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프랑스 이어 영국도 ‘원전’ 확대…“글로벌 에너지 대란 탓”

유럽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각국이 에너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원자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 정부도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다시 늘린다는 계획이다.

17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영국 정부가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이 담긴 ‘넷 제로 전략’ 보고서를 이르면 이번 주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등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면서 영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다시 늘릴 예정이다. /위키커먼스

최근 유럽에서는 난방·발전용으로 주로 쓰는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경기가 살아나면서 에너지 수요는 늘어났는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량은 줄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3개월 동안 3배나 높아졌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를 수출하던 러시아의 유럽 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에너지 안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수천 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향후 몇 년 내에 적어도 한 개의 대규모 원자력 프로젝트를 승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전체 전력의 20%가 원전 13기에서 생산된다. 2025년까지 이 용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원전이 노후화로 폐쇄될 예정이다. 이 경우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영국 정부가 판단한 것이다.

웨일스 북부에서는 일본 히타치가 2019년 중단했던 윌파 원전 건설을 미국 원자력 회사 웨스팅하우스가 이어받아 재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롤스로이스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개발도 지원한다. SMR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보다 설립 비용과 위험도가 낮다. 대형 원자력 발전소인 ‘힝클리 포인트 C’ 건설은 이미 진행 중이다.

앞서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을 가동 중인 프랑스 정부도 다시 원전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 ‘프랑스 2030’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원전과 수소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SMR 개발과 원전 폐기물 관리 개선에 10억 유로(약 1조3750억원)를 투입한다.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국가의 에너지 담당 장관들도 원전 개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핀란드·체코·폴란드 등 유럽 10국 경제·에너지 담당 장관 16명은 ‘우리 유럽인은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각국 신문에 게재했다. 기고문에서 이들은 “원전은 기후 변화 대처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가진 최고의 무기”라며 “에너지 수요를 지속적으로 충족하려면 원자력이 필수”라고 밝혔다. 이어 “원전을 통해 고부가 가치 산업을 발전시켜 수천개 숙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환경적 포부를 가지고 유럽 에너지 주권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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