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주요 기업 사회공헌액 2조9000억원… “절반은 규모 늘렸다”

코로나19 기간에 국내 주요 기업의 절반이 사회공헌 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 대한 지원이 가장 많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021년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행하고 전경련 자체 설문에 응답한 232개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분석했다.

'2022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 주요 내용. /전국경제인연합회
‘2022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 주요 내용. /전국경제인연합회

이들 기업의 2021년 한 해 사회공헌 지출액은 총 2조9251억4467만원이다. 기업당 평균 133억5682만원을 지출했다. 2021년 지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한 기업은 50.5%였다. 25% 이상 증가한 기업은 전체 분석 기업의 26.5%로 나타났다. 다만 사회공헌 지출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12%로, 전년도 0.18%에 비해 하락했다. 세전 이익 대비 지출액은 1.4%였다.

증액 이유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지원 요구 증가(22.1%),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증가와 신규 론칭(20.5%), 경영성과 호전에 따른 사회공헌 예산 증가(17.2%) 등이 꼽혔다.

전년 대비 동일 수준으로 유지한 기업의 비율은 4.0%였다.

지출 분야는 취약계층 지원(55.9%), 교육·학교·학술(13.1%), 문화예술 및 체육(11.4%) 순이었다. 이 중 취약계층 지원은 전년 대비 총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 요구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이들에 대한 대면, 비대면 프로그램을 재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참여형 프로그램들이 중단되면서 임직원 한 명의 연 평균 봉사활동 시간은 2020년 5.3시간에서 2021년 4.0시간으로 감소했다. 사내 봉사활동 조직이 구축된 기업 비율은 33.3%였다.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최근 기업 사회공헌 활동 특징을 ‘RE:10’이라고 규정했다. ▲REform(비대면 전환) ▲REcyle(자원 순환) ▲REspect(보훈·경로 예우) ▲REgion(지역사회 지원) ▲RElief(취약계층 지원) ▲REmedy(치료·재활) ▲REcover(재해·재난 복구) ▲RElation(이해관계자) ▲REward(후원·보상) ▲REcreation(문화·체험) 관련 사회공헌 활동을 의미한다.

전경련은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REform(비대면 전환)’을 꼽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오프라인·대면형 활동에서 온라인·비대면형 활동으로 전환(REform) 됐다는 것이다. 온라인 견학 동영상을 제작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캠페인을 펼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여건 아래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이 확대됐다.

ESG 경영 확산으로 플라스틱이나 폐기물을 이용해 새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같은 자원순환형(REcycle) 사회공헌도 본격화됐다.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존경(REspect)을 담은 활동도 늘었다. 지역사회(REgion)에 대한 사업도 꾸준히 전개됐다. 특히 지역사회 청년의 직업 교육과 창업 지원 등 취업난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 신설이 두드러졌다. 

2020~2021년 신규 론칭한 사회공헌 프로젝트 61개(55개사)를 분석한 결과, 신규 지원 대상은 아동·청소년이 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경(11.4%), 지역사회 발전(9.3%) 순이었다. 2021년 기업 신규 프로그램 중에는 청년 대상 사업 비중이 2020년 3.5%에서 2021년 7.2%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회공헌 프로그램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10.9세였다.

기업들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 및 지역 발전 기여(33.2%)를 꼽았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26.5%), 회사 또는 경영자의 미션과 철학(25.1%) 등이라고 응답했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ESG경영과 관련해 중점을 둔 분야로는 탄소배출량 감소 등 기후변화 대응이 2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객과 근로자 안전 강화(17.7%), 생산활동 내 친환경 가치 실현(16.9%)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사회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기업 동참 요구가 커지고, 산업 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사회적 분위기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상윤 전경련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와 경기 침체 등 어려운 여건에도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개하며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한 해였다”라며 “기업의 노력을 격려하고 (더 많은 사회공헌  활동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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