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6일(목)

[모두의 칼럼] 휠체어 탄 패셔니스타를 꿈꾸다

[모두의 칼럼] 휠체어 탄 패셔니스타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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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민(서울 강명중 2)
유지민(서울 강명중 2)

사람은 누구나 멋 부리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계절별로 옷을 사서 예쁘게 옷을 입고 싶지만, 내 몸과 휠체어 때문에 불가능할 때가 많다.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입고 싶어도 입기 어려운 옷을 세 가지 꼽자면 롱스커트, 청바지, 니트류다.

첫 번째 롱스커트. 지체장애인인 나는 치마를 입기 곤란하다. 하반신 마비 때문에 다리가 쉽게 차가워지고, 손상을 입어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게다가 롱스커트는 휠체어 바퀴에 걸리고 바닥에 쓸린다. 이런 이유로 여름에만 아주 가끔 치마를 입는다.

두 번째는 청바지다. 청바지처럼 신축성이 없고 몸에 딱 붙는 옷, 특히 하의는 스스로 입고 벗기가 너무 어렵다. 집에서는 바닥에 누울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능하지만, 밖에서 화장실에 갔다가 바지를 올려야 하는 경우에는 팔로 몸무게를 지탱하며 바지까지 끌어올리긴 거의 불가능하다. 외출할 때 도와줄 친구나 어른이 없는 날에는 청바지를 입지 않는다. 꼭 입고 싶을 때는 허리 부분이 고무줄로 된 청바지를 입는다.

마지막으로 니트류. 요즘에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지만, 수동으로 바퀴를 밀 때 니트류의 옷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소매가 모두 더러워지고 해지기 때문이다. 니트를 포함해 겨울옷 대부분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내게는 불편하다. 두꺼운 옷 때문에 몸이 무거워지는 것도 싫고, 휠체어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앉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지탱하는 게 힘들다.

옷의 종류뿐 아니라 사이즈를 고를 때도 문제가 있다. 어릴 때부터 휠체어를 타서 상체와 하체의 비율이 달라 상체는 성인 코너, 하체는 키즈 코너에서 골라야 한다. 미리 입어보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충 가늠해보고 사야 한다. 발이 작은 비장애인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이겠지만, 신발 사이즈를 고를 때도 불편하다. 걸어 다니지 않으니 발의 성장이 더뎌 발이 작은데, 내가 신는 사이즈는 아이 신발과 어른 신발의 중간쯤이다.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구입해야 하고, 온라인에는 거의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 너무 사고 싶은 신발이 사이즈가 없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조금 큰 사이즈를 사서 신지만 신발이 자꾸 벗겨져 불편하다.

조금만 신경 쓰면 바뀔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청바지의 경우 뒤에 지퍼를 달아 다리를 좀 더 쉽게 뺄 수 있게 만들면 어떨까. 청바지 느낌이 나면서도 신축성이 좋은 바지가 될 것 같다. 일상의 것들을 장애친화적으로 바꾸는 유니버설디자인제품이 대중화되려면 더 많은 사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장애인마다 몸이 달라서 기성복으로 생산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국가에서 옷 수선에 능한 기술자들을 시범적으로 고용해 장애인 의류 수선 사업을 시행하면 어떨까. 수선 인력의 인건비는 정부에서 일부 지원하고, 장애인들도 일부 수선비를 지불하는 식으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형 쇼핑몰 옷가게에 남성, 여성, 아동복 코너가 따로 있듯 장애 전용 코너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국에는 있다던데!) 모든 사람이패션의 자유를 누리는 그날을 꿈꾸며.

 유지민(서울 강명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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