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과 메모리 가격 급등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이 전사 실적을 견인하며 분기·연간 기준 모두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29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43조60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2%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333조6059억 원으로 10.9% 늘었고, 순이익은 45조2068억 원으로 31.2% 증가했다.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치이며, 영업이익은 2018년·2017년·2021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4분기 매출은 93조8374억 원, 영업이익은 20조7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2% 급증했다. 순이익은 19조6417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20조1009억 원)에 부합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DS 부문은 4분기 매출 44조 원, 영업이익 16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는 범용 D램 수요 강세와 함께 HBM 판매 확대, 서버용 DDR5와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시스템LSI는 계절적 수요 둔화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으나, 2억 화소 및 5000만 화소 빅픽셀 이미지센서 신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이 늘었다. 파운드리는 2나노 1세대 제품 양산과 미·중 고객사 수요 증가로 매출이 확대됐지만, 충당 비용 반영으로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4분기 매출 44조3000억 원, 영업이익 1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부는 신모델 효과 감소로 판매량이 줄었지만, 플래그십 제품 판매 확대와 태블릿·웨어러블의 안정적 수요로 연간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Neo QLED·OLED 등 프리미엄 TV 판매 호조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늘었고, 생활가전은 비수기와 글로벌 관세 영향으로 실적이 둔화됐다.
하만은 4분기 매출 4조6000억 원, 영업이익 3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9조5000억 원, 영업이익 2조 원으로 집계됐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IT·차량용 수요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냈고, 대형 패널은 연말 성수기 효과로 판매가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냈다. 4분기 R&D 투자액은 10조9000억 원, 연간으로는 역대 최대인 37조7000억 원에 달했다. 시설투자는 반도체 47조5000억 원, 디스플레이 2조8000억 원 등 총 52조7000억 원으로 당초 계획을 웃돌았다.
올해 1분기에도 AI와 서버 수요를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삼성전자는 전망했다. DS 부문은 HBM4를 포함한 11.7Gbps급 고성능 제품을 본격 출하해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파운드리는 고성능컴퓨팅(HPC)과 모바일 고객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SoC 신제품 공급과 고화소 이미지센서 라인업 확대로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 DX 부문에서는 갤럭시 S26 출시를 통해 플래그십 판매를 확대하고, 에이전틱 AI 기반의 스마트폰 경험을 강화해 AI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VD는 마이크로 RGB TV 등 신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하고, 생활가전은 AI 기능이 강화된 고부가 제품과 에어컨 성수기 수요 회복으로 실적 개선을 꾀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 경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DS 부문은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갖춘 세계 유일의 ‘원스톱 반도체 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 선점에 나선다. DX 부문은 공급망 다변화와 운영 최적화를 통해 리스크에 대응하며 AI 전환기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