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0일(금)
“세계 빈곤율, 지역보다 인종·성별·민족 간 차이 더 크다”

전 세계 빈곤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지역보다 민족·인종·성별 간 불평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개발계획(UNDP)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빈곤인간개발계획 연구소(OPHI)는 ‘2021 세계 다차원 빈곤 지수(MPI)’를 7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MPI는 빈곤을 다각도로 조망하고 이를 수치화한 지표다. 소득에만 방점을 뒀던 기존 측정법을 보완해 건강·교육·생활수준까지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된 10가지 지표 중 3분의 1 이상이 부족하면 이들을 극심한 빈곤을 겪는 ‘MPI 빈곤층’으로 분류한다.

‘세계 다차원 빈곤 지수(MPI)’는 빈곤을 다각도로 조망한다. 기존에 주로 기준으로 삼았던 소득에 건강·교육·생활수준까지 함께 고려한다./UNDP 홈페이지 캡처

이번 조사는 109국, 59억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자료가 충분한 41개 국가는 인종과 민족, 계층 구성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MPI 빈곤층은 13억명이었다. 민족별 MPI 분포는 109국의 국가 내 지역별 MPI 분포보다 범위가 넓었다. 인종·민족별 빈곤율 차이가 지역 간 차이보다 크다는 의미다.

한 국가 안에서도 민족 집단 간의 차이가 컸다. 가봉과 나이지리아에서는 민족 집단 간 MPI 비율이 70%p 넘게 차이 났다.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원주민 빈곤율이 높았다. 볼리비아 원주민은 인구의 44% 정도지만, 전체 MPI 빈곤층 인구의 75%를 차지했다. 인도에서는 MPI 빈곤층 6명 중 5명이 하층 카스트 출신이었다. 집단별로 빈곤을 겪는 부분도 달랐다.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는 각각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전체 MPI 빈곤층의 약 3분의 2인 8억3600만명의 가정에는 교육을 최소 6년도 받지 못한 여성이 있었다. MPI 빈곤층 6분의 1에 해당하는 2억1500만명의 가정에서 남성은 6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수료했지만, 여성은 그렇지 못했다. 또 빈곤율이 높아질수록, 여성이 친밀한 관계에서 폭력을 당할 위험도 커졌다.

MPI 빈곤층의 절반(6억4400만명)은 18세 미만이다. 빈곤층 85%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나 남아시아에 살고 있다. 67%는 중산층 국가에 거주한다.

아킴 스타이너 UNDP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에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려면 어디에서 사는 누가 가난한지, 가난으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 등에 대한 완전한 그림이 필요하다”며 “MPI 지수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비나 알키레 옥스퍼드대학교 OPHI 책임자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핵심 역량을 발휘하고,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구 공동체가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불평등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민족, 인종, 성별, 주거 패턴 등에 따른 빈곤 데이터를 세분화하면 불평등을 드러내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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