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 절반 이상이 ESG 경영 미흡으로 원청기업과 계약·수주 파기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출기업의 공급망 ESG 실사 대응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20~30일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대기업 84개, 중견기업 81개, 중소기업 135개)를 대상으로 전화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응한 기업 중 51.1%는 공급망 내 ESG 경영 부족으로 고객사로부터 계약·수주 파기될 가능성이 ‘다소 높다’고 답했다.
수출기업은 원청기업의 ESG 실사에 대한 대비도 부족한 실정이다. ‘ESG 실사 대비수준’을 묻는 질문에 ‘매우 낮음’이 41.3%, ‘다소 낮음’이 35.9%으로 응답한 반면, ‘매우 높음’은 1.2%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실사 단계별 대응 수준’ 항목에 대해 ‘대응체계 없다’고 답한 기업이 58.1%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사전준비 단계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 역시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협력업체 공급망 실사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공급망 ESG 실사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내부 전문인력 부족’(48.1%)을 꼽았다. 이밖에 ‘진단 및 컨설팅 교육 비용부담’(22.3%), ‘공급망 ESG 실사 정보 부족’(12.3%)이 뒤를 이었다.
유럽연합(EU)의 ‘기업 공급망 실사법’은 EU회원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이 자회사,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인권·환경 문제를 책임지도록 실사 의무를 부여하는 법이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올해 초 EU의 공급망 실사 기준 초안이 발표되고 내년 1월부터 독일 공급망 실사법이 시행되면서 수출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했다. 이어 “공급망 관리를 잘하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되는 만큼 대한상의도 수출기업을 위해 ESG 실사, 컨설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속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100g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