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수)

세이브더칠드런, ‘아동노동 반대의 날’ 맞아 네팔 지원 성과 공개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2일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을 맞아 네팔 아동의 교육권을 보호하는 기초교육지원 사업의 1차년도 성과를 공유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을 받은 사지르(가명)씨와 남편이 무를 씻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6월 12일)은 2002년 국제노동기구(ILO)가 아동노동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종식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UN 발표에 따르면 여전히 가장 취약한 국가의 아동 5명 중 1명은 아동 노동에 참여하고 있다.

네팔 마데시 주는 네팔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취약한 행정구역으로, 인구의 약 19.8%가 빈곤 상태다. 마데시 주의 바라(Bara)지역은 불가촉천민인 달리트 공동체의 비중이 높고 대부분 일용직 노동에 종사해 경제적 안정성이 낮다. 실제 아동 노동은 낮은 소득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가정에서 빈번히 발생하며 노동 참여로 교육의 기회가 단절되고 빈곤의 굴레에 머물게 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노동 근절에 이바지하고자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네팔 마데시 주의 소득증대를 통한 기초교육지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네팔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인 마데시 주 바라 군 내 3개 지역에서 36억 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한다. 빈곤 가구의 부모를 대상으로 소득 증대를 위한 직업 교육을 제공하고, 초등학교 교실을 신설·보수하는 등 기초 교육의 질을 높여 아동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먼저 소득 증대 프로그램을 통해 빈곤 취약 가정 499가구를 대상으로 농업, 소자본 창업 및 직업훈련을 제공했다. 농지와 씨앗을 제공해 농작물을 팔아 소득이 생길 수 있도록 도왔다. 창업을 희망하는 가정에는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을 돕고 자금을 지원했다. 또한, 기초 교육을 받지 못해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 있던 주민에게 직업 훈련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전체 참여자 중 약 8%가 연간 18만 루피(한화 약 180만원) 이상을 벌었다. 이는 네팔 최저 임금에 따른 연봉을 웃도는 수치다. 농업 지원에 참여한 농부 116명은 소득이 20% 이상 증가했다.

네팔 바라 군 주민이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을 통해 임대한 무 농장. /세이브더칠드런

더불어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학교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학교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 한 교실에서 여러 학년이 수업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초등학교 16곳의 개보수를 진행했다. 화장실 7곳을 개선해 여교사와 여아가 안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바라 지역 내 학교 69곳에서 6,881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해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학용품 및 교구 지원, 안과 검진 및 안경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초등학교 출석률이 사업 시작 전보다 3% 늘어 59%가 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농지를 임대하고 농업 교육을 받은 사지르(40세, 가명)씨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농업 교육을 무 농장 운영에 적용해 8배에서 10배의 수익을 냈다”며 “이제 수익의 일부를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썼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정기적으로 출석하고 성적도 좋아졌다”며 농업 교육을 통해 가족의 삶이 달라진 기쁨을 전했다.

네팔 기초교육지원 사업을 총괄하는 정다정 세이브더칠드런 팀장은 “가정 내 취약한 경제적 상황은 아동 노동을 늘리는데 부모가 자녀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해도 학업을 장려할 만한 수단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빈곤 가정의 부모가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도우면 부모는 자녀의 교육과 미래에 자연스럽게 투자한다”며 통합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 정부와 협업해 교육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아동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가계 소득을 높이고 아동의 교육권을 지켜나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UN과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목표인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정했다. 전 세계 빈곤을 종식하고 지구를 보호하며 모든 사람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취지다. 이에 따르면 2025년까지 모든 형태의 아동노동을 철폐해야 한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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