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민방위대와 보안군이 6일(현지 시각)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주요 국제구호개발 NGO, 지진 강타한 튀르키예·시리아에 긴급구호 지원

주요 NGO들이 규모 7.8의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대상으로 인도적 지원에 나선다.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등 NGO는 7일(이하 현지 시각) 지진 피해 현장에 긴급구호대를 파견하고, 물자를 보내는 등 지원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북부 접경 지역에서는 6일 오전 4시17분 규모 7.8의 대형 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다. 강한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24분 인근 지역에서 규모 7.5 지진이, 7일 오전 6시13분 튀르키예 중부 지역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잇따라 일어났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망자는 이미 4000명을 넘어섰다. 월드비전은 1000만달러(약 125억8000만원) 규모의 긴급구호를 진행한다. 영하의 추위를 견디는 이재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방한용품과 난방기 제공에 힘쓸 계획이다. 요한 무지 월드비전 시리아 대응사무소 총 책임자는 “이미 겨울 추위에 지쳐 있던 아동과 그 가족들이 강진으로 인해 마음과 정신건강까지 무너지고 있다”며 “주민 수천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칠 이 상황이 너무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도 아동, 여성 등을 위해 100만달러(약 12억5000만원) 규모를 지원한다. 우선 긴급구호단 현장조사팀을 피해 지역에 파견하고, 임시 보호소를 중심으로 식량키트와 담요, 텐트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한 후 긴급구호 대응팀을 현장에 파견했다. 방한용품과 응급 키트를 지원하고, 지진 피해를 입은 아동과 가족을 위한 긴급구호 모금도 진행한다. 사샤 에카나야케 세이브더칠드런 튀르키예 사무소장은 “수천 명의 이재민이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 지내고 있으며

어린 나이에 출산을 한 '청소년 엄마' 10명 중 6명은 우울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사회적 편견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우울한 ‘청소년 엄마’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청소년 엄마’ 절반 이상이 우울 위험군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후우울증과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청소년부모의 정책소외 실태 및 정책개발’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 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6월 2일부터 8월 5일까지 자녀를 둔 만 24세 이하 여자 청소년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를 분석했다. 한국어판 우울척도(CESD-11)를 활용해 측정한 결과 청소년 엄마 중 우울 위험군은 전체 응답자의 61.4%를 차지했다. 만 25~34세인 ‘청년 엄마’(13.7%)의 약 5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청소년 엄마의 우울정도 평균점수는 18.6점으로 청년 엄마(7.8점)의 2배가 넘었다. 16점이 넘으면 우울위험군에 속한다. 이들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고립과 사회적 편견, 산후우울증 등으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고립감은 더욱 심화됐다. 또 임신·출산 과정에서 미성년 연령상의 한계로 병원비, 생활비 등을 지원받기 어려워 경제적 위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제 상황도 열악했다. 청소년 엄마의 41.6%는 채무가 있었다. 평균 채무액은 2756만8000원이었다. 청소년 엄마가 속한 가정의 78.2%는 외벌이였고, 12.9%는 벌이가 따로 없었다. 일자리가 있다는 응답자의 53.3%는 비정규직, 시간제 근로를 하고 있었다. 거주 형태는 57.3%가 보증금 있는 월세로 거주하고 있었고 전세인 경우는 24.0%, 자가는 12.0%였다. 주거비를 마련하지 못해 부모님, 또는 다른 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은 약 20%였다. ‘청년 엄마’ 중에서는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가 47.4%로 가장 많았고, 자가는 33.5%, 보증금

리부트캠프 모집. /루트임팩트
“경력보유여성 커리어 복귀 돕는다”… 루트임팩트 리부트캠프 참가자 모집

루트임팩트는 경력보유여성을 위한 ‘리부트캠프(Re:Boot Camp)’ 참가자를 오는 12일까지 모집한다. 리부트캠프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경제 활동을 중단했으나, 이전의 경력을 살려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려는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약 10주간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등 임팩트 지향 조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번 캠프에서는 4곳의 조직이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어린이 콘텐츠 큐레이션 플랫폼 ‘우따따’를 운영하는 ‘딱따구리’ ▲지속가능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엔컴페니언’ ▲정장 기증·대여 활동으로 공유 문화를 확산하는 ‘열린옷장’ ▲ 온라인 지식 비즈니스 플랫폼 ‘라이브클래스’를 운영하는 ‘퓨쳐스콜레’가 함께 할 예정이다. 루트임팩트는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성 향상을 목표로 2019년부터 경력보유여성의 커리어 복귀를 돕고 있다. 경력보유여성 공동채용 프로그램 ‘임팩트커리어 W’ 사업으로 총 33명이 커리어를 다시 시작했다. ‘리부트캠프’를 통해서는 운영을 시작한 2021년부터 지금까지 41명이 재취업의 발판을 다졌다. 이 가운데 17명(41.5%)은 실제 취업·창업에 성공했다. 리부트캠프 5기 출신으로 현재 교육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원영선 씨는 “조직의 실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나의 강점과 보완할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근 업무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재취업할 때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홍주은 루트임팩트 매니저는 “리부트캠프 참가자들은 일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고 협업을 통해 서로 응원하는 든든한 지원군도 만난다” 며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은 여성에게 리부트캠프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리부트캠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루트임팩트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2023 기부·나눔 트렌드 컨퍼런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2023 기부·나눔 트렌드 컨퍼런스’ 15일 개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23 기부·나눔 트렌드 컨퍼런스’를 오는 15일 개최한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컨퍼런스로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진행되며 유튜브로도 생중계된다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는 비영리기관의 신규 사업전략, 모금 방향성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기부·모금 트렌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비영리 분야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해 나눔에 대한 지식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왔다. 이번 행사도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에서 발표한 ‘2023 기부트렌드’와 ‘2022 한국형 나눔지수 개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나눔지수’는 개인 현금 기부와 자원봉사, 헌혈, 장기기증 등의 활동을 수치화한 지표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에서는 ‘한국의 나눔 현황과 지역별 나눔지수’를 다룬다. 첫 번째 연사인 김윤민 창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의 나눔 현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 김소영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 ‘지역별 나눔지수’를 주제로 무대에 선다. 패널 및 종합토론에서는 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대성 대한적십자사 팀장, 김성근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노법래 세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의견을 나눈다. 2부 주제는 ‘2023 개인 및 기업 기부 트렌드와 모금 트렌드’다. 박미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 개인 기부 트렌드를, 유승권 이노소셜랩 이사가 기업 기부 트렌드를 말한다. 노연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모금 트렌드에 대해 짚는다. 마지막으로 온·오프라인 참여자들이 다 함께 올해의 기부트렌드와 이에 따른 비영리 모금기관의 과제·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컨퍼런스 참가 신청은 오는 10일까지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사전 접수를 받는다. 현장 참여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이동권 토론회를 앞두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민통합위원회
“이동권 정보, 공공데이터로 관리해야”… 국민통합위, ‘장애인 이동권’ 정책 제안

“아침 오전 9시까지 출근하기 위해 새벽 5시 반에 일어납니다. 비장애인은 10분이면 갈 거리도 휠체어를 타면 1시간은 걸리기 때문이죠. 웬만한 건물에서는 엘리베이터 한 번 이용하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출근 시간처럼 붐빌 때는 엘리베이터를 몇 번이나 올려 보내고 나서야 겨우 탈 수 있죠. 오늘 나온 제안들이 실현된다면 저도 운전하며 어디든 갈 수 있지 않을까, 꿈꿔봅니다.”(휠체어 장애인 오지영씨)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와 장애인 당사자, 전문가들이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3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인 이동편의증진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제안 설명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는 ‘모두를 위한 이동의 자유’였다. 이날 장애인 이동편의를 높이려면 인프라만큼 ‘정보’가 중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동하기 전 휠체어로는 어떤 경로를 이용할 수 있는지, 방문할 장소에는 경사로가 설치돼 무리 없이 접근할 수 있는지, 장애인 화장실은 마련돼 있는지 등에 대해 미리 확인할 수 있어야 궁극적으로 이동권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특위에 위원으로 참여한 홍윤희 무의 이사장은 “관련 정보가 각 정부부처, 지자체 등에 분산돼 관리되고 있다”면서 “민간에서도 정보 수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각자 진행하는 탓에 데이터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국가가 데이터 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관련 정보를 국가 중요 공공데이터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이동수단의 기술 발전을 위한 법 체계 개선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조에 따르면 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 의료용 스쿠터는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여학생이 21일(현지 시각) 탈레반 정부에 소녀들의 교육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탈레반 정권, 여성 대학교육 금지 이어 대입시험 응시도 막아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대학 입학시험 응시를 금지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29일(현지 시각) “아프간 고등교육부가 자국 내 사립대학교에 다음 달 시행하는 대학입학시험에 여학생이 응시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명령에 따라 여학생은 학사·석사·박사 등 학위와 상관없이 대학입학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탈레반 정부는 명령에 불복종하는 대학에는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간에는 140개 사립대학교가 있으며 약 20만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 중 6만여 명이 여성이다. 탈레반 정부는 집권 이후 잇따라 여성 억압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의 빈축을 샀다. 지난해 12월에는 여성의 대학 수업 참여를 금지했다. 대학교에서 여성들이 히잡 착용 규정을 지키지 않았으며, 다른 성별이 함께 수업을 듣는 것이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관련기사 아프간, 여성의 대학 교육 금지… 이유는 “복장 불량”> 이어 자국 내 비정부기구(NGO)에서의 여성 활동도 금지했다. 그러다 최근 다시 여성의 구호활동을 보장하면서 강압적인 분위기가 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번에는 여성의 대학 입학을 저지하면서 억압 수위를 재차 높인 것이다. <관련기사 아프간 탈레반, 여성의 NGO 활동까지 금지… 국제구호 중단 위기> 아프간에서는 여자 중고등학생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여학생 100만명 이상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지역에서만 비공식적으로 여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열고 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굿네이버스는 30일 ‘청소년의 공정성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청소년 55.9%는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DB
청소년 56% “우리 사회 공정하지 않다”

국내 청소년 절반 이상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정배경이 좋은 경우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높았으며, 개인의 노력에 따라 보상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굿네이버스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청소년의 공정성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전국 만 13~24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청소년의 55.9%는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공정하다’는 응답은 35.6%였다. 공정하다는 인식은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졌다. 동의하는 정도를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 만 13~15세 평균은 48.1점, 만 16~18세는 46.7점, 만 19~24세는 44.2점을 기록했다.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가정의 경제적 형편이 좋다고 응답한 청소년(48.5점)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40.4점)에 비해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경제적 형편이 좋은 경우 미래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앞으로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53.7점), 미래의 교육(75.3점)과 직업(53점) 수준에 대한 포부도 높았다. 반면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편이었으며(49.8점), 미래의 교육(66점)과 직업(46.5점)에 대한 포부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버지의 교육 수준에 따라서도 공정성 인식에 차이를 보였다. 아버지의 학력이 높은 청소년(74.7점)은 최종학력 목표에 대한 교육 포부가 그렇지 않은 청소년(62.7점)보다 높았다. 사회가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개인의 상황이나 조건에 상관없이 오로지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장학금을 줄 때 가정형편보다 성적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시민들이 희생자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최지은 기자
자원봉사자들이 지키는 이태원 분향소… 20대부터 60대까지 한마음으로

아침 최저기온 영하 17도의 한파가 닥친 25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3번 출구 인근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이날도 운영 중이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조문객은 한 시간에 10명 남짓으로 줄었지만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이 유족들의 곁을 지켰다. 녹사평역 분향소는 지난해 12월 14일 조성됐다. 지난해 10월 29일 참사 직후 정부 주도로 시내 곳곳에 마련됐던 분향소와 별개로, 시민들이 유가족 뜻에 따른 진정한 추모를 위해 만든 공간이다. 유가족이 공개에 동의한 76개 액자에는 희생자의 영정과 이름이 담겨있다. 동의하지 않은 희생자의 액자에는 흰 국화꽃이 그려졌다. 분향소는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 금·토요일에는 24시간 운영한다. 이 시간 내내 자원봉사자와 유족들이 조문객을 맞는다. 이곳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을 ‘지킴이’라고 부른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 최소 6명이 한 팀을 이뤄 활동한다. 이태원 참사 직후부터 자원봉사자들은 추모 공간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분향소에 조문객이 한창 몰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질서 유지를 위한 안내를 하고, 금세 수북이 쌓이는 헌화용 꽃을 정리하는 일을 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추모객은 줄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자발적으로 분향소에서 일손을 거들고 있다. 헌화 안내, 향 관리, 분향소 청소 등을 맡아서 하고, 때로 분향소에 난입해 난동을 부리는 행인이 있으면 막기도 한다. 무엇보다 조문객 발길이 줄어 쓸쓸할 법한 분향소에서 이들은 존재만으로 유족에게 위로가 된다. 지킴이 중에는 온라인 블로그나 카페에서 자원봉사자 모집 글을 보고 참여한 사람도, 지역 주민도 있다. 25일 오후 2시부터

미국 핵과학자회(BAS) 과학자들이 24일(현지 시각) "운명의 날 시계가 자정까지 90초 남았다"고 발표했다. /BAS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 90초… 우크라 사태로 10초 당겨졌다

인류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 초침이 파멸을 의미하는 자정 쪽으로 10초 더 이동했다.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24일(현지 시각)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이 90초로 줄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1947년 처음 측정을 시작한 이후 가장 멸망에 가까운 시간이다. 운명의 날 시계는 1947년 미국 핵개발 사업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핵폭발의 위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 이후 핵무기 사용, 기후위기, 전염병 등 인류가 처한 위기 정도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인정돼왔다. 올해 시계 초침이 당겨진 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핵확산 위험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BAS는 성명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은 오판이나 우발성으로 인한 분쟁 확대가 끔찍한 위험임을 전 세계에 상기시킨다”며 “통제를 벗어난 갈등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도 커졌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기후위기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한 석탄 사용량이 늘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BAS는 매년 시곗바늘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세계 핵무기 수,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 바다의 산성도, 해수면 상승 속도 등의 데이터를 검토한다. 1947년 자정 7분 전으로 시작했지만 1953년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면서 2분 전까지 앞당겨졌다. 1991년에는 미국과 소련 간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체결되면서 17분 전으로 늦춰졌다. 그러다 기후변화, 코로나19 등 위협이 커지면서 2020 다시 자정 100초 전으로 이동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주요 기업 사회공헌액 2조9000억원… “절반은 규모 늘렸다”

코로나19 기간에 국내 주요 기업의 절반이 사회공헌 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 대한 지원이 가장 많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021년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행하고 전경련 자체 설문에 응답한 232개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분석했다. 이들 기업의 2021년 한 해 사회공헌 지출액은 총 2조9251억4467만원이다. 기업당 평균 133억5682만원을 지출했다. 2021년 지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한 기업은 50.5%였다. 25% 이상 증가한 기업은 전체 분석 기업의 26.5%로 나타났다. 다만 사회공헌 지출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12%로, 전년도 0.18%에 비해 하락했다. 세전 이익 대비 지출액은 1.4%였다. 증액 이유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지원 요구 증가(22.1%),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증가와 신규 론칭(20.5%), 경영성과 호전에 따른 사회공헌 예산 증가(17.2%) 등이 꼽혔다. 전년 대비 동일 수준으로 유지한 기업의 비율은 4.0%였다. 지출 분야는 취약계층 지원(55.9%), 교육·학교·학술(13.1%), 문화예술 및 체육(11.4%) 순이었다. 이 중 취약계층 지원은 전년 대비 총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 요구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이들에 대한 대면, 비대면 프로그램을 재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참여형 프로그램들이 중단되면서 임직원 한 명의 연 평균 봉사활동 시간은 2020년 5.3시간에서 2021년 4.0시간으로 감소했다. 사내 봉사활동 조직이 구축된 기업 비율은 33.3%였다.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18일 서울 강남구 CGV 강남 앞에 에코맘코리아 회원들이 모여 일회용 3D 안경 폐기물 문제를 지적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에코맘코리아
‘아바타2’ 흥행에 3D 안경 폐기물 쌓인다… MZ “영화관, 대책 마련해야”

청소년과 청년들이 멀티플렉스 3사에 일회용 3D 안경 폐기물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나섰다. 환경교육단체 에코맘코리아는 18일 단체에서 활동하는 청소년, 청년 회원들과 서울 강남구 CGV 강남점 앞에서 ‘일회용 3D 안경 아웃’ 퍼포먼스를 했다고 이날 밝혔다. 최근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이 흥행하면서 막대한 양의 3D 안경이 버려지고 있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입장 시 나눠 준 3D 안경을 퇴장할 때 다시 수거하지 않고 관객이 가져가거나 현장에서 버릴 수 있도록 한다. KOBIS 통계 기준으로 17일까지 총 311만명의 관객이 일반 3D 상영관에서 아바타2를 관람했다. 이들이 사용한 일회용 3D 안경은 대부분 폐기됐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서지율(15) 양은 “친구들과 아바타2를 보고 나오는데, 3D 안경은 버리라는 안내문을 보고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영화 주제는 ‘환경 사랑’인데 영화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완(25) 기후위기대응청년협의체 YYET 대표는 “영화를 즐기면서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산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소비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영화관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에코맘코리아는 앞으로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멀티플렉스 3사에 직접 메시지를 보내고, 영상과 카드뉴스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심각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영화관은 전 국민, 특히 미래세대의 일상에서 중요한 문화 공간인 만큼 진정성있고 책임있는 대안을 강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청년들이 취업 박람회에서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조선DB
“집밖에 나가기 무섭다”… 고립 청년, 서울에만 13만명

#무직인 30대 여성 A씨는 일어나면 스마트폰부터 집어든다. 소셜미디어를 보다가 밥을 먹고, 소소한 집안일을 한다.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잠을 자면서 보낸다. 그래야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어서다. 구직활동은 따로 하지 않는다. 외출을 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50대 B씨의 아들은 수개월째 방에만 있다. 아르바이트도, 취업 준비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때로는 부모에 대한 원망과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B씨는 고민이 크다. 자녀를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언제까지 도와줄 수 있을까. 퇴직을 앞둔 터라 마음이 더 무겁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중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이 약 1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8일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 19~39세 청년 5513명과 이들이 속한 5221가구를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시행했다. 실제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당사자와 가족, 지원기관 실무자를 대상으로 심층조사도 진행해 조사의 정확성을 높였다. 이번 조사에서 ‘고립’은 6개월 이상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상태에 놓인 경우로 규정했다. ‘은둔’은 6개월 이상 외출이 거의 없이 집에서만 생활했으며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던 경우로 설정했다. 고립청년 41%, 5년 넘게 외출 꺼려 조사 결과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청년 비율은 4.5%였다. 이를 서울시 인구에 적용할 경우 최대 12만9000명에 이른다. 전국 청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약 6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실직 또는 취업의 어려움(45.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심리적·정신적인 어려움(40.9%), 인간관계의 어려움(40.3%) 순이었다. 고립·은둔 청년들은 서울시 청년 전체 평균보다 부정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