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초콜릿 사라질까”…시민들, 기후 단일 의제 토론 요구

“TV토론, 기후만 따로 다뤄야”…선관위에 단일 의제 촉구
온실가스 40% 감축 시기, 국민이 직접 후보 정책 검증해야

“에너지 빈곤층 대책은 있습니까?”, “폭염·폭우에 쉴 권리 보장할 건가요?”, “기후 정책에 성평등은 왜 빠졌습니까?”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60여 명의 시민이 ‘기후 단일 의제 TV토론회’를 촉구하며 각종 질문을 던졌다. 시민사회단체 기후위기비상행동과 기후정치바람이 마련한 이 기자회견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기후 대응 공약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것을 요구하며 열렸다.

15일 열린 ‘기후 단일 의제 TV 토론회 촉구’ 기자회견 현장의 모습. /녹색전환연구소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환경 활동가까지 시민들은 “우리가 평등하지 못하다면 탄소중립은 거짓말”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대선 후보들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사전 행사에서는 각자 가져온 옷에 기후 구호를 실크스크린으로 새겨 넣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이승호(12) 군은 “12.3 계엄 이후로 정치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걸 느껴 행사에 참석했다”며 “차기 대통령이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5일 열린 ‘기후 단일 의제 TV 토론회 촉구’ 기자회견 사전 행사에서 시민들이 의류 등에 기후 위기 관련 구호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인쇄하고 있다. /김규리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후위기는 생존의 문제이자 민주주의의 시험대”라며 “대선 후보들은 기후를 최우선 의제로 다루고, 구체적인 계획을 유권자 앞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를 단일 의제로 한 토론회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3회 이상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할 법적 의무가 있다.

행사 후에는 시민들이 기후위기 관련 문구를 손팻말에 담아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우리가 평등하지 못하다면 탄소중립은 거짓말’, ‘비가 안 그쳐요’, ‘사과·감자·커피·초콜릿·연어… 사라지지 마세요’, ‘1인당 상추 5장만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등 구호를 내걸고, 대선 후보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촉구했다.

15일 열린 ‘기후 단일 의제 TV 토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규리 기자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이번 정부 임기는 기후 정책의 결정적 시기”라며 “대통령 후보가 기후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국민이 직접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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