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1일(토)
착한 가격에 카드결제·전기사용료 확인까지 똑똑한 충전기 개발 위해 달린다

전기차 충전기 개발 KEPCO 전력연구원

한 달 20만원 정도 들던 휘발유 승용차를 전기 자동차로 바꾸면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 현재 기름값과 전기료를 기준으로 하면, 평균 15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전기 자동차가 언제쯤 시판되는지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기 자동차의 보급 속도가 매우 더디다.

전기자동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자동차 자체의 성능 향상 못지않게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최근 선진국들이 앞다퉈 전기자동차용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CT&T_사진_전기차충전기_전기자동차_2010영국은 이미 2006년에 공공 충전기를 런던에 설치했다. 현재까지 보급된 충전기는 총 165대지만 영국 정부는 올해 안에 1500대를 추가로 보급할 계획이다. 일본도 올해 말까지 주요 도시와 간선도로에 급속 충전기 1000대를 보급할 계획을 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전기자동차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섰다.

뒤늦게 전기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지난 4월 6일 서울에 저속 전기자동차(NEV) 운행을 허용했다. 하지만 충전기는 겨우 5대에 불과하다. 전기 자동차를 산다고 해도, 충전할 곳이 없어 운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KEPCO 전력연구원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개발팀 소속 13명의 연구진은 충전기와 IT 기술을 접목한 ‘한국형 충전 시스템’을 개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승호 책임연구원은 “외국의 충전기는 전기자동차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설치한 것들로 단순히 전력 공급만 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우리 연구팀은 사용자에게 많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좀 더 똑똑한 충전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팀은 충전기에 카드 결제 시스템을 부착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기사용료 고지서로 전기 자동차 충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통합적인 관리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다. 또 완전히 충전한 상태에서도 100㎞ 남짓을 운행하는 전기 자동차의 특성을 감안, 아파트 주차장이나 건물 주차장, 대형 마트 등 차를 주차하는 대부분의 공간에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매일 계속되는 야근에도 개발팀은 “전기 자동차와 충전 인프라는 한 국가의 100년을 책임질 기술”이라며 “그런 사명감에 똘똘 뭉쳐 일한다”고 했다. / 표세현 더나은미래 기자
매일 계속되는 야근에도 개발팀은 “전기 자동차와 충전 인프라는 한 국가의 100년을 책임질 기술”이라며 “그런 사명감에 똘똘 뭉쳐 일한다”고 했다. / 표세현 더나은미래 기자

최 철 책임 연구원은 “책 두 권 크기 만한 가정용 충전기도 개발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좀 더 똑똑하고, 값싸고, 고객 친화적인 전기 자동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물리, 통신, 기계전공, 재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했다.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개발팀이 꾸려진 건 지난해 6월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늦었다. 그러다 보니 외국 연구진에게서 기술 이전을 받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일본 연구진은 기술 제휴를 받으면 3년 후에는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팀은 그 해 12월 연구용 시제품을 개발하고, 올해 4월 13일에 현대자동차와 함께 급속 완속 충전기 및 충전용 표준 인터페이스 규격을 공개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렇게 빨리 충전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다른 나라 연구팀들이 이제는 전기자동차충전인프라개발팀을 경쟁 상대로 여긴다.

개발팀은 현재 완충전(100% 충전)까지 4시간가량 걸리는 완속 충전 스탠드 시작품과, 30분 이내에 충전이 완료되는 급속 충전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더 많다.

“엔지니어들만 모여 있는 팀이라 투박한 디자인밖에 나오지 않는다”(박인수 연구원)는 고민부터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에 이르는 충전기의 단가까지 고민도 다양하다.

“전기 자동차용 충전 인프라는 워낙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KEPCO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야근하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가 수십 년 동안 사용하게 될 충전 인프라를 개발한다는 데 굉장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곧 편하게 전기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팀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겁니다.” 양승권 책임 연구원의 말에 개발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전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