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KT&G 상상스타트업캠프, 6년간 사회혁신 스타트업 136곳 키웠다

“최근 뉴욕시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전동 스쿠터와 자전거 등이 배터리 과열로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에서는 전동 자전거 관련 화재사고가 작년에만 220건 발생했고, 1년새 2배 넘게 늘었다고 해요. 현재 시중에서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높은 편입니다. 코스모스랩은 ‘비발화성 수계 하이브리드 아연금속 전지’를 개발해 안전성을 확보했습니다. 수계 배터리는 물을 전해액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에 100% 안전합니다. 리튬과 같은 희귀광물을 사용하지 않고, 설계 구조가 단순해 원자재 비용도 크지 않습니다.”

23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 커넥트홀에서 ‘KT&G 상상스타트업캠프’ 7기 수료자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더 데뷔(The Debut)’가 개최됐다. /MYSC
23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 커넥트홀에서 ‘KT&G 상상스타트업캠프’ 7기 수료자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더 데뷔(The Debut)’가 개최됐다. /MYSC

이주혁 코스모스랩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KT&G 상상스타트업캠프’ 7기 수료자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피칭데이 ‘더 데뷔(The Debut)’ 발표 무대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코스모스랩은 15억3000만원 규모의 ‘프리A’ 투자라운드를 완료했다. 상상스타트업캠프는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려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부터 매년 기업들을 선발해 액셀러레이팅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7기까지 배출한 스타트업은 총 136곳이다.

약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7기에 선발된 스타트업 24곳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맞춤형 교육과 멘토링을 받았다. 초기 사회혁신 스타트업에 맞춤형 코칭을 지원하는 스타트 트랙(Start Track)에 14곳이, 피봇 단계 혹은 재창업 사회혁신 스타트업의 재도약을 지원하는 리부트 트랙(Reboot Track)에 10곳이 선발됐다. 참여사 24곳의 누적 매출액은 192억원이고, 24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장은희 MYSC 선임 컨설턴트는 “7기 참여 기업이 5개월간 유치한 투자규모만 약 56억원에 이른다”며 “올해 5월이면 누적 투자액 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가능성과 소셜미션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성과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상스타트업캠프, 6년간 사회혁신 스타트업 136곳 키웠다

5개월만에 약 56억원 투자 유치

이날 무대에는 사회혁신성과 비즈니스 성장성을 인정받은 우수기업 13곳(스타트 트랙 8곳, 리부트 트랙 5곳)이 올랐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봉민균 미드바르 부대표는 “이동과 설치가 쉬운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미드바르의 핵심 사업 대상지는 중동이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는 고온의 사막기후로 인해 효율적인 물관리 시스템이 부족하다. 현지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자재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미드바르의 스마트팜 모듈 ‘에어팜’은 기존의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대비 부피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고, 2시간 내에 설치할 수 있다. 또한 수경재배 대비 물 사용량은 40% 절감했다. 특히 물 관리가 용이해 엽채류, 씨감자 등 뿌리채소를 포함한 다양한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애플리케이션으로 설비를 조작할 수도 있다. 봉민균 부대표는 “올해 매출은 9억80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의 식량안보 시장이 약 14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2026년 미드바르의 매출은 2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피터페터(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기반 건강관리 솔루션 제공) ▲모바휠(음파 AI 센서로 블랙아이스 등 노면 정보 감지해 교통문제 해결) ▲윤회(재고 의류 수집·가공·재판매하는 순환패션 플랫폼 ‘민트 컬렉션’ 운영) ▲별따러가자(자전거·오토바이를 타는 배달라이더의 실시간 운행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안전한 교통 문화 개선) ▲얼리페이(소상공인의 전일 매출을 다음날 정산해 입금하는 ‘선정산’ 핀테크 솔루션 제공) ▲리클(모바일로 헌옷을 일괄 수거하고 리세일 하는 리테일 서비스 제공)의 대표자들도 비즈니스 모델과 성과를 발표했다.

23일 ‘KT&G 상상스타트업캠프’ 7기 성과공유회에는 참여 기업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MYSC
23일 ‘KT&G 상상스타트업캠프’ 7기 성과공유회에는 참여 기업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MYSC

상위 6개 기업에 성장지원금 총 4000만원

리부트 트랙에서는 5개 기업이 발표를 진행했다. 휴브리스는 맞벌이 부부의 육아공백 해결을 위한 영유아 전문 아이 돌봄 매칭 서비스 플랫폼 ‘돌봄플러스’를 제공한다. 전창민 휴브리스 대표는 사업 모델 소개에 앞서 창업 이유를 설명했다.

“휴브리스 창업 이전에 회사에 다닐 때, 오후 4시만 되면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여성이 있었어요. 매일 어디에 그렇게 전화를 하냐고 물었더니,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픽업할 사람이 없어서 여기저기 전화를 돌린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듣고 ‘아직도 베이비시터 구하기가 그렇게 어렵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실제로 알아보니 베이비시터 수는 수요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더라고요.”

휴브리스에 따르면, 12세 이하 자녀를 둔 국내 맞벌이 가구 수는 151만 가구에 달하지만, 정부아이돌봄 서비스에 등록된 시터 수는 1만6581명에 불과하다. 이에 전창민 대표는 학대, 안전 걱정 없이 영유아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위치, 성격, 연령, 경험 등의 데이터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AI가 알고리즘에 따라 부모와 돌봄선생님을 매칭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의 매칭 만족도가 높아 이탈률이 낮다. 전창민 대표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휴브리스가 마을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여러 명이 공동 소유할 수 있도록 돕는 클리는 ‘마이세컨플레이스’ 플랫폼을 통해 5명이 한 집을 공동으로 소유, 관리하도록 돕는다. 박찬호 클리 대표는 “지방소멸 지역에 있는 폐허를 리모델링해 트렌디한 세컨하우스로 바꾸고, 공동소유자를 입주시켜 해당 지역의 생활인구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트루밸류(청소년들이 진로에 대한 노력을 인증하고 응원받을 수 있는 소셜플랫폼 ‘드림어필’ 운영) ▲딥비전스(인공지능과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 측정·정보 제공 서비스) ▲먹스킹(영세한 뮤지션을 육성해 소득을 증대시키는 오픈형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레드슬리퍼스’ 운영) 등이 사업 내용과 성과를 소개했다.

발표 후에는 투자자와의 밋업 기회가 마련됐다. JB인베스트먼트, 더인벤션랩, 위벤처스 등 총 15개 투자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어진 우수 기업 시상식에서는 코스모스랩과 클리가 상위 2개 기업으로 뽑혔다. 두 기업은 성장지원금 1000만원과 KT&G 상상플래닛 입주 1년 혜택을 받는다. 이주혁 코스모스랩 대표는 “코스모스랩이 상스캠 7기에서 끊임없는 지원을 받아 무르익은 기술을 보유하게 됐고, 고객사도 확보했다”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수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회·휴브리스(성장지원금 각 700만원), 미드바르·딥비전스(각 300만원)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들 기업에는 상상플래닛 입주 공간도 제공된다.

이상학 KT&G 지속경영본부장은 “앞으로도 KT&G만의 차별화된 청년 창업 지원 활동을 이어나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확산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태 MYSC 대표는 “MYSC가 운영해온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중 참여 기업에 대한 투자 확정 또는 잠정 확정된 수와 투자금액, 그리고 외부 투자유치 금액 모두 가장 최상위에 위치한 프로그램이 됐다”며 “KT&G의 지속된 지원을 통해 축적된 열매가 나타나기 시작된 증거이며 사회혁신 스타트업의 혁신성과 재무적 경쟁력 역시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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