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ESG 담당자들 “자산 10조 이상 상장사, 공시역량 높다”

ESG 담당자 70% “10조 이상 상장사 공시역량 충분”…58%는 조기 법정공시 선호

국내 기업의 ESG 담당 임직원들은 ‘연결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및 10조 원 이상 국내 상장기업의 ESG 공시 역량’에 대해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즉각적인 법정공시’ 또는 ‘거래소 공시 1년 후 법정공시 전환’ 방안에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기업에서는 해당 비율이 58%에 달했다.

국회ESG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 회원사의 ESG 담당 실무진 및 임원진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은 포럼 공동 운영사무국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가 진행했다.

응답 기업은 총 120개로, 이 중 71.7%가 상장사다. 연결자산총액 1조 원 이상부터 30조 원 이상 기업이 75.8%를 차지했으며, 제조업 비중은 약 60%다.

분석 결과, 응답 기업 ESG 담당자 10명 중 7명 이상(70.9%)은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상장기업’의 ESG 공시 역량이 ‘높다’(매우 높다 34.2%, 높다 36.7%)고 응답했다. 반면 ‘낮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기업에서도 ‘높다’ 32.5%, ‘매우 높다’ 13.3%로 ‘높다’는 기조가 유지됐다. 이는 ‘중간이다’는 응답을 제외한 비율이다.

2028년(FY27) 최초 공시 적용 대상 범위에 대한 응답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ESG 의무 공시 로드맵 초안에서 제시한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기준은 33.3%였으며, 10조 원 이하를 선택한 응답은 66.7%(2조 원 34.2%, 5조 원 12.5%, 10조 원 20%)로 집계됐다.

공시 채널과 관련해 다수 국가들은 정보의 신뢰성, 투자자 보호, ESG 워싱 방지 등을 이유로 법정공시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기업 부담을 고려해 거래소 공시를 먼저 도입한 뒤 일정 기간 후 법정공시(사업보고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전환 시점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설문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40%가 즉각적인 법정공시(15%) 또는 거래소 공시 1년 후 법정공시(25%)를 선택했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기업에서는 해당 비율이 58%(즉각 21.2% + 1년 후 36.4%)로 나타났으며, 5조 원 이상 기업에서도 46%에 달했다.

본 설문에서는 법정공시 관련 세이프 하버(safe harbor)인 면책조항에 대한 명시가 없었음에도 이러한 응답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사 측은 고의적인 허위공시가 아닌 합리적 노력에 기반한 추정 공시에 대해 일정 기간 면책을 부여하는 제도가 도입될 경우, 해당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병덕 의원은 지난 4월 8일 세이프 하버와 인센티브를 포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 ESG포럼이 ESG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뉴시스

이번 설문 결과는 ‘기업의 공시 역량 및 준비 부족’, ‘법적 부담’을 이유로 2028년(FY27)에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기업부터 거래소 공시를 도입하겠다는 금융위원회의 계획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는 ESG 데이터와 공시를 주업무로 담당하는 실무자들의 응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자사 공시 준비 수준에 대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42.5%인 반면 ‘낮다’는 응답은 13.3%에 그쳤다.

스코프3(Scope 3) 공시에 대해서는 부담 인식이 확인됐다. 응답자의 50%는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3년 유예’를 선택했다. 반면 즉각 적용(11.7%), 1년 유예(16.7%), 2년 유예(21.7%)를 합한 비율도 50%로 나타났다.

제3자 인증 의무화 시점에 대해서는 2028년(FY27) 즉시 적용이 29.2%로 가장 많았고, 2029년(FY28) 15.8%, 2030년(FY29) 14.2%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다수는 늦어도 2030년까지는 제3자 인증 도입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위원회 ESG 공시 로드맵 초안에는 인증 의무화 관련 로드맵이 포함되지 않았다.

민병덕 의원은 “글로벌 자본시장은 이미 지속가능성 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ESG 공시는 자본 조달과 공급망 유지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는 3월 말 피드백과 이번 설문 결과를 반영해 보다 진전된 최종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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