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식개선 설문조사 결과 3개월만에 4000명 긍정적 대답
“1학기 때 반에 장애인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와는 많이 말을 나누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까이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에 하트하트재단의 수업을 들으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단지 겉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조금 다를 뿐인 것 같습니다. 반에 있던 장애인 친구는 지금 전학을 가고 없지만, 다시 만난다면 말도 걸어주고 친하게 대해주고 싶어요.”(윤수아·11)
2013년 한 해 동안 하트해피스쿨 수업을 들은 1만5000명 아이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트하트재단은 올해 2차례에 걸쳐 하트해피스쿨 캠페인에 참가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4월부터 7월까지 634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장애를 가진 친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형용사’를 선택하도록 했다.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실시한 사전 조사에서, 무려 4464명의 아동이 장애인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나는 5년 동안 3명의 발달장애인을 만났다. 그런데 예전에는 장애인 친구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말이 서툴고, 운동도 못하고, 그림도 못 그리고, 알 수 없는 행동을 계속 한다고 생각해서 그들을 멀리했었다.”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문 대회에 참가한 한 남학생의 글처럼, ‘이기적이다, 못생겼다, 단정하지 못하다, 바보스럽다, 외톨이다’ 등의 부정적인 형용사를 선택했다. 반면 장애인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아동의 수는 1874명으로, 29.5%에 불과했다.
캠페인을 진행한 지 3개월 후 같은 설문조사를 진행하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학생의 수는 3932명으로 급증했다. 2배 정도로 증가한 셈이다. ‘씩씩하고 건강하다, 잘생겼다, 친절하다, 솔직하다, 꼼꼼하다’ 등 긍정적 단어를 선택한 횟수도 대폭 늘어났다.
발달장애인 친구와 함께 어울리는 것에 대해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는 장애 학생과 친구가 되고 싶다’, ‘체험학습을 갈 경우 장애 친구와 짝이 되어 가면 좋겠다’ 등 장애인과 함께 어울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문항들의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2.39점에서 2.69점으로 늘어났다. 반면 ‘나는 장애학생과 알은 체하지 않는다’ ‘공부 시간에 혼자 노래를 부르거나 돌아다니는 친구와는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다”나에게 만약 장애인 가족이 있다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등 부정적인 행동이 담긴 문항들의 평균 점수는 2.33점에서 2.11점으로 감소했다. 최원희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초등학생 시기는 사회성이 발달하는 중요한 시점인데, 이때 발달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면 성인이 돼서도 장애인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서 찾아가는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트하트재단 장진아 사무국장은 “하트해피스쿨 캠페인을 통해 학교 전반의 분위기가 개선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는 교육 대상 학교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의 인식 개선을 돕는 특성화 교육을 함께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