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관가에 따르면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인정보단말기, 이른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화가 이날부터 전면 시행됐다.

개정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과 시행령에 따라 기존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사업장은 원칙적으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로 교체하거나 새로 설치해야 한다. 다만 ▲바닥면적 50㎡ 이하의 소규모 공중이용시설 ▲소상공인기본법상 소상공인 ▲테이블 주문형 소형 키오스크 설치 매장은 예외로 분류된다.
의무화 시행 첫날이지만,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특히 키오스크 도입이 이미 보편화된 음식점·카페·숙박업계를 중심으로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 나왔다.
강원 춘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2월 약 700만 원을 들여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당시 정부가 의무화를 예고하면서 선제적으로 투자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장애인 고객이 매장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A씨는 “시각장애인용 기능을 직접 체험해봤는데 속도가 너무 느려 차라리 제가 직접 응대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태료나 소송이 걱정돼 어쩔 수 없이 설치했다”고 말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하지 않을 경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및 시정명령 대상이 되며, 최대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법상 예외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검증 기준을 통과한 무인정보단말기나 보조인력, 호출벨 등 대체 수단을 갖춰야 한다.
인천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이모(53)씨도 “휠체어를 탄 손님이 오면 대부분 제가 직접 주문을 받는다”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로 바꿔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고장수 이사장은 “설치 비용이 부담돼 키오스크 자체를 철거하고 카운터 주문으로 돌아가겠다는 업장도 늘고 있다”며 “면적 기준이나 고용 인원 조건을 맞추기 위해 인력을 줄이려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숙박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관계자는 “무인텔의 경우 예외 대상이더라도 보조인력 배치나 호출벨 설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예외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지적한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식당은 주방을 포함하면 50㎡를 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렵다”며 “시각장애인용 키오스크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국내에 두 곳뿐이라 제작과 유지·보수 비용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보다 체감 가능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348억8200만 원을 투입해 소상공인의 키오스크·서빙로봇 도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