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회적가치연구원-고용노동부 업무협약, 전국 15개 시·도서 사회성과 비례 보상
권창준 고용부 차관 “사회적 가치 온당히 평가받는 체계 만들 것”
“사회적 성과가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된다는 점이 통쾌했습니다. 보상 덕분에 이전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에도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기업 추억을파는극장 김은주 대표의 말이다. 시니어 극장을 운영하는 김 대표는 2015년부터 6년간 SK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사업에 참여했다. 그는 사회적 성과를 현금으로 보상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 상영을 넘어 공연 사업까지 확장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경험이 이제 전국 사회적기업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와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지난 24일 ‘사회적 가치 창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기관은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지원 체계를 제도에 도입한다. 대상 지역은 세종과 대전을 제외한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다.
핵심은 사회연대경제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성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창출한 사회적 성과의 일정 비율(수도권 15%, 비수도권 20%) 범위 내에서 최대 1억 원을 지원받는다. 기존처럼 일정 금액을 나눠주던 보조금 방식과는 다르게 성과를 낸 만큼 지원 규모가 달라진다. 평가 지표는 사회서비스 제공,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협력, 혁신·환경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 “사회적 성과 측정·보상해 사회연대경제 기업 생태계 발전 이끌겠다”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하고 성과에 비례해 보상하는 SPC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SPC는 2015년 도입 이후 10년간 468개 기업이 참여해 약 5364억 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성과에 비례해 769억 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됐다. 사회적가치연구원에 따르면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사회적 성과가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성과기반보상 모델을 먼저 도입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서울시, 제주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춘천시, 화성시 등 6개 지자체와 협력해 SPC 사업을 운영했다. 2024년 기준 69개 기업이 참여해 약 87억 원 규모의 사회적 성과를 창출했다. 제주도는 2024년, 전라북도는 2025년에 이를 조례로 만들며 제도화에 나섰다.
현장에서도 SPC는 기업 성장의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해외 극빈층에 LED 램프를 공급하는 사회적기업 루미르의 박제환 대표는 SPC 인센티브가 다음 단계 제품 개발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평가받은 결과를 바탕으로 코이카 CTS 사업을 통해 현지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성과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그간 측정과 보상이 어려웠던 사회적 가치를 정책 영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김부경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장은 “사회적 가치는 중요함에도 경제적 가치처럼 명확한 측정과 보상 체계가 부족해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며 “성과 기반 보상이 정착되면 기업의 성장 동력은 물론 자원과 혁신가가 모여 생태계 전반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약 1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고, 사업 공모에는 400개가 넘는 기업이 신청하는 등 현장 수요도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사업은 정부가 2017년 도입한 사회적가치지표(SVI)와 SPC를 결합해 운영한다. SVI는 사회적·경제적·혁신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한 사회적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활용됐다. 이번 사업에서는 SVI 평가에서 ‘양호’ 이상을 받은 (예비)사회적기업은 기업당 최대 1억 원, 그 외 사회연대경제기업은 최대 5000만 원까지 지원받는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민간에서 10년간 축적된 측정·보상·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정부 정책 안으로 가져와 더 넓게 확산하겠다”며 “사회적 가치 측정과 보상 체계가 현장에 안착하고, 사회적 가치가 온당하게 평가받는 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는 “사회 문제 해결의 방법론을 정부의 제도적 틀 안에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고용노동부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 가치의 측정과 보상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