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만 18세 피선거권’ 논의에도 ‘선거권 하향’엔 반대여론 우세

/조선일보DB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피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방안에 뜻을 모으고 있지만, 선거권 하향에 대한 인식은 아직 반대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 정치참여 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의 중·고등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투표 의향부터 물었다. 선거권이 주어진다면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무려 78.2%에 달했다. 국회의원 선거와 교육감 선거에 대해서는 각각 60.0%, 56.1%의 응답자가 참여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선거권 연령을 만 17세로 낮추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 34.6%, 찬성 27.4%로 부정적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7.9%였다. 교육감 선거권 연령을 만 16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36.6%)가 찬성(23.3%)보다 많았다.

응답자들의 반대여론과 달리 정치권에서는 청소년의 참정권 확대가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선거권과 동일하게 조정해 연령 제한을 철폐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제안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일찍부터 주장해 오던 것”이라며 “진실로 이 말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러한 여야 합의에 힘입어 국회는 지난 11일 현행 만 25세 이상으로 규정돼 있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피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가결했다. 정개특위는 현행 피선거권 연령 하향과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소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학교 현장에서 선거와 정치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 선거권 하향에 대해 반대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모상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 내에서 실질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이나 선거 교육 등이 이뤄지지 않아 올바른 의미에 참정권 행사가 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의 정치적 관심과 역량을 얼마만큼 건전하게 강화시켜줄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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