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기후위기 풀수록 전력은 더 쓴다…제주서 ‘기후테크 딜레마’ 논의

카카오임팩트·소풍벤처스, 기후테크 서밋 개최
민관학 11개 기관 ‘한국기후위크’ 출범 선언

인공지능(AI)은 기후위기를 해결할 기술로 주목받지만, 이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와 연산 장비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AI를 기후 대응에 활용하면서 동시에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기후테크의 딜레마’를 논의하는 자리가 제주에서 열렸다.

카카오 임팩트재단과 소풍벤처스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제주에서 ‘2026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비롯해 투자·금융, 정부·공공기관, 기업, 학계 관계자 150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 주제는 ‘기후를 움직이는 AI, AI를 움직이는 에너지’였다. AI를 활용한 정책 분석과 기후 예측, 에너지 효율화 등 기술의 가능성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연산 인프라 확보 문제를 함께 다뤘다.

첫날 기조연설에서 전해원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부교수는 AI가 기후정책 분석과 의사결정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설명했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연산 자원 확보 경쟁을 짚었다. 기후 대응과 AI 산업 육성을 별개의 의제가 아닌 하나의 에너지 전환 과제로 살펴본 것이다.

서밋 5주년을 맞아 민·관·학 11개 기관은 ‘한국기후위크’ 출범도 선언했다. 2027년 9월 첫 개최를 목표로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투자자, 기업, 정부, 연구기관을 연결하고 국내 기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공동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임팩트재단과 소풍벤처스, 아산나눔재단, 디캠프, 기후솔루션, 기후테크 관련 협회와 대학·연구기관 등이 참여한다. 단발성 행사를 넘어 기술 발굴부터 투자, 실증, 정책 연계,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지난 5년간 기후테크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를 넘어 자본과 정책,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단계로 성장했다”며 “제주에서 시작된 논의가 새로운 협력과 실행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피칭과 함께 글로벌 시장 동향, 기후금융, 에너지 전환, ‘Climate AI’를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됐다. 마지막 날에는 이유진 대통령비서실 기후에너지환경비서관 등이 참여해 전력정책과 지역산업을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은 2022년 출범했다. 지난 5년간 420여 개 기관에서 580여 명이 참여했으며, 지난해에는 APEC 중소기업장관회의와 연계해 논의 범위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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