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동물보호법으로 구속기소된 피고인은 전체의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송기헌(원주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법무부와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입건된 피의자 4211명이다. 이 가운데 구속기소된 피의자는 4명뿐이다. 전체 피의자 중 세 명에 한명 꼴인 32.5%는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고, 절반에 가까운 1965명은 기소되지 않았다.
정식재판에 넘겨진 피의자는 전체의 2.9%인 122명에 그쳤다. 그 중 실형을 받은 피고인은 5.5%에 불과한데, 절반 이상인 59.6%의 피고인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 행위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의 양형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판사의 재량에 따라 처벌 수위가 정해진다. 최근 5년간 동물보호법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판결을 보면 최대 벌금액은 1800만원, 최소 20만원으로 비교적 가벼운 선고에 그쳤다.
여론에선 동물 학대 범죄를 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길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80여명에게 영상과 사진을 공유했던 이른바 ‘동물학대 고어전문방’의 피의자는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올해 3월 고양이 30마리 이상을 학대·살해한 ‘제2의 고어전문방’이 등장했다. “제1의 고어방 처벌이 약했기 때문에 제2의 고어방이 생긴 것”이라며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5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송기헌 의원은 “동물권과 생명 존중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나 처벌은 변화를 여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사법부의 양형 기준 마련과 엄중한 처벌을 통해 동물 학대 범죄가 중대한 범죄임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