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도둑잡아라, 영수증 이중제출 국회의원 26명 명단공개

영수증 이중제출로 국민 세금을 빼 쓴 국회의원 26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4일 비영리단체 세금도둑잡아라는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뉴스타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동일한 영수증으로 국회사무처와 선거관리위원회 예산을 중복 수령한 국회의원 명단과 액수를 발표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영수증 이중제출로 예산을 타 낸 의원은 총 26명이며, 금액은 총 1억599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국회의원들의 정책 자료 발간·발송비 집행 내역과 선관위 정치자금 지출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관련기사 “국회 속 세금 도둑 잡는 날…특활비 영수증 전시회 열 것”) 이날 공개된 국회의원 명단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1936만원)을 비롯해 기동민(1617만원), 유동수(1551만원), 우원식(1250만원), 이원욱(1085만원), 변재일(955만원), 김태년(729만원), 금태섭(527만원), 손혜원(471만원), 유은혜(352만원), 김병기(300만원), 김현권(147만원), 박용진(100만원), 임종성(14만원) 의원 등 민주당 소속 14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전희경(1300만원), 김석기(857만원), 안상수(537만원), 이은권(443만원), 최교일(365만원), 김재경(330만원), 이종구(212만원), 김정훈(130만원), 곽대훈(40만원) 의원 등 9명이 포함됐다. 또 바른미래당 오신환(310만원) 의원, 민주평화당 김광수(256만원), 민중당 김종훈(169만원)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자료에 따르면, 해당 의원실은 의정보고서 제작비 명목으로 선관위에 영수증을 제출하고 동시에 국회사무처에도 같은 영수증을 제출해 양쪽에서 예산이 집행되도록 했다. 하승수 대표는 “영수증을 이중으로 제출하는 일은 국회 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패행위”라며 “조사를 18대, 19대 국회까지 확대하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중복으로 수령한 돈의 사용처를 조사해야 한다”면서 “만약 사적으로 사용했다면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영표 의원실은 “국회와 선관위에 이중청구, 중복수령한 사실은 없으며 지출행위를 어느 통장에서 했는지에 대한 회계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청소년 목소리 직접 듣는 지방정부… 아동친화도시 늘어난다

아동·청소년 참여권 증진, 지자체가 뛴다 올해 아동권리지수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 분야는 ‘참여권’이다. 참여권은 아동이 자신의 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생존권·보호권·발달권에 비해 보장 수준은 낮은 편이지만, 가장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도 아동·청소년의 참여권 증진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청소년 목소리로 도시 정책 만든다 지난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청소년 200인 원탁토론회’에 부산 지역 청소년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학생들은 토론을 주도하는 20명의 리더 토론자를 중심으로 총 20개의 테이블에 나눠 앉아 ▲건강 ▲문화와 여가 ▲안전 ▲사회 참여 ▲교육 정책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학생들의 관심사는 ‘문화와 여가’ ‘교육 정책’부문에 집중됐다.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걸음 하기 어려운 미술관·박물관 관람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학업으로 인한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중심으로 나온 목소리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로 지정된 ‘문화가 있는 날’처럼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문화의 날’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 청소년 연합 체육대회, 대선 청소년 모의투표 등의 의견도 눈에 띄었다. 교육 정책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이 되자 ‘자유 학기제’에 대한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김민현(부산외고 2)군은 “자유 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부 학교에서는 인기 프로그램을 듣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나연(부산외고 2)양은 “프로그램 정원을 늘리거나 여러 반으로 만들면 될 텐데 학교에서는 형식적으로 진행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경험에서 나온 제안도 있었다.

한국 아이들 얼마나 잘 살고 있을까?… 지수 소폭 올랐지만 아직 ‘C학점’

굿네이버스 ‘2018 아동권리지수’ 분석해보니 한국 정부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에 가입했다. 27년이 흐른 지금, 협약에 명시된 아동의 권리는 잘 지켜지고 있을까? 최근 굿네이버스는 UNCRC 채택일을 기념하는 ‘세계 아동의 날'(11월 20일)을 맞아 국내 아동 9176명과 보호자 9176명 등 총 1만83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 아동권리지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종합 평균점수는 71.2점. UNCRC에 명시된 아동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등 네 분야의 지수를 종합한 점수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아동권리지수를 발표한 이후, 2년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책임연구원인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1차 조사 결과인 69.2점에서 올해 71.2점으로 소폭 상승했는데, 네 가지 권리 중 참여권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면서 “대학 학점으로 치면 여전히 C학점 수준이지만, 우리 사회가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전 아동권리지수 전국 최고… 학년 올라갈수록 하락 연구에 따르면, 아동권리지수는 실제 아동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아동권리지수가 높은 아이들은 자아 존중감, 행복, 학업 성취 등 긍정적인 발달 결과가 높게 나타났고, 반대로 부정적 발달 결과인 스트레스, 불안, 공격성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역별로 비교해 보면 대전의 아동권리지수가 106.5점(평균을 100점으로 두고 지역별 상대지수로 환산)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울산(105.7점), 제주(105.3점), 부산(104.7점), 대구(104.1점), 서울(102.7점) 순으로 나타났다. 아동권리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2016년 대비 2018년 아동의 건강검진 비율은 높아지고, 수면만족도가 개선되는 등 객관적 건강 지표들의 증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폐교 논란 이후… 한양대병원 병원학교 수업 중단 두 달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달 폐교 논란이 있었던 한양대병원 병원학교의 수업 중단 사태가 두 달째 접어들었다. 병원학교는 소아암이나 백혈병 등으로 3개월 이상 장기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로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환아들을 위해 병원 내에 설치한 학교다. 병원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정규 교육과정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환아들이 완치 후 학교로 빠르게 복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병원학교 폐교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달 16일이다. 환아 수업을 맡은 교육 봉사 동아리 ‘한양어린이학교’는 “이날 교무부장으로부터 폐교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바로 다음 날이 마지막 수업이 됐다”고 말했다. 사흘 뒤인 20일 대학생 교사들은 병원장으로부터 폐교 통보 메일을 받았다. 메일을 확인한 당일 교실을 찾았지만, 이미 책상과 책장을 비롯한 수업 기자재를 모두 치운 뒤였다. 대학생 교사들은 즉시 폐교 반대 투쟁을 시작했다. 병원 측은 ▲폐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10월 20일) ▲폐교 논의 중이지만 결정된 바 없다(10월 25일) ▲병원장 임기 내 폐교는 없다(11월 1일) 등으로 태도를 바꿨다. 한양대병원은 “소아과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병원학교 기자재를 치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수업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기자가 직접 병원을 찾아가 봤다. 기존 병원학교 교실이 있던 자리는 ‘심혈관집중치료실’로 바뀌어 있었다. 병원학교 간판은 철거된 상태였다. 한양어린이학교의 조현지(한양대 식품영양학과 2학년) 폐교반대TF 팀장은 “병원 측이 ‘폐교는 없다’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수업 재개를 위한 움직임은 전혀 없다”면서 “임시 교실이라며 짐을 옮겨 놓은 공간은 소아과에서 멀리

국내 10대 그룹, 2019년 사회공헌 전망은?

내년에도 ‘취약 계층 지원’에 집중사회적기업·소셜벤처와 협업 기대 기업 사회공헌 활동 규모가 한 해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매출 500대 기업이 지난해 사회공헌으로 지출한 금액은 2조7243억원에 이른다. 기업별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평균 나이는 9.4세. 기업 사회공헌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1월은 기업들이 내년도 사회공헌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어느 정도 확정하는 시기다. 더나은미래는 2019년 기업들의 사회공헌 트렌드를 짚어보기 위해 국내 매출 상위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내년 계획을 묻는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집단을 기준으로 상위 10곳(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한화, 신세계, KT)을 선정했다. SK가 응답을 거부해 11위인 KT를 포함시켰다.   ◇10대 그룹, ‘취약 계층·아동 청소년’에 집중… 예산은 전년 수준 유지 내년에도 10대 그룹은 ‘취약 계층 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다. 각 그룹을 대상으로 내년에 주력할 사회공헌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그룹이 ‘취약 계층 지원’을 선택했다. 다음으로 ‘교육·학교·학술’ ‘문화·예술·체육’ ‘환경’ 순이었다. 취약 계층 지원은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집중해온 사회공헌 분야다. 최근 전경련 조사 결과에서도, 국내 주요 기업(141개사)의 사회공헌 지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31.3%)을 차지한 분야가 취약 계층 지원이었다. 한편 사회공헌 사업의 대상을 묻는 질문에는 ‘아동·청소년”사회 일반’ ‘환경’ 순으로 답했다. 10대 그룹의 내년도 사회공헌 예산 추이는 어떻게 될까. 포스코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예산 확대’를 선언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내년도 사회공헌 담당 조직 개편과 함께 사업 전반을

‘물의 소중함을 60초 영상으로’…환경재단, ‘물과 사람 60초 영화제’ 작품 공모

환경재단은 ‘물과 사람 60초 영화제’ 출품작을 오는 30일까지 접수받는다. 이번 영화제는 생명의 필수 요소인 물의 소중함을 창의적이고 참신한 영상으로 표현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과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물 사랑(생명의 근원인 물에 대한 사랑과 아끼는 마음) ▲물과 생활(나의 일상에 빠질 수 없는 물 이야기) ▲물과 직업(물과 연관된 나의 직업 이야기) 등 3개 주제에 대한 경험이나 생각을 60초 이내 영상으로 담아내면 된다. 형식이나 장르 기준은 없다. 드라마, 코미디,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 원하는 장르를 선택해 영상을 제작하면 된다. 심사는 영화감독 이명세 심사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 심사단이 맡는다. 심사단은 오는 12월 중순 출품작 가운데 우수작 8편을 선정할 예정이다. 총 상금 규모는 850만원. 자세한 내용은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구 환경 지키는 ‘에코 워리어’,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샘 배럿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 환경교육팀장 “물은 수도꼭지에서 바로 솟아나는 게 아니라 숲에서 옵니다. 신문을 만드는 종이도 가판대가 아니라 나무에서 나오죠. 일상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모두 자연에서 출발합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방사능, 해양쓰레기 등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를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샘 배럿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 환경교육팀장은 비영리 단체에서만 20여 년을 뛰어온 베테랑 활동가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에서 10년, 시민운동단체 아바즈에서 5년을 일했다. 유엔환경계획에 합류한 지는 올해로 4년차다. 전 세계를 돌며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전파하는 그가 최근 유엔환경계획과 에코맘코리아가 공동 주최하는 ‘2018 UN청소년환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찾았다. 지난 2일 샘 배럿을 만나 환경 교육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방한 첫 일정으로 파주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DMZ야말로 생물다양성에 있어서 진정한 ‘핫 스팟’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접근했는데, 막상 그곳을 마주하니까 경외감이 들었어요.” 유엔환경계획은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에 남아 있는 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비정부 기구다. 지구상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전 세계 모든 정부와 함께 손잡고 일한다. 그는 “전 세계 정부가 미래 세대를 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공동의 의지,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환경계획 본부는 케냐 나이로비에 있다. UN 산하 기구 가운데 세계 최초로 제3세계에 본부를 두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배럿 역시 이곳 지역민들과 함께 환경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주로 스카우트연맹과 함께 활동해요. 케냐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앤절리나 졸리 “예멘 난민 돕는 한국 정부에 감사”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난민 지원에 나서고 있는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지난 4일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는 “지난 2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앤절리나 졸리가 박상기 법무부 장관, 배우 정우성씨 등을 만나 국내 머물고 있는 예멘 난민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고 밝혔다. 졸리는 4일 오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제주도에 도착한 500여 명의 예멘인을 지원하는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면서 “난민들이 고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철저한 심사제도를 구축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실향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한국은 난민 보호에 있어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졸리는 2001~2012년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했고, 이후 특사로 임명됐다. 앞서 3일 졸리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씨를 비롯한 실무 책임자들과 만나 전 세계 난민 현황과 이들의 처우 등에 관한 입장을 교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난민 옹호 발언 이후 악성 댓글에 시달린 정우성에게 “동료로써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우성은 “한국 사회에 ‘반난민 정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들의 목소리가 클 뿐 난민을 옹호하는 상당수는 조용히 지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졸리는 전 세계 난민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내전 종식’을 꼽았다. 그는 “내전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도망칠 수밖에 없다”면서 “난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도와야 하는 공동의 책무에 대한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못 믿을 ‘어린이집 평가인증제’ 실효성 없이 교사 업무만 가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마무리된 올해 국감에서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평가인증에서 95점 이상을 받은 어린이집은 전체의 70.5%였지만, 불시 확인 점검 결과 그 비율은 13.2%에 불과했다”고 지난 18일 말했다. 2005년 도입된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는 정부가 마련한 인증 지표에 따라 보육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로 한번 인증받으면 3년간 유효하다. 기간이 만료되면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평가인증 상태를 유지하는 어린이집은 9월 기준 전국 3만9246곳 중 3만1474곳(80.2%)에 달한다. 한국보육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해 인증 취소된 어린이집은 139곳에 이른다. 실제 아동 학대로 인증이 박탈된 어린이집은 2014년 16곳에서 2015년 40곳, 2016년 44곳, 지난해 55곳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은 모두 평가 당시 90점 이상 ‘우수’ 등급을 받았다. 평가인증제가 ‘수박 겉 핥기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보육 교사들도 평가인증제를 보육 서비스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실효성 없는 제도라고 말한다. 서울 지역의 한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A씨는 “인증 한번 받으려면 준비해야 할 서류가 수십 가지인데, 어차피 아이들 돌보는 시간에는 할 수 없는 작업들이 대부분”이라며 “올해 평가인증이 설 연휴 직후여서 한 달 전부터 휴일을 반납했고 연휴에도 내내 나와 일했다”고 말했다. 보육 교사들은 한 달간 보육 일지를 따로 작성하고 생활기록부, 건강검진 서류, 특별활동 부모 동의서, 놀이시설 설치 검사 등 수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부터 평가인증 간소화를 적용했지만, 여전히 평가

난민 식탁서 ‘맛있는 수다’ 편견이 사르르 녹아요

[난민 푸드 페스티벌] “이거 한번 먹어봐요. 카문델레(콩고식 쇠고기 꼬치). 맛있어요.” 지난 22일 서울 홍대 앞 카페, 콩고민주공화국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서툰 한국말로 사람들을 불러 세웠다. 그는 자신의 솔 푸드(soul food)를 여러 시민들에게 선보이러 왔다고 소개했다. 셰프 못지않은 요리 실력으로 카문델레를 뚝딱 만들어낸 그는 ‘난민’이다. 난민들이 자신들의 고향 음식을 소개하는 ‘난민 푸드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처음 개최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2016년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시작된 난민 푸드 페스티벌의 연장선”이라며 “음식을 통해 난민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무너뜨리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행사는 사전 신청을 받아 하루 80명씩 제한된 인원을 초대했다. 아직은 대중 앞에 나서기를 어려워하는 난민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에는 도르카스(콩고민주공화국), 마싸(수단), 엔젤(코트디부아르), 유스라(이라크), 폴린(케냐) 등 5명의 셰프가 시민들을 맞았다. 도르카스는 콩고식 쇠고기 채소 꼬치 ‘카문델레’를 내놨다. 카문델레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잔치가 열리는 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중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닭꼬치처럼 거리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수단에서 온 마싸는 학창시절 친구와 간식으로 즐겨 먹던 ‘팔라펠’을 준비했다. 아랍 지역 대표 음식인 팔라펠은 다진 병아리콩에 양파, 마늘, 청고추 등을 섞어 동그란 전처럼 빚어낸 뒤 기름에 튀긴 채식 메뉴다. 행사 첫날 여덟 살 아들과 함께 푸드 페스티벌에 참석한 김일회(46)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으면서 친해지듯 난민과도 같이 식사할 기회가 많아진다면 이들에 대한 오해는 쉽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먼 타국의 음식이지만 우리나라

“누구에게나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 있단다”

[굿네이버스 여아 지원 후원자들의 편지] 오휘은·오가은 자매 저희는 전남 구례에 있는 용방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저는 5학년이고 동생 가은이는 4학년이에요. 학교에서 매년 기부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우연히 굿네이버스의 ‘너는 반짝이는 별’ 캠페인을 접하게 됐어요. 저희도 이제 곧 초경을 할 나이라 엄마가 면 생리대를 준비하시는데 ‘나는 이렇게 엄마가 챙겨주시는데 그 친구들은 얼마나 외롭고 슬플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용돈을 기부할까 생각했는데, 마침 학교 바자회가 열렸어요. 그때 동생이 손수 뜬 수세미를 팔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구례에는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프리마켓 ‘콩장’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요. 저희는 수세미를 팔아 판매액은 기부하고 동시에 캠페인 홍보도 했죠. 다행히 재구매하시는 분도 계시고 친구 부모님들은 선주문하기도 했어요. 동생과 하고 있지만 사실 구례의 많은 분이 함께 활동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앞으로도 기부하려면 동생과 하루에 한 개씩 수세미를 만들어야 해요. 가끔 놀다 보면 잊어버릴 때도 있는데 꾸준히 만들어서 오래 활동을 하고 싶어요. 수세미로 시작했지만 다른 제품에 대한 이야기도 동생과 하고 있는데 그런 모든 과정이 행복해요. 주변 친구에게도 나눔 활동이 어렵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정시아 배우 지난해부터 딸 서우의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생리대 기부를 시작했어요. 서우 이름으로요. 그간 주변 많은 사람으로부터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는데,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경제적 문제로 인해 생리대 대신 깔창이나 휴지를

몸 변화부터 이성 문제까지 말 못 할 고민, 터놓고 소통

[굿네이버스 여아 지원 멘토링 현장] “생리대는 하루에 몇 개 필요할까요?” 지난 19일 부산 지역의 한 중학교. 곽성애 성교육 전문강사의 질문에 교실이 조용해졌다. 둥글게 빙 둘러앉은 15명의 여학생은 서로 얼굴을 살피며 대답을 주저했다. 중학교 1학년. 곽 강사는 양 입꼬리를 바짝 올리며 “부끄러워할 일이 전혀 아니다”라며 학생들을 다독였다. 굿네이버스의 여아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멘토링 프로그램 ‘반짝반짝 소소한 이야기’ 현장이다. 이 프로그램은 낯선 신체 변화를 홀로 감당하는 저소득 가정의 여아들에게 물품뿐 아니라 정서적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모인 아이들은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로 한참 웃고 떠든 뒤에야 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연예인’에서 ‘이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이야기가 ‘사춘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자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매일 짜증이 나고 잠이 쏟아지는데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몸의 변화에 어떤 속옷을 선택해야 하는지, 사이즈는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생리대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 등 갖가지 물음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곽성애 강사의 설명에 집중했다. 멘토링 시간을 지루해하며 엎드려 있던 아이들도 조금씩 고개를 들어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사소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면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기도 한다. “저는 키가 작은 편인데, 생리를 시작하면 키가 안 큰대요.” 노주연(가명)양의 질문에 곽성애 강사가 “노노!”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월경을 한다고 해서 키가 자라지 않거나 성장이 멈추지 않는다”면서 “키가 크는 데는 유전적 영향에 따라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 충분한 휴식으로 관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곽 강사는 학생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