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시우 두루행복한세상 대표
이시우(45·사진) 두루행복한세상 대표는 청각장애인이다. 세 살 때 앓은 열병의 후유증으로 청력을 거의 잃어 보청기를 껴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2004년부터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일했지만, 사회적기업 두루행복한세상을 창업하기 전까지 회사를 다섯 번이나 옮겨야 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비장애인과 똑같은 업무를 하고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이다.
“몇 년을 일해도 월급은 오르지 않고, 진급 대상에서도 제외됐어요. 그래서 동료 4명과 함께 장애인도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죠.”
이 대표가 지난 2013년 설립한 두루행복한세상은 장애인, 고령자, 경력단절여성 등을 채용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직원 30명 가운데 15명이 사회취약계층이다. 이들은 홍보 인쇄물을 제작하고, 공공기관 대상으로 사무용품을 납품한다.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시우 대표는 “회사의 제1의 미션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행복한 일터”라고 말했다.
두루행복한세상의 임직원 평균 임금은 사무직 기준 월 400만원. 현장직은 300만원을 받는다. 임금은 직급에 따라서만 차등을 둔다. 복리후생 또한 남다르다. 직원들은 자기계발을 위한 외국어, 컴퓨터 활용, 경영, 회계 등의 교육비를 회사로부터 받을 뿐 아니라 해외로 휴가를 가면 교통비까지 지원받는다. 사회적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복지 수준이다. 설립 이후 단 한 명의 퇴사자도 없다는 사실이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감을 대변한다.
“회사가 성장하면 주주들에게 배당을 많이 하거나 자본금으로 쌓아두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회사가 성장한 만큼 직원들에게 투자하고 있어요. 직원 만족도가 높으면 업무를 잘하게 되고, 이게 회사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두루행복한세상은 지난해 연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우량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2016년 당시 22억원에 머물렀던 연 매출액은 2017년 52억원, 지난해 105억원으로 해마다 두 배씩 뛰어올랐다. 올해는 매출 1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애인 일자리 교육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디자인이나 인쇄 업무 등에 재능 있는 장애인들에게 두루행복한세상의 직원들이 1대1로 직업 멘토링을 해주는 사업이다. “제 오랜 꿈은 저처럼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그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중이죠. 여러 사회적 경제 조직, 민간기업들과 협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믿습니다. “
[박민영 더나은미래 기자 bad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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