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한수정 아름다운커피 대표이사
[한수정의 커피 한 잔] 앞선 자 뒤서고, 뒤선 자 앞선다

지난 10여 년, 공정무역 커피 비즈니스 덕에 나름 개성 있는 커피 생산지를 경험해 왔다. 스페셜티 커피처럼 맛있는 커피만을 찾아 여기저기 다닌 것이 아니다 보니, 한 산지에 긴 시간 머물면서 여러 가지 렌즈로 그 사회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 렌즈의 이름은 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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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한국 쌀에도 공정무역이 필요한 이유

유례없이 큰 태풍 ‘힌남노’가 추석 직전 몰아닥쳤다. 여름부터 간헐적으로 이어진 큰비, 연초부터 줄줄이 인상된 금리와 환율 등 추석 차례상 물가 걱정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각종 식품 제조 가공업체들은 추석 대목까지만 버티고, 이후 가격 인상을 예고한다. 사실 장바구니 한번 들어본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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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해방,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일

8월 23일은 ‘세계 노예무역 및 철폐 기억의 날’이다. 역사 속에서 인류가 부의 축적을 이루는 가운데 노예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로마 콜로세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이끈 검투사들도 노예였으며, 일본의 도예 문화를 꽃피운 조선의 장인들도 노예였다. 남미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해 세계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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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드라마 속 우영우의 충고 “핵심을 봐야 해요”

“핵심을 봐야 해요.” 최근 인기를 끄는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충고다.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지만,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가진 변호사다. 그녀는 지금 일어난 현상 너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미래를 지켜주기 위해 사건의 핵심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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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코카콜라엔 있고, 스타벅스엔 없는 것

빈용기 재사용 생산자가 부담하는 취급수수료.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이 제도 덕에 동네마트나 편의점에서 팔린 음료수 공병의 90% 이상이 생산 공장으로 되돌아온다. 공병을 세척, 소독, 재활용하여 자원 낭비를 막는다. 국내에서 소주, 맥주, 청량음료 제조사들은 한 병당 약 30원가량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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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선자에게도 커피가 필요하다

애플TV+의 드라마 ‘파친코’가 화제다. 일제강점기 영민함과 자존심으로 스스로를 지켜내던 젊은 여인 선자는 갑작스런 임신으로 고향을 떠나게 된다. 무력으로 조국을 지배하는 제국의 심장에 던져지는 것도 어려운데, 남편은 병약하고 일자리 없는 가족은 자기 앞가림도 못한다. 그러나 선자는 온갖 역경을 이겨, 가정을 일으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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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여성 농부들, 커피 산업의 주인이 되다

2013년 네팔. 커피 수확이 한창인 3월 초. 깊은 산 속 커피 농장 새벽 한기는 뼈가 시릴 정도다. ‘커피를 따러 가야 하는데’ 생각하면서도 침대 속 따뜻함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다. 커피를 사러 농가를 방문한 나의 게으름 저편으로 산중 그녀들의 아침은 분주하다.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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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커피와 민주주의

“당신은 왜 커피를 마시나요?” 커피업에 몸담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 질문은 늘 어렵다. 마치, 물은 왜 마시나요? 밥은 왜 먹나요? 이런 질문처럼 느껴진다. 나에게 커피는 각성제다. 아침에 출근하면 사무실 책상에 앉아 한두 모금이라도 마셔야 무엇인가 시작하는 느낌을 받는다. 진정한 하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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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오염자 부담의 원칙

글래스고 기후회의가 지난달 13일 막을 내렸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6년 만에 열린 당사국총회가 협상 마감 시간을 하루 남기고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약속은 거창하지만, 산출물은 미흡하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평가대로 단계적 탈석탄이 아닌 석탄 감축에 머무른 합의와 기온 상승 폭 1.5도를 훌쩍 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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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일하는 사람들의 커피

90년대 초반, 대학생 농촌활동을 위해 충남의 한 지역에 간 적이 있었다. 나는 ‘농민과 학생이 연대한다’라는 모호한 말보다는 넓은 밭에 가지런하게 심겨진 푸른 먹거리들을 구경하는 것이 그렇게 좋았다. 밭을 보면 그 댁 어르신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듯 반듯하게 정리된 들판은 그 자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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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쓰레기 만드는 기업

‘예쁜 쓰레기’. 형용 모순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진행된 ‘화장품 어택(attack)’ 캠페인은 모순된 단어의 조합인 ‘예쁜 쓰레기’의 존재를 우리에게 확인시켜주었다. 환경운동단체 녹색연합은 화장품 용기는 예쁘기만 할 뿐 거의 재활용이 되지 않는 쓰레기이며, 정부는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및 분리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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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커피 한 잔] 평온한 바다를 위한 절반의 책임

수산업을 다룬 다큐멘터리 한 편이 화제다. 지난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씨스피라시’. 바다(Sea)와 음모(Conspiracy)의 합성어로, 해양수산업의 이면을 떠받치고 있는 물고기 남획 및 학살, 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산업 어구 등을 다룬 이야기다. 다큐의 출발은 해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우며 바다를 지키고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