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일터에 내몰린 어린이가 1억6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 시각) 국제노동기구(ILO)와 유니세프는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6월12일)을 앞두고 아동노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ILO와 유니세프는 아동노동에 해당하는 연령을 5~17세로 규정하고, 4년마다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해 전 세계 아동노동 현장으로 내몰린 어린이는 1억6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년 전보다 840만명 늘어난 것으로 2000년 2억 4550만명, 2008년 2억 1520만명, 2016년 1억 5160만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아동노동 인구가 20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단순히 아동노동 인구가 증가한 것뿐 아니라 노동환경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 안전 등에 악영향을 주는 노동에 종사하는 5~17세 아동의 수는 2016년보다 650만 명 늘어난 7900만명으로 집계됐다.
ILO와 유니세프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일터로 향하는 어린이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아동노동 인구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2022년까지 900만명의 아동노동 인구가 발생할 수 있고, 사회보호 체계가 미흡할 경우 그 숫자가 46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 기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이 보편적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보호 체계 마련 ▲무료 및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위한 투자 확대와 모든 아동을 학교로 돌려보내는 프로그램 마련 ▲아동 노동에 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성 규범과 차별 종식 등을 촉구했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코로나19로 학교가 폐쇄되고 경제가 위축되면서 아동노동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정부와 국제금융기구는 아동들을 학교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우선적인 투자,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