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5일(금)

“전 세계 아동 8명 중 1명, 극단적 기후로 피해 입어”

COP29 맞춰 세이브더칠드런 발표
기후 대응에 아동 권리 반영하라고 촉구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아동 8명 중 1명이 올해 발생한 극단적 기상 현상으로 이주, 교육 중단, 국제 원조 의존 등 상당한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올해 9월 동남아시아를 휩쓴 열대성 폭풍 짜미로 필리핀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세이브더칠드런

11월 22일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맞춰 세이브더칠드런은 해당 자료를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기후위기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각국 리더의 행동을 촉구했다.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전 세계 아동 인구 24억 명 중 12.5%인 3억 명이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노출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의 발생 건수가 5배로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빈도와 심각성 모두 커지며 아동의 피해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는 기후 재해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올해 남아시아 전역에서 전례 없는 폭염이 발생해 아동 2억6500만 명이 학교에 갈 수 없었다. 지난 9월 동남아시아를 휩쓴 슈퍼 태풍 야기로 아동 약 15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말 필리핀을 강타한 열대성 폭풍 짜미로 아동 1950만 명의 교육이 중단되기도 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홍수, 사이클론, 가뭄으로 인한 아동의 피해가 컸다.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약 1220만 명의 아동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전역에서 홍수가 발생해 아동 1000만 명의 교육이 멈췄다. 유엔은 작년과 올해 엘니뇨 현상이 기후 변화와 겹치며 인구의 70% 이상이 농업에 의존하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가뭄과 농작물 파괴 피해가 가중됐다고 보고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논의의 초점을 아동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후 재난의 피해를 본 아동의 대다수가 중·저소득 국가에 거주하는 만큼 빈곤과 불평등 및 차별에 노출된 아동의 목소리와 경험을 우선순위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지난 9월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홍수로 이재민 대피소에 머무는 키아리암(12세, 가명)은 “홍수로 인해 집 안의 모든 것이 망가졌고 학교 절반이 완전히 붕괴해서 학교에 갈 수 없다”며 “지역사회와 학교를 재건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므로 COP29의 세계 지도자들이 지역사회 지원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잉거 애싱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는 “기후위기는 미래 세대가 당면한 문제일 뿐 아니라, 올해 전 세계 아동 8명 중 1명에게 큰 어려움을 끼친 현재의 위기다”며 “수많은 기후 이재민이 피난을 떠나거나 인도주의적 지원에 의존하며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고 특히 중·저소득 국가 아동이 가장 큰 타격을 입어 심각한 불평등과 격차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COP29에서 합의될 기후 금융에 관한 새로운 기후 재원 목표(NCQG)와 국가 및 글로벌 기후위기 적응 계획 수립에 아동의 권리와 목소리, 고유한 취약성이 반영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아동이 COP29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하는 중이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열대성 폭풍 짜미 피해를 본 필리핀 아동과 가족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모금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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