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아동 수면시간 줄고 공부는 늘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3 아동행복지수’ 발표

최근 3년간 국내 아동의 생활 불균형은 더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 시간은 줄고, 공부 시간은 늘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4일 어린이날 101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아동행복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3 아동행복지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3 아동행복지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행복지수는 아동의 하루를 ▲수면 ▲공부 ▲미디어 ▲운동 4개 영역으로 분류하고, 아동 발달과 권리 보호의 관점에서 일상 균형 정도를 지수로 산출한 것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매년 5월경 발표한다. ‘2023 아동행복지수’는 지난해 11~12월 전국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아동·청소년 22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근거로 작성됐다.

아동의 행복도는 4점 만점에 1.66점으로 2021년(1.68점), 2022년(1.70점)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수면시간은 2021년 8시간 14분에서 2023년 7시간 51분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과소 수면에 해당하는 아동 비율은 10.4%p 늘었다. 공부시간은 2021년 2시간 27분에서 2023년 3시간 11분으로 증가했다. 과다 공부하는 아동도 14.5%p 많아졌다. 수면과 공부, 미디어, 운동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권장시간 기준에 미달하거나 초과하는 아동은 기준에 맞게 생활하는 아동에 비해 행복감이 1.23점 낮았다.

아동행복지수를 상·하로 구분하면 행복지수가 낮은(하 집단) 아동이 전체 조사대상자의 8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해당 아동들은 공통으로 4가지 특성을 보였다. 저녁에 혼자 밥을 먹는 비중이 더 높고,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며 늦은 시각에 취침했다. 또 대면 활동보다는 온라인에서 관계 맺는 것을 익숙하게 여겼다.

아동의 심리·정서상태도 최근 악화했다. 충동적 자살생각을 한 아동 비율은 2021년 4.4%에서 2023년 10.2%로 늘었다. 같은 기간 우울과 불안 점수는 1.24점에서 1.3점으로 증가했다. 자아존중감은 3.11점에서 3.06점으로 떨어졌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자유롭게 뛰놀고,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아동기본법’을 통해 법제화하고, 아이들이 가족과 학교,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가족 구성원이 수면일기 함께 작성하기,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하기, 보호자가 아동의 온라인 미디어 활동에 동참하기 등 가정과 학교에서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2023 아동행복지수’는 오늘날 아동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앞으로 아동행복지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동지표로 아동정책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2023 아동행복지수’의 심층분석 결과는 오는 24일 열리는 ‘제23차 아동복지포럼’에서 상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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