처음으로 아프리카 땅을 마음에 품었습니다.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 활동이라도 하고 싶었어요. 그로부터 한 달 뒤 저는 말라위 간호대학 강단에 서 있었습니다.” 미국 보스턴대 대학원에서 한국인 최초로 간호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박사는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 대한간호학회장, 한국정신보건전문간호사회장, 서울사이버대총장 등을 지냈다. 2004년에는 연세대, 이화여대 간호학과 교수를 하면서 밤에는 서울사이버대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학생이 바로 총장이 되는 에피소드를 낳기도 했다. 수상 경력도 많다. 2001년 국제간호대상을 받았고, 2007년엔 간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記章)’을 공동 수상했다. 서울사이버대총장 임기를 마치고 잠시 숨을 돌릴 무렵 누군가 김 박사를 찾아왔다. 말라위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는 간호사 백영심(50)씨였다. 백씨는 20년

[라이벌 기업 CSR 열전] ① 세계적 명차 브랜드, 사회 공헌도 세계적?

라이벌 기업 CSR 열전 <1> BMW vs. 벤츠 기부액 20배 늘린 BMW – 5년간 매출 350% 증가… 지난해 19억여원 기탁 해외 지사 유일 재단 설립… 사회공헌 담당자 4명으로 별도 블로그 운영해 소통 해외서만 ‘기부천사’ 벤츠 – 국내 기부 4억 5000만원… BMW 比 4분의 1 수준 본사 차원 기부 액수 BMW보다 243억원 많아 이사 1명이 공헌업무… CSR 보고서 발간 全無 수입차가 한국 땅에 들어온 지 26년째. 올 상반기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12%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수치다. 1~6월까지 총 7만4487대가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남짓 늘었다. 한국 시장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는 수입차의 사회공헌 현황은 어떨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2013년 상반기 수입차 판매 1,2위에 오른 BMW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 코리아)의 기부금 내역 및 사회공헌 활동 실태를 비교해봤다. 판매량은 1, 2위를 다투지만, 두 회사의 사회공헌 모습은 무척 달랐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3배 이상 차이 나 지난 5년간 BMW 코리아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2008년 489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7278억원으로 5년 새 약 350%가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 판매된 차량만 5092대에 달한다. BMW 코리아는 성장세만큼 기부 액수도 늘려왔다. 2008년 기부금이 1억2884만원이었던 BMW 코리아는 지난해 19억4659억원을 기부해 5년간 기부 액수를 20배 늘렸다. 201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도 0.112%로 삼성전자·현대자동차(0.12%)와 비슷한 수치다(금감원 전자공시 기준). 반면 벤츠 코리아는 기부에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벤츠 코리아의 매출액은 5431억원. 지난 5년간

비영리단체 홍보 돕는 영리기업들 나눔 마케팅, 전문가들이 떴다

SNS·온라인 뉴스 등 홍보 채널 많아졌지만 전문지식·예산 부족한 비영리단체엔 어려워 영리단체와 협력 필요 규모 큰 비영리단체는 신문·광고 경력자 영입 작은 단체는 교육으로 홍보 마케팅 전략 배워 영리기업이 일대일로 콘텐츠 기획 도와주고 언론사와 연결해주기도 “돈도, 시간도, 사람도 없다. 성과는 내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겠다.” 최근 비영리단체 홍보 담당자들이 털어놓는 고민이다. 신문·방송·온라인 뉴스·SNS 등 단체를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은 많아졌지만, 정작 대중의 관심을 얻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각자 차별점을 찾아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홍보·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지난 5월, 글로벌 광고회사 10년 차 경력자를 홍보팀장으로 영입했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월 전 티파니앤드컴퍼니 아태지역 부사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대한적십자사, 아름다운재단 등 모금액 기준 10위권에 드는 비영리단체 대부분이 최근 3년 새 신문·방송·광고회사 등에서 일한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외부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작은 단체들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세미나, 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단체 홍보 담당자들은 “비영리단체는 전문 지식과 예산 부족으로 브랜드 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홍보·마케팅·광고 전문 영리기업과 비영리단체 간의 지속적인 네트워킹과 컨설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영리단체 실무자 위한 강연 마련하는 PR 전문 기업들 지난 17일 오후 1시, 서울 종로 엠스퀘어 13층에 비영리단체 실무자 200여명이 몰려들었다. 글로벌 PR 회사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와 아름다운재단이 마련한 ‘비영리를 위한 브랜드레이징(Brand+Fund raising) 강연&파티’ 현장이다. 5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 및 그룹 컨설팅에서는 “홍보를 하는 만큼

구멍 난 외부이사 선임 제도… 흔들리는 사회복지법인

‘도가니법’ 후유증 이사 3분의 1 이상 외부인사 임명 의무화 무보수 명예직인데다 책임만 떠안아 기피 전문성 없는 인물 앉혀 이사회 때마다 마찰도 40년간 제조 관련 사업을 통해 100억원대 자산을 모은 한중만(가명·63)씨는 3년 전부터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준비했다. 지체장애 자녀를 키우면서 느꼈던 불편함을 직접 개선하고, 더 많은 장애아동을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5월, 그는 고민 끝에 법인 설립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시행된 사회복지사업법(일명 ‘도가니법’) 개정안에 포함된 ‘외부이사 선임’ 조항 때문이다. 한씨는 “외부 이사로 인해 법인 자체가 흔들리고, 운영을 제대로 못하는 사례들이 생겨나더라”면서 “최근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려던 주변의 50~60억원대 자산가 4명도 ‘운영의 위험 부담을 떠안은 채 정부로부터 구속만 받을 바엔 차라리 법인 설립을 안하는게 낫다’면서 맘을 바꿨다”고 귀띔했다.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사회복지사업법의 일부 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사회복지법인 이사 정수의 3분의 1 이상을 외부 이사로 선임해야 한다(제18조 2항)는 조항 때문이다. 이에 모든 사회복지법인은 각 시·도에 구성된 사회복지위원회나 시·군·구에 설치된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2배수로 추천한 외부 인사들 중에서 반드시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제2의 도가니 사건이 없도록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하나, 그 방법이 잘못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해당 조항은 지난해 헌법소원이 제기돼 현재 재판부에서 심의 중이다. ◇추천할 이사 없어 난리…구멍 뚫린 시스템에 전문성 하락 충남에 위치한 한 사회복지법인은 벌써 몇 달째 외부 이사를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이하 협의체)가 “아직 인력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