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대규모 투자 이어지는 ‘피지컬 AI’…로봇 분야가 47% 차지

생성형 AI 이후 투자 시장의 다음 격전지로 ‘피지컬 AI’가 떠오르고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 드론 등 물리적 기기에 탑재돼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 인식하고 행동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피지컬 AI 스타트업에 대한 대형 투자가 잇따르며, 제조·물류·건설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로 투자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9일 공개한 ‘2026 피지컬 AI 스타트업맵’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AI 투자 비중은 투자 금액 기준 2022년 9.4%에서 2025년 23.6%로 증가했다. 투자 건수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13.6%에서 22.8%로 확대됐다. 특히 피지컬 AI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두드러졌다. 2025년 한 해 리얼월드 210억 원, 라온로보틱스 230억 원, 뉴빌리티 251억 원, 본 170억 원 등 주요 피지컬 AI 기업의 투자 유치 규모는 1100억 원을 넘어섰다.

2026년 들어서는 투자 규모가 더 커졌다. 이족보행 및 양팔 조작 기반의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홀리데이로보틱스는 150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9500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위로보틱스는 950억 원, 유비파이는 600억 원,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405억 원을 각각 유치했다.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도 흐름은 비슷하다. 리포트는 2025년 글로벌 로보틱스 스타트업 투자가 전년 대비 70% 증가한 약 140억 달러(약 21조54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투자금이 피지컬 AI로 향하는 배경에는 산업 현장의 구조적 수요가 있다. 제조, 물류, 건설, 농업, 의료, 국방 등 분야에서 인력 부족과 자동화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리포트에서 피지컬 AI를 “AI를 통해 기계가 물리적 세계를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기술 및 시스템”으로 정의했다. 센서와 카메라, 비전 시스템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AI 모델로 상황을 판단한 뒤,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디지털 업무 효율화에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생산, 이동, 돌봄, 점검, 방산 등 현실의 노동과 산업 공정 자체를 바꾸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 전체 149개사 중 ‘로봇’ 분야가 47%로 최다

국내 생태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로봇이다. 이번 리포트가 분석한 국내 피지컬 AI 스타트업 149곳 가운데 로봇 분야 기업은 70곳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이들은 의료·헬스케어(19개), 농업·식품(17개), 제조·산업(14개), 건설·인프라(8개), 서비스·생활(5개), 국방·안보(3개) 등 전 산업에 분포하고 있다.

이어 AI·SW 솔루션으로 자율화를 구현하는 AI·SW 플랫폼 분야가 28개사로 뒤를 이었으며, 이는 주로 제조·산업(19개)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자율주행 분야는 27개사로 집계되었고 모빌리티·교통 도메인(14개)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드론·UAM 분야는 24개사로 건설·인프라(9개)와 국방·안보(6개)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리포트는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의 강점으로 강한 제조 기반을 꼽았다. 한국은 2024년 기준 근로자 1만 명당 1012대의 로봇을 보유해 제조업 로봇 밀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제조 자동화 인프라는 피지컬 AI 실증과 상용화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인력 공백 현상은 수요를 앞당기고 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리포트는 국내 피지컬 AI 스타트업 상당수가 아직 국내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에는 제조, 농업, 방산 등 분야별 규제와 인증을 통과하고, 글로벌 고객에게 신뢰할 수 있는 실증 사례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피지컬 AI는 생성형 AI 열풍의 다음 챕터”라며 “물리적 세계에서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행동하는 기계의 등장은 농업, 의료, 물류, 제조, 국방 등 전 산업에 걸쳐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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