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미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봄날의 커튼콜’(자음과모음)이 출간됐다.

‘봄날의 커튼콜’은 흔히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정의 형태를 조명하며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세밀하게 담아냈다. 아이들이 뮤지컬 노래 가사를 직접 쓰며 자신의 속마음을 마주하고 성장 동력을 스스로 찾아가는 매력적인 전개가 특징이다.
소설의 중심에는 고등학교 1학년 주인공 ‘민권희’가 있다. 장손에게만 관대하고 며느리에게는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할머니, 이혼 후 할머니에게 얹혀살며 끊임없이 갈등을 유발하는 고모, 그리고 가족 간 불화 속에서 방관하다 결국 이혼에 이른 아빠까지. 권희의 일상은 불협화음의 연속이다.
엄마가 집을 나간 뒤에도 계속되는 비난 속에 지내던 권희 앞에 아빠는 ‘새엄마’라는 인물을 소개한다.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새엄마에게 끌리면서도, 여아라는 이유로 할머니에게 천대받다 집을 나간 동생 지희와 힘겹게 살아가는 친엄마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권희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그러던 중 권희는 친구들의 권유로 뮤지컬 창작 팀에 합류하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가족에 대한 감사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가족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뮤지컬 넘버의 가사를 써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연말 공연에서 직접 노래와 연기까지 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권희는 친구들과 가사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자신만이 가정불화를 겪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간다.
엄마와 새엄마, 할머니와 고모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과정, 자신보다 더한 괴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친구들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 중이라던 사촌 형 수호의 갑작스러운 등장까지, 사춘기 한복판에 선 권희의 일상에는 혼란스러운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야기의 축은 권희가 혼란한 감정을 다잡아가는 과정, 새엄마와의 관계 회복 여부, 그리고 연말 뮤지컬 공연의 완성을 향해 달려간다.
책의 제목 ‘커튼콜’은 본래 공연이 끝난 뒤 출연자가 관객의 박수에 응해 무대로 다시 나오는 순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작품은 커튼콜을 단순한 마무리가 아닌, 자신을 세상 앞에 당당히 세우고 미래를 향해 첫발을 내딛는 ‘새로운 시작점’으로 재해석한다.
복잡한 가정과 친구 관계, 어른으로 성장하는 길목에 선 아이들은 가사와 멜로디가 조화를 이루듯 ‘진짜 나’를 찾아 나아간다. 지나간 과거의 괴로움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것을 발판 삼아 내일의 무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갈 때 과거의 상처는 ‘영광의 흔적’으로 승화된다. ‘봄날의 커튼콜’은 힘겨운 오늘을 견뎌내며 스스로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금윤호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