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제27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면서 환경단체로부터 ‘그린워싱’ 비판을 받고 있다고 가디언 등 외신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코카콜라는 지난달 28일 COP27을 개최하는 이집트 정부로부터 공식 후원사로 인증받았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세계에서 손꼽히게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코카콜라가 기후 비상사태를 논하는 포럼을 후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호체바 그린피스 USA 해양캠페인 책임자는 “코카콜라는 연간 1200억개의 일회용 플라스틱병을 생산한다”면서 “플라스틱은 원재료의 99%가 화석연료로, 기후위기를 악화하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플라스틱 생산을 종식하지도, 기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설명하지 못하는 코카콜라가 COP27을 후원하는 건 행사의 목적을 흐린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기후 포럼인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지원하는 것은 기업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용이 크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유니레버, 세인즈베리 등 기업이 후원했으며 해당 기업들은 총 2억5000만 파운드(약 4000억원)의 가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의 비판에 대해 코카콜라 측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25%를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회사의 목적과 COP27의 방향성이 일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운동가들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후원 기업 목록에서 코카콜라를 퇴출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에는 엿새 만에 1만49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청원서를 작성한 조지아 스미스는 “기후 문제를 논의하는 중요한 회의에 기업이 침투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후원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브랜딩된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마치 기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믿게 될 것”이라며 “사실 기업들은 뒤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방지하는 규제를 지연시키기 위한 로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