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자녀 정책 간담회] 라이따이한·코피노 등 해외 거주 혼혈인과 한국 다문화 자녀 간 교류하는 사업 모색
다문화 가정 학부모 이중 언어 강사로 양성해 자립 돕는 방안도 연구
“앞으로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은 군인도 되고, 외교관도 되고, 한류 스타가 될 수도 있다. 상처받은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이 대한민국 군인이 되었을 때 과연 한국을 위해 총을 잡을 수 있을까.”
한 다문화 정책 전문가가 한 말이다. 현재의 다문화 정책이 ‘이들을 분리해서 수혜를 주는’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비판에서였다. 단순히 결혼 이주 여성을 넘어 다양성(Diversity)을 전제로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은 없을까. 제5차 ‘KF희망포럼'(청소년 글로벌 리더십 캠프)의 한 행사인 ‘다문화 청소년 정책간담회’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엔 대한민국 최초 이민 여성 국회의원인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함께했다.
이자스민 의원은 “‘라이따이한'(베트남 거주하는 한-베트남 혼혈인)이나 ‘코피노'(필리핀에 거주하는 한-필리핀 혼혈인) 등 해외에서 출생하고 자라난 세대와 한국 내 다문화 가정 출생 세대 간의 교류를 공적개발원조(ODA)사업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다문화 관련 정책을 독립적으로 총괄하는 조정기구의 설립을 추진하고, 다문화 관련 용어의 통일과 일관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복남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은 ‘맞춤형 다문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문화 가정은 경제적인 결핍, 재혼문제, 부모의 학력이나 자존감 부족 등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 정책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채용기 부발중학교(경기도 이천) 교사는 학교 현장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다. 채용기 교사는 “다문화 가정 합창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높이려는 시도도 있었으며, 외국어 스피치 대회를 열어 2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 대상’이라는 기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섰던 김순량 부산광역시교육청 장학사는 “다문화 학부모를 ‘이중 언어 강사’로 양성해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 다문화 가정 자녀의 입국에서 정착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다문화코디네이터’의 배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며 “효과적인 다문화 정책을 추진하되, 국내 주민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