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4일(수)

기후위기로 식수 안전 위협받는 저개발국 지원 이어진다[세계 물의 날]

유엔, 물 보호 위한 국가 간 단결 강조
탄소 저감형 정수시설 등 친환경 입힌다

유엔 총회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고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올해 유엔이 정한 주제는 ‘평화를 위한 물 활용(Leveraging water for peace)’이다. 유엔은 “물은 평화를 이룩할 수도 있고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라면서 “물이 귀해지거나 오염된 경우, 물에 접근이 불평등하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 공동체와 국가 간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분쟁이 급증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이 커지는 가운데, 물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 간 단결을 강조한 것이다.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국내 비영리단체의 식수 지원 활동을 짚어봤다.

방글라데시 사트키라 지역 여성들이 탄소 저감 식수시설을 이용해 물을 뜨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에 탄소 저감형 정수시설 설치한다

식수 지원 사업에도 친환경이 덧입혀지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기후위기 취약 국가 아동의 안전한 식수 사용을 위해 방글라데시에서 탄소 저감형 식수시설 지원 사업을 펼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2일 방글라데시 서남부 사트키라 지역 내 5개 지역사회에 탄소 저감형 정수시설을 설치하고 효과적인 물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전했다. 학교 내 안전한 식수 이용을 위해 공립 초등학교에는 지역사회의 정수시설을 확장 연결한 음수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사업3팀 채은지 팀장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은 인간의 필수적인 권리”라며 “안전한 물을 구하지 못하는 지역사회에서는 아동이 질병에 걸릴 수 있고 건강한 발달에 영향을 받는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기후변화로 물 관련 취약성이 높아진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유엔 발표에 의하면, 방글라데시 인구의 약 46.7%가 비소, 대장균 등 미생물에 오염된 식수를 사용한다. 특히 방글라데시 전체 인구의 11.8%에 달하는 1750만 명은 국가 수질 기준(50ppb)을 초과하는 비소가 함유된 물을 이용하고 있다.

이랜드재단 관계자들이 2020년 우간다 오야부 마을에 태양광을 활용한 식수공급 시스템 설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랜드

아프리카 주민 12만5000여명에게 깨끗한 물을, 이랜드재단 원보틀 캠페인

이랜드재단과 이랜드팜앤푸드 오프라이스는 2018년부터 ‘원보틀 캠페인’을 통해 아프리카를 지원하고 있다. ‘원보틀 캠페인’은 아프리카 지역의 식수지원 사업을 위해 오프라이스 친환경 무라벨 PB(자체 브랜드) 생수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이다.

재단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5세 미만 아동의 수인성 질병률이 높은 우간다 아루아 지역과 가뭄으로 고통받는 동아프리카 케냐 타나리버 지역에 식수지원 사업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오프라이스 무라벨 PB 생수 20만 병에 대한 판매 수익금 전액과 재단의 추가 매칭 기부금을 더해 식수지원 사업을 전개한다. 이에 재단의 에브리즈 기부 플랫폼을 통해 1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재단과 오프라이스가 기획한 원보틀 캠페인은 2018년부터 6년간 누적 4억7000만원의 기금으로 159개의 식수지원 시스템을 제공해 아프리카 주민 12만5000여명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했다.

베트남 벤째성 흥녕 마을에 설치된 RO(역삼투압) 시스템 ‘솔샘 1’의 모습. /굿피플

기후위기에 처한 베트남 벤째성 식수 개선 사업 9년째, 굿피플 솔샘 프로젝트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이 하천으로 역류하는 ‘염수 침투’를 겪고 있는 베트남 벤째성에도 지원이 닿았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과 한솔섬유는 2016년부터 기후변화로 마실 물이 부족해진 베트남 벤째성 및 인근 빈롱성(Vinh Long) 마을 8곳과 학교 4곳에서 식수개선사업 ‘솔샘(Hansoll Spring)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두 기관은 2016년 벤째성 흥녕 마을을 시작으로 마을 8곳의 정수센터와 학교 4곳에 역삼투압을 활용해 염도를 낮추고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정수 시설인 ‘RO(Reverse Osmosis) 시스템’을 구축했다.

굿피플에 따르면 RO 시스템 구축 이후 강물의 염도는 5‰(천분율)에서 식용할 수 있는 0.3‰까지 감소했다. 9년간 누적 지원 규모는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번에는 세계 물의 날에 맞춰 식수 공급에 어려움이 있는 벤째성 탄푸현 안년마을 안년초등학교와 미홍마을 미흥초등학교에 13, 14번째 RO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굿피플 김천수 회장은 “굿피플과 한솔섬유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이웃을 돕기 위해 9년째 식수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며 “제32회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물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굿피플이 되겠다”고 전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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