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다음세대재단과 사랑의열매가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성과공유회 ‘2022 비영리스타트업 스테이지-α’를 개최했다.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 새로운 솔루션을 고안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음세대재단과 사랑의열매가 2019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3기 인큐베이팅을 진행했다. 선발된 팀에는 각각 지원금 3000만원과 일대일 멘토링, 역량강화교육, 기존 참가팀과의 네트워킹, 법률 자문 등을 제공한다.
이날 행사는 다음세대재단이 운영하는 비영리스타트업 전용 사무공간인 동락가에서 열렸다. 지난해 3기 인큐베이팅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7개 팀 외에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아모레퍼시픽재단, 사단법인 온율, 카카오 등 다양한 기업과 재단, 공익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한쪽에서는 각 팀의 활동을 소개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드림스폰 ▲슈가스퀘어 ▲프로젝트플래닛 ▲자원(ZAONE) ▲다시입다연구소 ▲인터랩(Interlab) ▲온다스쿨 대표는 차례로 8개월간의 주요 성과와 앞으로 계획을 발표했다.
‘드림스폰’은 장학금 플랫폼이다. 청소년·학생에게 여러 가지 장학금 정보를 제공한다. 드림스폰에서는 기부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나 장학금 기금 마련에도 나설 수 있다. 대학생 20명이 1만원씩 모은 20만원으로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나서는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주는 식이다. 기업이나 유명인사가 아닌 일반 시민도 장학금 생태계를 만드는 데 동참할 수 있다. 장학금 모금과 전달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한다. 안성규 드림스폰 대표는 “장학금을 기부하는 사람들은 다들 ‘좋은 일 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참여한다”며 “전 국민이 누구나 기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1인 1장학금 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슈가스퀘어’는 소아암 환아와 가족 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큐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소아암 환아와 가족을 다양한 지원 기관과 프로그램에 연결해준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정서적 지원에도 집중한다. 이건명 슈가스퀘어 대표는 “일반적으로 투병 과정에서 환자와 그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크게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사실은 정서적 어려움을 압도적으로 많이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땅한 지원이 없어 개인적으로 감당하거나, 결국 해결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슈가스퀘어는 국악 공연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정서적인 위로를 제공한다. 소아암을 둘러싼 잘못된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온라인 콘텐츠도 제작해 배포한다.
‘프로젝트플래닛’은 시대 변화에 발맞춘 프로젝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교육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유엔이 제시한 17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관련된 주제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힘, 실행하는 힘, 소통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한다. 예를 들면 영화 ‘마션’의 주인공이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며 삶을 이어가는 장면을 보고 나서 토론 등을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탐색해본다. 해결 방식을 직접 실행에도 옮겨본다. 앞으로는 다양한 국가의 아동과 청소년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교육도 기획할 예정이다. 박지원 프로젝트플래닛 대표는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많은 아이에게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은 생산단계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소비자로부터 회수한 폐기물을 놀이 소재로 전환해 새로운 놀이 문화를 형성한다. 플라스틱 케이스, 운동화 밑창 등 형태와 구조를 마음껏 변형할 수 있는 폐기물을 이용해 어린이가 직접 놀이 방식과 놀잇감을 설계하면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다시입다연구소’는 지속가능한 의생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 개최와 콘텐츠 제작을 한다. 대표적으로 옷장 속에서 잠자는 옷을 교환하는 ‘21% 파티’가 있다. 21%파티라는 이름은 연구소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입지 않고 방치된 의류의 평균 비율이 21%라는데서 따왔다. 올해는 전국 10여 개 지역에서 개최됐으며, 지금까지 658명이 참석해 2580개 아이템을 교환했다.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캠페인을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환경 실천 이벤트에 열광하는 2030 청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내년에는 전국 100곳에서 21% 파티를 열 수 있을 정도로 큰 ‘옷 바꿔입기 열풍’을 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랩’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팀이다. 시민사회 활동가나 독립언론 등이 감염과 해킹의 위협에서 벗어나 더 안전하고 자유롭게 디지털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해 공유한다. 또 ‘디지털 위협 피해 긴급지원 헬프라인’을 365일 운영해 문제 상황에 직면한 사람이 24시간 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사용자가 자가 진단 후 직접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안전 가이드북’을 무료 배포하고, 보안 교육도 한다. 인터랩의 목표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시민사회의 디지털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온다스쿨’은 ‘감정 기반 자아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소년이 성장 과정에서 정서적 지지를 받아야 주도성을 함양할 수 있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대표적으로는 청소년을 2030청년 멘토와 연결해 정서적 지지를 받고, 자신과 타인의 감정·욕구를 이해하면서 자아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수경 온다스쿨 대표는 “자기다운 모습으로 살면 결국 자신에게 맞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청소년 진로 개발 프로젝트 확대하고 싶다”고 했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3기 인큐베이팅 사업까지 진행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사회문제가 있고 발생 양상도 다르다”면서 “영리 영역에서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비영리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비영리스타트업 성장 생태계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도록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