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컴패션 ‘컴패션밴드’
지난달 15일, 서울 한남동 한국컴패션 사옥. 매주 일요일 6시 열리는 ‘컴패션밴드’ 연습을 앞두고 리더 심태윤(42·가수)씨와 장민호(41·트로트가수), 장혜림(32·안무가), 이동준(37)·차영혜(33·이상 음악가)씨 등 정예 멤버 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양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이들이 모여 결성한 컴패션밴드는 공연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어린이들이 후원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2006년 배우 차인표씨가 지인 5명과 꾸린 게 컴패션밴드의 시작이었다. 현재 방송인 송은이·가수 황보· 제아(브라운아이드걸스)·손진영 등 40여명이 멤버로 활동 중이다.
◇음악과 춤으로 ‘나눔’을 전하다
컴패션밴드는 지난 12년간 전국에서 500회 이상의 무료공연을 열었고, 이를 통해 3만2000여명의 아동이 후원자를 만나도록 도왔다. 멤버들은 모두 한국컴패션의 ‘애드보킷(advocate·옹호자)’이다. 가난으로 고통받는 전세계 아이들을 돕는 한국컴패션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옹호하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후원자다. 멤버들은 공연 기획부터 출연, 진행까지 100%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매주 정기적으로 모여 공연에 선보일 노래와 안무를 만들고 연습한다. 지난 2009년과 2013년엔 멤버들의 자작곡을 모아 앨범도 발매했다.
“콘서트를 앞둔 때는 공연 준비를 하고, 공연이 없을 때는 필리핀 등 현지의 컴패션센터로 아이들을 만나러 갔을 때 들려줄 노래들을 연습합니다. 멤버 모두 웬만하면 주말엔 스케줄을 비워놓고 컴패션을 1순위에 두고 활동합니다. 마치 선교단체처럼 활동하고 있어요(웃음).” (심태윤)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엄마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장민호씨는 컴패션밴드 콘서트 때마다 20~30명씩 팬을 초대한다. 장씨는 “콘서트를 본 팬들이 아동 결연을 시작하고 팬미팅 때에도 기부함을 만들어 한국컴패션에 기부하고 있다”며 “우리의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영향을 받고, 그런 선한 영향력이 점점 확산되는 모습을 볼 때 감격스럽다”고 했다.
장혜림(무용팀 Ninety9 art company 소속)씨는 공연을 통해 나눔을 전한다. 장씨는 “지난 연말에 무료공연을 열고 관객들에게 감동한 대로 후원해달라고 했는데, 100만원가량이 모였다”면서 “이 돈을 형편이 어려운 탄자니아 아동들의 집 건축비에 보탰다”며 웃었다. “무용팀원들과 공연을 할 때마다 수익의 일부를 모아 팀 이름으로 한 아이를 함께 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눈빛이 죽어 있던 아이들이 웃을 때 보람 느껴
이들이 재능기부로 나눔을 실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섯 멤버들은 입을 모아 “나누면 행복하기 때문”이라 답했다. 지난 2015년 컴패션밴드의 첫 공개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보컬 차영혜씨는 “눈빛이 죽어 있던 아이들이 도움을 손길을 받아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지난 9년간 단 한 회도 빠짐없이 컴패션밴드 드럼 연주를 맡아온 이동준씨는 “후원도, 밴드도 우연히 시작했지만 내가 가진 일부를 나눔으로써 어려운 아이들의 환경을 바꿔줄 수 있다는 것이 값지다”고 했다.
심태윤씨는 지난 2007년 배우 차인표씨의 권유로 컴패션을 소개받은 뒤 10년간 10명의 아동을 후원해오고 있다. 그는 “후원을 통해 알게된 나눔의 기쁨을 다른 이에게 전하는 것도 더욱 큰 기쁨”이라며 “현지 컴패션센터를 방문해 선생님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아이들 자료는 얼마나 정확한지를 직접 확인했기에 더욱 당당하게 후원을 권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컴패션밴드는 지난 3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2018 컴패션밴드 ‘좋아요’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두 번째 공연을 펼쳤고, 다음달 1일에는 전라북도 전주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현재 녹음 중인 컴패션밴드 3집은 앞으로 2년간 여섯 차례로 나눠 싱글 형태로 발매될 예정이다. 심태윤씨는 “멤버가 바뀌어도 꾸준히 지속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컴패션밴드를 꾸려나가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후원이나 NGO라는 개념도 잘 없던 시기에 시작했는데, 이제는 아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앞으로 10년, 20년은 컴패션밴드의 공연을 외국의 ‘힐송(hillsong)’과 같은 문화행사로 발전시켜 젊은 청년들이 와서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