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5일(목)

교가·교훈 속 성차별 표현, 여학교가 남학교보다 2배 많아

초·중·고등학교 교훈이나 교가 속 성차별적 표현이 여학교에서 더 빈번하게 발견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9월 전국 1016개 초·중·고등학교의 교가와 교훈에 담긴 관행적 성차별 표현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여학생을 지칭할 때 ‘향기’ ‘꽃송이’ ‘순결’ ‘아름다운’ 등 성 편향적인 표현을 쓰는 여중은 전국 97곳 가운데 63곳(64.9%)으로 나타났고, 여고의 경우 69곳 가운데 47곳(68.1%)에 달했다.

반면 남학생을 지칭할 때 ‘건아’ ‘씩씩한’ ‘나라의 기둥’ 등으로 지칭하는 남중은 전국 99곳 가운데 24곳(24.2%) 수준이었고, 남고는 70곳 가운데 27곳(38.5%)으로 조사됐다.

남녀를 비교하면, 여학생이 성 편향적으로 표현되는 사례가 중학교에서는 남학생의 2배 이상이고, 고등학교에서는 1.7배 많았다.

남학교·여학교의 교훈·교가에서 자주 사용한 표현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교가·교훈에 표현된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성 편향적 단어가 사용됐다. 남학생은 ‘자주적’ ‘도전’ ‘꿈’ ‘미래’ ‘능력’ 등 성취 지향적으로 표현되는 반면, 여학생은 ‘배려’ ‘나눔’ ‘봉사’ ‘아름답게’ 등 관계 지향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은경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학교의 여성 편향적 표현 사용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교육부 예산 지원으로 교가·교훈 개선 작업을 지원하고, 시·도 교육청별로 교가·교훈 새로 쓰기 공모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포함해 ▲마스코트 속 성차별 요소 점검 결과 ▲공공기관 자동응답시스템(ARS) 목소리 성별 조사 결과 등을 공개하는 ‘생활 속 성차별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오는 2일 진행할 예정이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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