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멋 부리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계절별로 옷을 사서 예쁘게 옷을 입고 싶지만, 내 몸과 휠체어 때문에 불가능할 때가 많다.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입고 싶어도 입기 어려운 옷을 세 가지 꼽자면 롱스커트, 청바지, 니트류다. 첫 번째 롱스커트. 지체장애인인 나는 치마를 입기 곤란하다. 하반신 마비 때문에 다리가 쉽게 차가워지고, 손상을 입어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게다가 롱스커트는 휠체어 바퀴에 걸리고 바닥에 쓸린다. 이런 이유로 여름에만 아주 가끔 치마를 입는다. 두 번째는 청바지다. 청바지처럼 신축성이 없고 몸에 딱 붙는 옷, 특히 하의는 스스로 입고 벗기가 너무 어렵다. 집에서는 바닥에 누울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능하지만, 밖에서 화장실에 갔다가 바지를 올려야 하는 경우에는 팔로 몸무게를 지탱하며 바지까지 끌어올리긴 거의 불가능하다. 외출할 때 도와줄 친구나 어른이 없는 날에는 청바지를 입지 않는다. 꼭 입고 싶을 때는 허리 부분이 고무줄로 된 청바지를 입는다. 마지막으로 니트류. 요즘에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지만, 수동으로 바퀴를 밀 때 니트류의 옷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소매가 모두 더러워지고 해지기 때문이다. 니트를 포함해 겨울옷 대부분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내게는 불편하다. 두꺼운 옷 때문에 몸이 무거워지는 것도 싫고, 휠체어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앉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지탱하는 게 힘들다. 옷의 종류뿐 아니라 사이즈를 고를 때도 문제가 있다. 어릴 때부터 휠체어를 타서 상체와 하체의 비율이 달라 상체는 성인 코너, 하체는 키즈 코너에서 골라야 한다. 미리 입어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