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기준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신규채용 인원의 73%가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근속기간도 14개월에 그쳤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정감사 자료를 4일 공개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자살예방상담전화 상담원 정원은 80명이지만 실제로 근무하는 사람은 54명이다.
자살예방상담전화는 매월 신규 채용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15명을 신규채용했지만 11명이 퇴사해 73.3%의 퇴사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월 한 달간 6명을 새로 뽑았지만 절반가량이 퇴사했다.
인재근 의원은 퇴사율과 평균 근속기간이 짧은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절대적인 상담 건수 증가에 따른 업무부담 가중, 자살예방 상담이라는 특성상 상담원들이 느끼는 압박을 문제점으로 짚었다.
자살예방상담전화 상담원 정원은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상담 전화가 걸려오는 건수에 비해 응대율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담원 정원은 2020년 26명, 2021년 7월 57명, 올해 4월엔 80명으로 증가했다. 2020년엔 걸려온 상담 전화 17만47건 중 9만7885건을 처리하지 못해 응답 실패율이 약 57.5%였다. 이후 상담원 정원이 늘면서 2021년엔 총 18만9008건 중 13만7196건을 응대해 응답 실패율을 약 27.3%로 대폭 낮췄다.
하지만 실제로 일하는 근무자 숫자가 정원을 채우거나 넘긴 적은 지난해 3월을 포함해 6월까지 단 4개월뿐이다. 이 기간에 상담원 정원은 26명이었고 실제 근무자는 29명에서 31명을 유지했다. 그 외 기간에는 정원보다 실제 근무자의 숫자는 평균 12명 차이가 났다.
인재근 의원실의 분석으로는 “상담전화 응대율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그 당시 자살예방상담전화는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해 자원봉사자를 투입했다”며 “부족한 인력 충원으로 평균 응대율이 올라간 것은 최대 208명에서 최소 100명, 평균 149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해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상담원 평균 근속기간도 1년 2개월로 보건복지상담센터 상담원의 평균 근속기간(5년 6개월)에 비해 약 4.7배 차이를 보였다. 안재근 의원실은 “보건복지상담센터 상담원의 경우 자살예방상담팀을 미포함하고 평균 근속 기간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인재근 의원은 “자살예방상담센터는 한 생명과 직결된 만큼 상담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상담원의 처우를 개선해서 인력을 확대하고 상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기자 100g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