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돌아온 트럼프, 기후 대응에 미칠 영향은? 기후 전문가들의 ‘말말말’ [글로벌 이슈]

도널드 트럼프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
기후대응 위한 ‘다자주의 협력’ 필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의 당선을 두고 기후 전문가들은 “기후 정책이 후퇴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아 경고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에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에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미국은 다시 파리협정에 가입했지만,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파리협정 재탈퇴를 내건 상태다.

기후 관련 공약은 파리협정 탈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는 전기자동차 혜택 중단,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 화석연료와 원전 확대를 약속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행정부 출범 100일 만에 23건의 환경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하는 등 반(反) 기후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의 당선이 1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각국의 기후 전문가들은 세계가 기후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하며 특히 COP29에서는 “기후대응을 위한 다자주의 협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글로벌 기후 대응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요 발언들을 모아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 승리하면서 기후 정책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Pixavbay

프리데리케 오토(Friederike Otto)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기후과학자

“미국 정부는 ‘재생 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 트럼프가 기후변화를 부정하더라도, 과학은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다. 현재 미국의 많은 주가 가뭄을 겪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남동부 지역을 강타한 연속적인 허리케인이 큰 피해를 줬다. 이처럼 세계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한 극한 기후는 미국에서 계속 악화할 것이다.”

베티 왕(Betty Wang)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 기후 선임 프로그램 책임자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협정을 탈퇴하고 해외 기후 지원을 축소하면 기후 자금과 기술 파트너십에 많이 의존하는 아시아는 큰 영향을 받는다. 트럼프 재임 동안 미중 간의 공식적인 기후 협력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전환과 메탄 감축과 같은 핵심 분야의 협조도 중단될 것이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지연시키고 세계 기후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위험이 있다.”

아나 토니(Ana Toni) 브라질 환경기후변화부 기후변화 비서관

“기후변화와의 싸움은 모든 정부의 장기적인 약속이자 인류를 위한 필수 과제다. 국가 선거나 지정학적 긴장 상태가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국제적 다자 기후 체계를 유지하고 강화할 공동 책임을 가지고 있다. 브라질은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 민간, 시민사회 등 모든 주체와 계속 협력할 계획이다.”

랄프 레겐바누(Hon. Ralph Regenvanu) 바누아투 공화국 기후변화 및 환경 특사

“미국과 태평양 지역 모두 극한기후를 점점 더 자주 마주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국제 협력 없이는 스스로 해결되지 않을 공동의 문제다. 이 점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염을 발생시키는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게 계속 강조할 것이다. 세계가 COP29 기후 회담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충분한 기후 자금을 확보하는 합의를 이루길 바란다.“

야오 저(Yao Zhe) 그린피스 동아시아 글로벌 정책 자문

“기후는 바이든 대통령 재임 동안 미중 관계를 안정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몇 년간의 기후 외교 성과를 일부 뒤집을 수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중국 간의 기후 협력은 지방 정부와 NGO, 정부 간 국제기구 등 비국가 행위자 사이에서 계속될 것이다.”

알렉스 스콧(Alex Scott) ECCO 싱크탱크 기후 외교 선임 고문

“이번 COP29 회의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인 만큼, COP29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기후 금융 공약을 피하거나 약속한 자금을 지불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당시 국제 사회는 협정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전에 그랬듯 다른 나라들이 나서야 할 시간이다.”

린다 칼처(Linda Kalcher) 유럽 기후외교 싱크탱크 Strategic Perspective 이사

“트럼프의 화석연료 집착은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무시하는 것과 같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와 가스의 수요는 줄어들고 청정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2035년까지 청정 기술의 세계 시장 가치는 2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EU 등 주요 국가들은 새로운 기회를 포기하지 않고 전기차, 재생 에너지 및 배터리 제조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내다본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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