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등학생은 기성세대가 고등학생이던 시절보다 더 빠듯한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2일 어린이날 100주년을 앞두고 아동·청소년의 일상 속 시간 균형을 분석한 ‘2022 아동행복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 초2~고2 2210명과 만 19세 이상 성인(20대~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해석한 결과다. 현 고등학생의 일상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성인들에게 고1 시절을 회고해 답하도록 했다.
보고서는 세대를 ▲1차 베이비부머(1955~1964년생) ▲2차 베이비부머(1965~1974년생) ▲X세대(1975~1984년생) ▲Y세대(1985~1996년생) ▲Z세대(1997~2010년 초반생)로 구분했다. 생활시간은 주요 4개 영역(수면·학교·공부·미디어)으로 나누고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제시하는 권장 시간 충족 비율을 조사했다.
현재 고등학생을 비롯한 Y·Z세대는 소위 ‘기성세대’로 불리는 베이비부머·X세대에 비해 일상 균형 보장수준 ‘하(下)’에 해당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수면, 학교, 공부, 미디어 활용 시간이 권장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상을 보낸 것이다. 1차 베이비부머, 2차 베이비부머, X세대는 각각 69.4%, 81.4%, 72.5%가 시간 균형 ‘하’에 속했다. Y세대와 Z세대, 현재 고등학생은 각각 88.6%, 91%, 91%로 평균(90.2%)이 앞 세대 평균(74.4%)에 비해 15.8% 높았다. 보고서는 “현재 39세 이상인 중장년 어른의 고등학생 시절보다 10대~30대의 고등학생 시절 일상 균형이 더 나빠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하루 수면 시간은 현재 고등학생이 평균 6시간으로, 1차 베이비부머의 고등학생 시절과 비교하면 30분 짧았다. 반면 공부 시간은 3시간 30분으로 34분 더 길었다. 가장 차이가 두드러지는 영역은 운동 시간이었다. 현 고등학생이 운동에 쏟는 시간은 하루 평균 15분에 불과했다. 앞 세대인 1차 베이비부머(55분), 2차베이비부머(42분), X세대(38분), Y세대(44분), Z세대(32분)에 비해 두드러지게 짧다.
현재 성인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은 여가가 부족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자기·먹기·씻기·일하기(공부) 같은 개인 필수 시간의 경우 성인(17시간 15분)보다 아동(18시간 40분)이 더 길었다. 반면 자유시간은 아동이 5시간 19분으로, 성인(6시간 44분)보다 짧았다.
코로나19로 무너졌던 아동 일상 균형은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균형잡힌 일상을 보내는 아동 비율은 2017년 15.2%에서 2020년 12.8%로 줄었다가, 2021년 다시 15.5%로 다시 증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아이들 일상이 불균형해졌지만 일상 회복을 위한 노력 결과 점차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84.5%에 해당하는 아동의 일상은 불균형한 상태로, 아동 발달에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