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7일(화)
“팬데믹 2년, 슈퍼리치 1%가 부의 63% 차지”

지난 2년간 새로 창출된 부(富)의 3분의 2는 전 세계 상위 1% 슈퍼리치의 몫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억만장자와 빈곤층 사이의 불평등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16일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발표한 ‘슈퍼리치의 생존(Survival of the Richest)’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오늘(16일)부터 20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를 앞두고 발간됐다. 옥스팜은 2014년부터 매해 부의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행동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간 새롭게 창출된 부의 획득 비중. /옥스팜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간 새롭게 창출된 부의 획득 비중. /옥스팜

올해 보고서는 억만장자의 부가 급증하면서 빈부격차가 심화했다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2020년부터 약 2년간 전 세계에서는 42조달러(약 5경1800조원)가 새로운 부로 창출됐다. 이 중 63%(26조달러·약 3경2100조원)는 슈퍼리치들의 몫이었다. 하위 90%에 속한 인구가 1달러(약 1230원)를 벌 때 전 세계 상위 1% 부유층은 약 170만달러(약 20억9600만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에는 식품, 에너지 산업이 호황기를 누리면서 억만장자들의 부가 급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에너지 회사 95곳이 2022년에만 수익을 2배 이상 올렸고, 3060억달러(약 277조24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소득을 얻었다. 추가 소득의 84%(2570억달러·약 316조8300억원)는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일례로 월마트 주식의 절반을 소유하는 월튼 가문(Walton Family)은 지난해 85억달러(10조4800억원)를 벌어들였다. 인도 광물기업 ‘아다니 엔터프라이지스’ 회장 가우탐 아다니의 재산은 작년에만 420억달러(약 51조8000억원) 불어났다.

가브리엘라 부커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불과 2년 만에 슈퍼리치들은 막대한 부를 쌓았다”면서 “부유층에 대한 세금감면이 낙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허황된 신화를 깨뜨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0년 동안 최상위 부유층을 위한 세금 감면 조치는 밀물이 모든 배를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초호화 요트만 들어 올린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억만장자들이 부를 쌓을 동안 빈곤은 더욱 악화했다. 옥스팜은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꼴인 8억2000만명이 굶주리고 있으며, 전 세계 기아 인구의 60%는 여성과 여아라고 지적했다. 경제위기로 인한 긴축정책에 따라 향후 5년간 보건·교육 등 공공 부문 지출을 삭감할 계획이라 밝힌 정부들도 여럿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3월 뉴욕에서 억만장자에 대한 부유세를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옥스팜
2021년 3월 뉴욕에서 억만장자에 대한 부유세를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옥스팜

이에 옥스팜은 슈퍼리치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세금 인상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옥스팜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약 3%의 실질 세율을 부담한 반면, 우간다의 밀가루 상인인 에버 크리스틴은 한 달에 80달러(약 9만8600원)를 벌고 40%의 세율을 부담한다”며 “부자들의 소득은 대부분 자본소득에서 나오지만, 이에 대한 평균 세율은 18%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옥스팜이 제시하는 불평등 해소 방안은 다음과 같다. ▲팬데믹 위기로 얻은 막대한 이익에 대한 일회성 부유세·횡재세 도입 ▲상위 1% 부유층의 자본소득에 60% 소득세 적용 ▲상위 1% 부유세를 통한 슈퍼리치 수와 재산 축소 등이다.

부커 총재는 “최상위 부유층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평등을 줄이고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전략적 전제조건”이라면서 “더 강력한 공공서비스를 위해,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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