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7일(화)

월드비전, ‘심리정서 지원사업’ 분석…국내 아동이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이것’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29일 ‘월드비전 심리정서 지원사업’에 대한 결과 분석을 발표했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국내 아동들이 이전과 다른 형태의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월드비전 심리 정서 지원사업은 2022년부터 코로나19 이후 대외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월드비전 지원 아동들의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월드비전은 등록 아동 중 심리 정서 지원이 필요한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정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 상담사가 국내의 한 센터에서 월드비전 등록아동과 상담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월드비전

이번 사업 결과 분석은 아동과 가정이 심리 정서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파악하고, 월드비전의 지원사업을 통해 어떤 변화를 끌어냈는지 점검하기 위해 추진됐다.

염태산 강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주관한 사업 결과 분석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월드비전의 17개 지역사업본부와 복지관에서 진행된 214개 등록 아동 및 보호자 상담 사례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아동이 경험하는 욕구와 문제 유형에서 가장 높은 비중인 71%를 차지한 것은 ‘인지정서’였다. 인지정서 문제는 자존감, 자신감, 자기효능감의 부족,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 정서상의 어려움, 자기표현 부족 등이 해당한다. 이어 가족관계에 대한 고민이 31%로 조사됐으며 대인관계가 29%, 공격성 및 품행 등 행동 25%, 학습 및 학교적응이 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아동은 평균적으로 2개 이상의 항목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상담의 경우, 2022년에는 가족관계 관련 상담(34건)이 진로 및 학교생활 관련 상담(19건)보다 많았던 반면 2023년에는 진로 및 학교생활 관련 상담(34건)이 가족관계 관련 상담(21건)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염 교수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줄어들고 아동의 가정 밖 활동이 증가하면서, 아동의 심리 정서적 어려움이 가족관계보다는 가족 외 대인관계, 진로, 학습 및 학교적응으로 확장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동 상담과 함께 보호자 상담도 진행됐는데, 보호자의 욕구 및 문제 유형에서는 정서 문제가 82%로 가장 높았고 양육 기술에 대한 고민이 44%, 가족관계 26%, 기타 문제가 13%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보호자는 평균 1.6개 항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염 교수는 “사업 결과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 어떤 상담이 효과적일지 검토해 아동심리지원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례별 보고 서식을 통일하고 내담자 입장에서 변화지표를 마련해 공통의 척도를 일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이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 본부장은 “담당 사회복지사와 전문 상담가 간의 원활한 소통, 보호자 상담 병행, 정기적인 회의와 모니터링을 통해 상담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며 “아동의 심리 정서적 어려움이 가족관계에서 대인관계, 진로, 학습 및 학교적응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상담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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