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아프간, 메뚜기떼 공격으로 밀 수확량 25% 감소 위기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악화할 위기다. 모로코 메뚜기 떼가 밀밭을 덮쳐 밀 수확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4일(현지 시각) 리처드 트렌차드 세계식량기구(FAO) 아프가니스탄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밀밭. /UN
아프가니스탄 밀밭. /UN

모로코 메뚜기는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해충 중 하나로 꼽힌다. 아프가니스탄의 산림과 목초지에서 자라는 식물 150종 이상을 먹어치운다. 트렌차드 대표는 “올해 메뚜기 떼가 아프가니스탄에 출현하면 100만톤(t) 이상의 밀이 손실될 수 있다”면서 “이는 올해 총 수확량의 4분의 1에 달하며, 최대 5억 달러(약 6680억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FAO와 NGO, 지역사회 당국이 메뚜기 떼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미 늦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렌차드 대표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메뚜기들까지 성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로 인해 최대 300만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에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더 절실해질 것”이라고 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아프간 전체 인구 4200만 명 중 199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을 겪고 있으며, 600만명은 기근 직전 상태에 내몰려 있다. 5세 미만 어린이의 절반, 임산부의 4분의 1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다.

아프가니스탄 전 정부는 메뚜기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나, 탈레반 집권 이후 시스템은 무너졌다고 트렌차드 대표는 설명했다. 이어 “이대로 상황을 방치하면 내년에는 모로코 메뚜기 개체 수가 100배 증가할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와 이웃 국가의 농업과 식량 안보에 훨씬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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