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얼굴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배우 한지민의 쌍둥이 언니 ‘영희’ 역으로 열연한 정은혜의 첫 그림집이다. 은혜씨가 맨 처음에 그린 그림부터, 캐리커처, 색연필·아크릴을 사용한 채색 그림까지 150여점이 담겼다. 세상을 바라보는 은혜씨의 맑고 따뜻한 시선이 작품에 그대로 투영됐다. 그림집에는 10대 시절부터 써온 일기, 식구들에게 사랑을 전하면서 쓴 편지, 메모도 실렸다. 은혜씨는 “사람들 얼굴은 다 다르니까 다 예쁘고 멋있고 자랑스럽다”면서 한결같이 얼굴을 그리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까지 자화상을 포함해 4000명의 얼굴을 그렸다. 타인과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던 은혜씨는 그림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마주 보게 됐다.
정은혜 지음, 보리, 2만2000원, 176쪽
다이버시티 파워
‘기술 스타트업 창업가와 럭비 감독이 영국 국가대표 축구팀에 조언하는 이유는?’ ‘십자말풀이 장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암호해독 요원으로 차출된 까닭은?’ 이 질문들의 답으로 저자는 ‘다양성(Diversity)’을 내민다. 다양한 사람들이 기존의 가치체계나 규범을 벗어난 ‘반항적인 아이디어(Rebel Ideas)’를 제시하며 지속적으로 폭넓은 의견을 주고받을 때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능력주의에 치우쳐 동종 선호로 가득한 전문가들만 모이면 결국은 기존의 관행만 견고히 하는 방안이 도출될 것이다. 이에 저자는 수많은 사례와 연구 자료, 인터뷰 등을 토대로 왜 능력주의만으로는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지, 왜 다양성이 조직과 사회에 꼭 필요한지 보여준다. 기후위기, 에너지 대란 등 현재 산적한 과제들은 선형적이거나 단순하게 분리 가능한 사안들이 아니다. 위기를 맞닥뜨린 인류가 다양성에 초점을 맞출 때다.
매슈 사이드 지음, 문직섭 옮김, 위즈덤하우스, 2만1000원, 416쪽
여성이 말한다
“기억에 남는 연설이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1963년 마틴 루터 킹의 아이해브어드림(I Have a Dream) 연설 등을 꼽을 것이다. 연설에는 힘과 목적의식이 담겨 있어 깊은 울림을 준다. 때로는 중요한 순간에 이정표가 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유명한 연설가로 기억되는 이들은 주로 남성이다. 여성들은 무대 위가 아닌 그 주변에서, 혹은 그 뒤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왔다. 저자는 전 세계와 2000년을 아우르는 긴 시간에 걸쳐 국가 지도자, 정치인, 지역사회 개혁자,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의 열정적인 연설을 들려준다. 여러 계층과 인종, 성적 지향, 장애 등에 뿌리를 둔 여성들의 다채로운 목소리는 독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이베트 쿠퍼 지음, 홍정인 옮김, 교유서가, 1만8000원, 416쪽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