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매출의 20%가 친환경 제품, 핀란드 정유회사 네스테 오일의 CSR 전략

핀란드의 네스테 오일(Neste Oyj)은 매출의 약 20%가 친환경 제품에서 파생되는 정유회사다.  70년 역사의 네스테의 핵심 비즈니스는 석유 제품을 생산, 정제 및 판매하고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2016년 매출액은 116억 9800만 유로(한화 약 15조 4748억 1628만원). 영업 이익은 1억 5500만 유로(한화 약 2050억 4330만 원).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로부터 1년에 약 3조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네스테는 2018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 중 2위에 랭크된 기업이다.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을 선정한 캐나다 리서치·미디어 기업 ‘코퍼레이트 나이츠(Corporate Knights)’은 향후 5년간 네스테의 매출 절반 이상이 재생가능 연료와 바이오 물질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2018 다보스포럼 선정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TOP 10

특히 네스테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 순위에서 지난해 23위에서 2위로 껑충 상승했다. 회사의 대기 배출량을 측정 한 Clean Air Productivity(57.5%)의 전반적인 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네스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7 년에는 프리미엄급 재생 가능 연료(Neste MY renewable diesel)를 통해 고객이 온실가스 배출을 830만 톤 줄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승용차 300 만 대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다. 네스테는 2022 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을 900만 톤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네스테 온실 가스 배출량 감축 추이 ⓒ네스테 2017 annual report

◇네스테의 지속가능한 핵심 에너지 기술

네스테의 재생 가능 연료의 핵심은 ‘바이오디젤’이다. 바이오연료는 자연에서 얻어지는 식물, 동물, 미생물 등 유기 생명체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생산된 연료로, 자연에서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바이오연료는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 중에서도 바이오디젤은 주로 콩과 유채씨유 등 식물성 기름과 동물성 지방 등을 원료로 에스테르화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바이오디젤은 10% 정도의 산소를 함유하고 있어 연소시 기존 디젤유에 비해 대기오염 물질이 40~60% 적게 배출되는 친환경연료다. 생애주기 분석(Life cycle analysis)에 의하면 1㎏의 바이오디젤은 같은 양의 디젤유에 비해 3.2㎏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있다(글로벌 바이오연료 시장과 정책현황 및 시사점, 에너지경제연구원, 2017 여름호).

세계 바이오연료 생산 추이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June 2017

유럽에서 바이오연료 사용은 2003년 ‘운송부문 바이오연료 및 기타 재생연료 사용 촉진 지침’과 ‘바이오 연료 관련 세제 지침’의 도입으로 본격화됐다. 사용지침에는 EU 역내 운송연료에서 바이오연료의 대체 목표량이 구체적으로 설정(2005년 2%, 2010년 5.75%)되었고, 세제 지침에는 회원국별로 바이오연료 사용에 대한 감세 조항을 두도록 했다. 핀란드 정유 회사인 네스테는 재생 자원으로 만들어진 에너지 시장을 만들려는 EU의 규제 변화를 내다보고, 일찌감치 재생 가능한 디젤 생산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네스테는 이에 발맞춰 식물 오일과 폐기된 동물 시장에서 디젤을 생산할 수 있는 ‘넥스비티엘(NexBTL・Neste Renewable Diesel)’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바이오연료는 태양광, 수력, 풍력, 지열 등과 달리 운송연료로 사용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2007년, 핀란드 헬싱키 지역의 버스의 에너지원도 네스테의 기술로 전환됐다. 핀란드와 프로벤시아의 VTT 기술 연구 센터(Neste, VTT Technical Research Center of Finland and Proventia)의 실험에 따르면, 입자 배출량이 30 % 감소하고 질소 산화물 배출량이 10 %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포르보(Porvoo) 정유소에도 재생가능한 디젤 발전소 2기가 2007 년과 2009 년에 가동되면서, 핀란드 디젤 소비량의 20%에 해당되는 연간 5 억 2500 만 톤이 생산됐다.

2007년 EU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로드맵’도 네스테의 성장을 도왔다. EU회원국들은 2020년까지 바이오연료 의무혼합비율을 10%까지 높일 것을 요구받게 됐다. 네스테는 기술을 통해 화석 연료 기반 디젤에 비해 40~60%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으며, 2015년 네스테는 전 세계 폐기 및 잔류물에서 재생 연료를 생산하는 가장 큰 기업이 됐다. 또한 네스테는 핀란드에서 약 800개의 주유소를 운영하는 회사다.

네스테는 핀란드에서 약 800개의 주유소를 운영하는 회사다. ⓒneste 홈페이지

◇네스테의 위험요소와 협력업체 관리

바이오디젤을 비롯한 바이오연료 산업은 식량안보 및 자연생태계 보전 이슈 리스크가 크다. 가장 큰 비판 중 하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의 급등)의 원인 제공자가 바이오연료 생산자라는 것이다. 옥수수 등 바이오 연료의 재료로 사용되는 일부 곡물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값이 올랐고, 곡물이 식량이 아닌 자동차의 연료가 된다는 비판도 있다. 바이오 연료의 온실가스 배출량만 따지면 석유보다 30% 이상 적지만, 연료를 생산하는 데 파괴되는 자연생태계를 감안하면 더 큰 환경 비용이 발생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네스테도 ‘팜 오일(palm oil)’을 재생가능한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 기업으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네스테는 이 한계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네스테는 농업 회사 Raisioagro와 함께 볏짚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생산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옥수수나 사탕수수, 콩 같은 기존의 원료작물 외에 농업 폐기물에 해당되는 짚을 원료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수년간의 시험을 통해 포르보(porvoo)에서 유럽 최초의 미생물유 공장을 시범 가동했다. 네스테는 재생 가능한 디젤을 생산하기 위해 연간 약 4000만 유로(약 500억원)를 R&D 연구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팜 오일과 관련해서는 ‘지속가능하게 생산된 팜 오일’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팜유를 생산하는 농장을 협력업체로 관리하고 있다(palm oil traceability). 네스테에서 사용하는 모든 팜유는 2007 년부터 농장 수준까지 완벽하게 추적 가능하며, 2013 년부터는 팜오일 농장 관련 국제 인증을 받은 농장과 100 % 거래하고 있다. 네스테는 팜 오일 농장을 소유하지 않으며, 팜 오일 정제소도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책임감있는 생산자들로부터 엄선된 팜오일을 구매한다.

네스테 홈페이지에서는 팜유 관련 공급망 현황이 구글 지도에 표시되어 확인할 수 있다. ⓒneste 홈페이지

네스테에서 사용하는 모든 팜 오일은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 RSPO(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 또는 RSPO-RED 시스템에 따라 인증된다. 2013 년 4 월에는 삼림 벌채 방지에 중점을 둔 비영리 조직인 The Forest Trust (TFT)와 협력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2013 년 11 월에 네스테는 RSPO의 새로운 까다로운 인증 시스템에 따라 RSPO-RED Supply Chain 인증서를 수여받은 세계 최초의 회사가 됐다. 한편, 2017 년 네스테가 사용한 인증된 팜유를 66만 3000 톤 가량, 팜유 전세계 소비량의 1 % 미만, 바이오 연료 산업의 6 % 정도를 차지한다. 또한, 2015년 재생가능한 연료 중 팜 오일 사용량은 31% 수준이었지만 2017년에는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흥미로운 것은 네스테가 팜오일 농장 이슈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가 2011년 그린피스의 공공의 눈 상(Publie Eye Award)의 청중상(People’s award)을 수상하게 되면서다. ‘공공의 눈’ 상은 2000년 이후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에 맞춰 그린피스가 매년 세계 최악의 악덕기업을 선정하는 상이다. 당시 네스테는 팜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것에 비판을 받았고, 불법 삼림 벌채에 책임이 있는 IOI Group의 야자 기름을 구입해 비난을 공격을 받았다. 비영리단체의 지속적인 목소리가 CSR의 수준을 높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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